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기 경제학박사 (아우르연구소 대표)
주류규제 관련정책 20년 약사(1997-2016) (中-2)
◈<2006년>
▴보건복지부가 파랑새플랜을 발표하고 활동을 시작하다. 일반국민의 교육과 홍보, 고위험군의 조기발견과 치료연계, 알코올사용장애자의 전문치료와 재활, 음주예방 안전사회조성과 알코올정책 추진인프라 구축 등이 거론되다.
▴국민건강증진법 개정, 제8조에 과다한 음주가 국민건강에 해롭다는 것을 교육 홍보하도록 하여 정부 혹은 민간차원의 다양한 교육프로그램과 절주캠페인을 전개하기로 하다. 정부는 TV,라디오 등을 이용해 건전음주 캠페인을 실시하고, 대학 내에서 발생하는 음주사건, 사고를 예방하고자 60개교의 건전음주동아리 지원하다. 보건복지부는 건전음주 대국민홍보, 대상자별 건전음주교육, 주류광고 모니터링, 절주동아리 지원, 건전음주 캠페인 등 매년 예상편성, 주로 보건소가 담당, 민간자문가단체들이 협력기관으로 참가하기로 하다.
▴환경부 수질개선부담금의 부과기준 형평성 제고, 7월에 1톤당 55원에서 683원으로 인상, 12월에는 768원으로 인상하다.
▴주세법일부개정법률안 전통주 세율인하 50%를 제안하다.(2007년에 의결)
2006년에는 주류 보건정책이 약진을 한 해이다. 세계보건기구의 알코올정책 국제비교 자료에 우리나라에 알코올정책이 있다고 기록되기 시작한 것은 2006년부터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으로는 상반된 평가가 있다. 외관상 보건정책이 두드러져 보이지만 그때 이후로 알코올보건 교육과 실질적 정책기능의 실질적 노력과 그 성과가 줄어들기 시작하는 해라는 의견이다. 아이러니한 일이다.
우리나라의 법과 정책은 형식에 치우치는 경향이 많다. 알코올 보건정책도 마찬가지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시작은 항상 의미가 있다. 현실이 뒷받침 되지않더라도 인식이 나타났다는 것이니까.
주류 환경정책도 항상 부담금을 올리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실질적 수질개선에 도움이 되었다는 평가는 별로 없다. 술에 대한 환경정책은 아직 제대로 꽃피우기엔 시기상조로 보인다.
일부 전통주 관련 진흥정책이 지속 추진되어 주류관련 규제가 전통주를 중심으로 더욱 완화단계로 접어들고 있음을 시사한다.
어찌되었든 술의 정책에 관한한 세상이 바뀌기 시작하고 있다. 주류정책은 보건과 환경정책으로 전환하는 분위기가 구체화되는 시점이 2006년이 아닌가 한다.
◈<2007년>
▴한국주류연구원이 설립되다. (이 기관은 2010년에 폐업한다.)
▴제 1차 파랑새 플랜의 사회협약에 대한보건협회,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대한주류공업협회, 한국사회복지사협회, 한국소비자연맹, 한국알코올상담센터협의회, 한국AA연합회, 한국음식점중앙회, 한국정신보건전문요원협회, 범국민절주운동본부 등이 참여하다
▴국산맥주에 음용권장기한 대신 유통기한을 표시하도록 개선방안을 제시하다
▴해양심층수의 개발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발의되다. 허위표시를 막기로 한 것이다.
2007년에 우리나라 최초의 주류산업 정책 연구기관이 설립되었다. 설립과정에 많은 진통이 있었던 기관으로 3년 후 폐지되는 불운을 맞는다. 주류산업계에서 자발적인 의지로 설립된 것이 아니라 규제당국의 정책의지로 설립되었기 때문에 그 같은 결과를 낳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짧은 기간이지만 한국주류연구원은 존립하는 기간 중 제조, 도매, 시장조사, 법, 제도, 환경 등에 이르는 수많은 정책보고서를 생산하고,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경험을 가졌다는 성과를 가졌다.
