이대형의 우리 술 바로보기(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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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술 그것이 궁금하다(104)

1970년대 막걸리의 소비 감소는 왜 이뤄 났을까?(2)

[1970-80년대 막걸리 소비 퇴조에 관한 민속학적 연구, 허정구, 2011] 석사논문의 내용에 공감해서 이글을 적고 많은 내용을 참고했음을 밝혀 드립니다.

앞에서 이야기했던 막걸리 소비 감소원인 2가지에 대해서 계속이야기 해보려 한다. 세 번째 원인 중에 하나는 막걸리 정책에 있어서의 관리와 통제이다. 소비감소에 있어 막걸리 원료의 통제 이외에도 양조장 통폐합 및 탁주 공급 구역 제한 같은 것들이 막걸리의 자율 경쟁을 가로막았다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양조장의 통폐합은 1962년 1월 31일 재무부에서 판매 경쟁으로 부정주류가 유통될 것을 우려하여 ‘동일 지역구내의 주류제조자 전원이 자율적으로 결속하여 주류를 합동 제조코자 할 경우의 면허사무 취급 요령’을 지시하였으며 그 첫 번째 시도가 51개 양조장을 서울탁주합동으로 통합한 것이다. 이후 제시한 기준에 따라 통폐합을 유도하였으며 이로 인해 1961년 2,680개였던 막걸리 양조장 수가 1988년에는 1,379개로 감소하였다. 다음으로 탁주 공급 구역 제한은 1962년 12월 법률 제826호가 제정되면서 시행되었으며 양조장 주소지 시·읍·면 안에서만 탁주를 팔수 있게 하였으며 2,000년 말까지 유지되었다. 탁주의 공급 구역 제한은 탁주의 유통기한이 짧은 단점이 있기에 변질의 우려를 막기 위해 시행되었다.

탁주의 통폐합 및 공급 구역 제한 두 가지 제도 모두 과당 경쟁으로 인한 출혈경쟁이 사라지고 회사 규모가 커짐으로서 품질이 좋아지는 효과를 거두기는 했으나 이후 시간이 경과할수록 지역 독과점으로 인한 경쟁 구도가 사라지면서 제품향상을 위한 노력과 신규투자가 차츰 위축되는 상황을 초래했으며 특히, 소비자의 소비 선택권이 없어지면서 소비자 기호도와 상관없는 술들이 생산되기 시작하면서 결국 막걸리의 판매 감소로 이어지게 되었다.

마지막 네 번째로 불량막걸리와 불법으로 밀조된 막걸리로 인한 이미지 추락이다. 우선 불량 막걸리로 막걸리의 특징상 마지막 단계에서 물을 넣으면서 알코올 도수를 맞추는데 이때 정량보다 많은 물을 넣음으로써 술의 양을 늘리는 것이고 이것이 ‘물탄 막걸리’로 문제가 되었다. 다음으로 불량 첨가물이 들어간 막걸리들이 만들어 지면서 막걸리는 큰 타격을 입었다. 대표적인 것이 일명 ‘카바이트 막걸리’이다. 우리가 알기로는 막걸리에 카바이트를 직접 넣었다고 이야기를 많이 하나 오히려 발효시간을 단축하기위해 카바이트를 넣은 통을 술항아리에 넣어 카바이트 기화와 함께 술덧의 온도가 올라가 막걸리를 빨리 숙성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만들어진 막걸리 밑에 뿌옇게 횟가루처럼 가라앉은 것이 무조건 카바이트 가루라고 의심해서 미세한 지게미와 혼돈하면서 전체 막걸리들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또, 미생물 살균을 위한 피크린산 막걸리, 신맛의 중화를 위한 양잿물(가성소다)막걸리, 물을 타서 싱거워진 상태를 감추기 위해 고삼을 넣어 만든 고삼 막걸리 등 다양한 불량 막걸리들이 막걸리의 이미지를 실추하게 했으며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막걸리를 믿지 못하는 상황으로 만들었다. 이밖에도 막걸리는 재료 조달이 쉽고 제조가 용이해서 불법으로 제조되는 밀주가 많았다. 이러한 밀주는 품질을 책임지지 않기에 물을 넣은 막걸리나 변질된 막걸리가 유통되었으며 이로 인한 막걸리의 이미지는 지속적으로 추락하였다.

이밖에도 1970년대의 막걸리 소비 감소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들이 있을 수 있다. 입국을 사용한 제조방식의 전통성 문제, 소비자의 기호도 변화와 다양한 술의 유통 등 그 의견은 다양하나 여기에서는 큰 몇 가지만 이야기 해보았다.

2회에 걸쳐 지나간 막걸리 역사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 한 것은 과거의 영광된 시절을 회상하기 위함이 아니다. 소비 감소의 문제가 왜 발생했는지를 살펴보고 지금의 막걸리 소비감소와 비교해서 해결책을 찾아 봤으면 하는 이유이다.

첫 번째, 두 번째 소비 감소 원인 모두 정책에 의한 막걸리 원료 사용 문제이다. 최근에도 막걸리는 이러한 원료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금 막걸리의 대부분 원료는 수입쌀이다. 이것은 수입쌀 소비처가 없기에 가공용으로 싸게 판매를 하면서 수입쌀을 막걸리에 사용하게 하면서 일반적으로 전통주라고 이야기하는 막걸리의 정체성을 흔드는 단초를 제공하였다. 막걸리의 붐이 불기 시작하던 2009년 무렵 막걸리의 원료에 있어서 수입쌀 대신 국산 쌀을 많이 사용하는 시기가 있었다. 이때는 남아도는 정부미의 소비 확대를 위해 수입쌀 보다 정부미(나라미)의 공급 가격을 싸게 해서 쌀 소비를 정부미로 유도하게 했다. 하지만 오래된 정부미를 사용하면서 품질에 있어 하락되는 부분을 가져왔으며 이러한 공급역시 지속적이지 못해서 최근 정부미의 가격이 높아지면서 다시 수입쌀로 만들어지는 막걸리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처럼 지금도 남아도는 쌀 소비를 위한 정책으로 막걸리를 사용하다 보니 여러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농산물 소비 및 우리 술 발전을 위해 수입쌀 보다는 국산 쌀을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었으면 한다.

다음으로 막걸리의 정책적인 부분이다. 아직 우리 술에 대해서는 제도적인 제약이 많이 있다. 물론 과거에 비해 많은 관리와 통제는 사라졌지만 그래도 아직 제조자들이 느끼는 통제는 있는 듯하다. 규제 완화를 통한 여러 산업의 활성화를 이야기 하는데 우리 술도 이러한 규제 완화를 통해 조금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지막으로 이야기했던 불량막걸리의 경우 최근 위생 관련되어서는 식약청이 담당을 하면서 위생 부분은 일정부분 상향화 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도 소규모 양조장에서는 불량 막걸리를 만들고 그것을 제조, 유통하다 단속에 걸리는 모습을 간혹 볼 수 있다. 이러한 것이 단순이 개인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막걸리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서 다 같이 주의를 했으면 한다.

1970년대의 막걸리 소비 감소 이유를 살펴보고 지금 우리 막걸리 소비 감소 이유와 비교를 해보았다. 지금 다양한 주류가 나와 있는 상황에서 다시금 막걸리가 예전의 영광을 찾기는 힘들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 우리가 원하는 것은 국산 농산물 소비 확대를 위해 우리 술 막걸리가 조금 더 많은 사람이 마시고 소비자들이 찾을 수 있는 대중 술로 자리 잡았으면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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