주류정책을 다루는 행정, 경제, 경영, 법학 분야 석·박사들로 구성된 연구기관이 운영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 그렇지만 산업계의 연구의지가 없다는 비판이 동시에 가능하다. 이 이후 주류산업과 정책연구분야는 조직적 연구노력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또한 국가적인 알코올정책의 위상을 갖추기 위한 노력도 그 해에 있었다. 보건복지부는 주류건강과 관련된 다양한 기관을 망라한 파랑새플랜을 시작한다. 그 또한 시작에 그쳤다고 하더라도 그 나름대로 술 문제와 관련된 위험축소 노력을 정부차원에서 도모했다는 의의를 가진다.
우리나라의 주류관련 연구와 정책적 노력은 아직 대부분 유명무실한 수준에서 추진되게 되어 세간의 관심사이긴 하지만 체계적인 변화를 사회가 요구하지 않는 대상임을 알 수 있다. 정책은 사회적 필요의 산물이니까.
◈<2008년>
▴수입주류에 대응하고 국산농산물 촉진 및 농업, 임업 인들의 소득증대를 위해 전통주에 대한 세율이 50%로 인하되다.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다.
▴주세인상 대응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다. 서민주 국민주에 걸맞는 주세율 체계정립 필요하다는 결과를 발표하다.
▵청주에 대한 용도구분 표시제도 폐지하여, 물류비용을 절감하다.▵소규모 맥주 외부 반출을 허가하고, 맥주제조 첨가물료를 확대하다.▵주류판매범위에 대해 용도별 구분에서 면허자 별로 구분하다.
전통주 세율인하 정책이 시행되어 본격적으로 전통주 진흥이 시작되었다. 사실 가장 효과적인 정책은 가격정책이자 조세정책이다. 그 이외에 대통령의 아젠다로 탁주 진흥대책이 추진되는 등 다양한 붐이 정책적으로 조성되어 탁주수요가 급팽창하는 성과가 있었다. 그 효과가 오래가지 않아 거품이었다는 사실이 입증되었지만 전통주의 진흥 분위기는 놀랄 만 했다.
저성장 기조로 경제가 운영되자 정부 재원마련을 위해 주세인상이 거론되었다. 주류와 담배 등 중독물질에 대한 특별소비세 인상은 실제로 그 문제를 줄이는데 사용되지 않아 소비자의 저항을 낳는다.
우리나라의 중독정책은 실질적으로 기금사용이 잘 되지 않고, 다른 용처에 사용되는 경향이 있어 유념해야 할 부분이 있다. 술과 관련된 보건문제는 술 문제를 줄이려는 정부의 노력보다는 건강에 관심을 가지는 국민들의 소비축소 의지로 변하는 것이 아닐까.
또한 자원재활용관련법이 통과되어 본격적으로 주류공병의 재사용문제가 관심을 끌기 시작한 해였다. 주류공병이 원유수입과 이산화탄소 감축과도 관계있는 일이란 것이 알려진 것도 이때 이후다.
◈<2009년>
▴국회 정미경의원 청소년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중교통수단, 대중교통시설, 보육시설, 학교 주변, 일정시간의 방송에서 주류광고를 금지하는 법안발의하다.
식약청이 소비자의 식품선택권 보장위해 식품 등의 표시기준을 개정하고, 종전의 맥주표시기준을 제조일자 표시의무제로 변경하여 맥주 탁주 약주의 유통기한과 품질유지기한 중 선택표시 하도록 하다.
▴공병취급수수료를 13원에서 16원으로 인상하다.
주세법 일부개정법률안으로 알코올분 1도 이상인 건강기능식품 등이 주류에 해당하는지 결정하기 위해 ‘주류판정심의위원회’ 설치하다.
▵주류 판매업을 영위하는 개인사업자가 법인사업자로 원활히 전환할 수 있도록 법적기반을 마련하다.▵주류불법유통방지 및 주세보전을 위한 처분을 강화하기 위해 세금계산서 교부의무위반의 경우 제조정지, 판매정지 처분할 수 있도록 하다.▵민속주 농민주 통신판매 수량을 20병에서 50병으로 확대하다.▵증류식 소주의 할인매장용 구분표시 제외하여 용도구분 표시 제도를 완화하다.▵살균탁주 제조면허시 불완전살균으로 3회 처벌시 면허취소 하는 지정조건을 폐지하다.▵전통주 활성화를 위해 탁약주 전통주 직매장 시설기준 적용 배제하다. 개정 전에는 직매장 시설기준이 대지 500제곱미터이상, 창고 300제곱미터 이상이었다.
▵맥주원료를 다양화하기 위해 원료로 사용하는 곡물에 ‘밀 및 대통령이 정하는 것’을 추가하다.▵주세보전과 소비자보호를 위한 주류의 표시사항 법률 근거 마련위해 주류용기 등의 표시사항에 대한 법률 근거를 신설하다.▵종합주류도매면허 T/O산정 기준이 되는 시 군을 행정구역상 시군으로 명문화하여 산정기준준을 명확하게 하다.▵업체 간 과당 경쟁을 막기 위해 주류경품제공 금지를 명문화하다.
2009년에는 전과 달리 다양한 주류정책이 다각적으로 추진되었다. 제조, 유통, 보건, 환경, 전통주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책이 추진되어 정책의 외연이 확장된 해라고 볼 수 있겠다.
제조나 유통분야는 규제의 완화를 통한 산업의 진흥이 주된 방향이었다. 보건 분야는 주질 개선과 소비억제를 겨냥한 정책들이 주로 추진되었고, 소비자 보호를 위한 노력이 국회나 규제기관 차원에서 진행되었다. 한쪽에서는 주류산업을 진흥하고자 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주류소비를 줄이고자 하는 노력이 있어 국가정책 간의 상충이 있었다고도 볼 수 있다. 국가 전체로서 주류정책을 일원화 하고, 공감대를 구축하는 정책일관성이 필요한 시점에 이르렀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종합주류면허 정책의 경우는 판매지역이 자유화되어 있는 상황에서 면허발급지역이 행정구역 기준으로 짜여 있어 문제로 지적되었다. 판매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이를 통제하는 메커니즘이 불명확하여 유통의 안정화를 위한 정책적 고려가 요망되었다. 물론 요망사항일 뿐 실제 정책의 변화는 없었다.
더욱이 주류시장의 제조와 유통분야에서 업체들의 경쟁이 모두 심화되고 있어 시장의 공정거래 문제가 점차 불거졌다.
◈<2010년>
주류육성 및 진흥에 관한 업무는 농식품부, 주류안전관리업무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주세법에서 정한 세원 및 면허관리, 분석업무는 국세청이 담당하도록 다원화하다. 국세청의 세원관리 과정에서 유해물질 적발 시 식약처에 통보하기로 하다. 주류용기 위생검사기관에서 검사의무 규정을 삭제하다. 재사용시 세척 및 이물질 혼입방지 등 관련 규정도 삭제하다.
주류면허 승인권한을 지방 국세청으로 이양하고 면허절차를 간소화하다.
용도표시 중 할인매장용을 대형매장용으로 변경하다.
카지노사업자, 외국을 왕래하는 항공사업자와 선박사업자가 의제주류판매면허를 취득할 수 있도록 면허 범위를 확대하다.
▴담금, 저장 제성용기의 총용량을 축소하여 소규모 신규사업자의 시장진입이 가능하도록 하다. 국실이나 증류실의 시설을 면허시설 기준에서 제외하다.
외부반출 소규모맥주 주질 분석에 관한 규정을 삭제하여 위생 목적에서 세원관리로 전환하다
▴주류공병 병당 3원 공병취급수수료 인상 법안을 시행하다.공정거래위원회가 경쟁정책보고서를 발간하다.
▴전자태그(RFID)를 활용한 주류유통정보시스템을 구축하다. 국내 브랜드 위스키제품에 부착 및 유통을 의무화하다. 개별제품정보 및 유통경로를 국세청 서버에 전송한 제품만 거래하도록 하다. 유흥주점 등 소매 업소에서는 소비자에게 진품유통확인 서비스를 제공하다.
맥주 및 과실주의 다양화를 위해 첨가물료로 과채류 사용을 허가하다.
탁약주 시설기준을 완화하다. 소규모 탁약주 시설에서 다양한 탁약주가 제조될 수 있도록 발효조 6킬로리터 이상에서 3킬로리터로, 제성조는 7.2킬로리터 이상에서 2킬로리터 이상으로 낮추다.
▵살균하지 않은 탁주 및 약주에 대하여 알코올분 표시도수의 1도까지 증가를 허용하다.▵특정주류판매업의 주류하치장을 2개에서 4개로 확대하여 전통주 판로를 지원하다.▵종합주류도매업의 면허요건을 자본금 5천만 원 이상, 창고면적 66제곱미터 이상으로 완화하다.(인구 50만 명이 상시)
▵민속주와 농민주 등의 운반시 검인스티커 첨부대상 차량에서 제외하여 운송수단을 자율화하다.▵전통주제조자, 농수산물 유통공사, 우체국의 인터넷 쇼핑몰을 통한 전통주 판매 허용하여 판매수단을 확대하다.
▵주류불법유통차량의 단속효율성을 높이고자 주류운반용차량 검인스티커 규정을 신설하다.
▵주류매출 전자세금계산서 품목별 내역제출을 의무화하여 거래성실도 분석에 활용하다.▵보건복지부, 알코올사업지원단의 보고서를 발간하다.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 5조 11 전문을 개정하다. 음주 또는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운전하여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한 사람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사망에 이르게 한 사람은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고 명시하다.
▴국민건강증진법 제 7조에 국민건강의식을 잘못 이끄는 광고를 금지한다는 취지로 주류광고의 내용을 제한하다.
국가알코올사업의 활성화를 위한 입법공청회를 개최하고, 국민건강증진법 개정 법률안을 발의하다.
2010년은 주류정책의 큰 분지점이 형성된 해였다. 정부 재건이후 국세청이 담당해 오던 주류행정이 식약처, 농식품부로 다원화된 해였기 때문이다. 이는 주류산업이 주세보전 위주로 관리되어 오던 규제산업에서 진흥대상의 산업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제 행정기관이 전문성 위주로 분할되게 되어 주류산업은 세수확보, 국민건강 및 청소년 보호, 원료공급, 산업의 발전과 경쟁력 제고, 수요자의 선택, 환경 등 다양한 관점에서 관리되게 된 것이다.
유통도 종합주류도매업 면허기준 및 면허수 제한완화 등이 추진되어 소규모업체들의 신규진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주류유통업의 거의 대부분이 중소기업으로 구성되게 되는 효과를 낳았다고도 볼 수 있다.
보건정책도 음주행위를 지나치게 미화하는 표현, 음주가 체력 또는 운동능력을 향상시킨다거나 질병의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표현, 음주가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표현, 운전이나 작업 중에 음주하는 행위를 묘사하는 표현, 임신부나 미성년자의 인물 또는 목소리를 묘사하는 표현 등 다양한 음주친화적 표현을 억제하도록 제안되었다. 이에 광고관련단체에서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보건복지부의 음주정책이 예산인력부족, 구체적인 실행계획 미흡 등이 지적되어 여전히 알코올문제 보건정책의 추진의지가 미흡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주세에서 정책기금을 확보하자는 노력이 국회에서 추진되었지만 활용처의 의혹, 국민부담 제고 등을 이유로 무산되었다.
이 해 국세청이 200명 정도의 주류탈세단속인원으로 67만 명에 달하는 주류업계를 조사관리 해야 하는 고충을 토로해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이 정보는 지속적으로 제시되고 있는 국세면허행정의 귀속문제에 대한 정책의사결정에서 중요한 영향력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과연 면허관리를 어느 부처에서 담당하는 것이 합리적인가에 대한 정책적 토론은 이제 시작단계이다. 그 핵심 자료 중 하나가 이 해에 제시된 것이다.
<다음호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