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술, 인문학으로 이야기해 보자

이대형 연구원의 우리술 바로보기(117)

 

우리 술, 인문학으로 이야기해 보자

 

이대형:경기도농업기술원 직물연구과최근 인문학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다. 매스컴의 영향도 있겠지만 사회에서 인문학을 개인이 가져야할 자질 또는 자기계발의 수단으로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일반인의 인문학 관심은 커져가고 있다.

학문영역에는 크게 자연과학과 인문학분야가 있다. 자연과학(自然科學)이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자연현상을 다루는 데 반하여 인문학은 인간의 가치탐구와 표현활동을 대상으로 한다. 광범위한 학문영역이 인문학에 포함되는데, 미국 국회법에 의해서 규정된 것을 따르면 언어(language)·언어학(linguistics)·문학·역사·법률·철학·고고학·예술사·비평·예술의 이론과 실천, 그리고 인간을 내용으로 하는 학문이 이에 포함된다.(네이버 지식백과 참조)

 

지금까지 우리 술 분야에 있어서는 자연과학적인 부분 즉, 술 제조에 관련된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 술 제조 고문헌을 보면서 그 술 제조방법(레시피)을 분석하고 술을 어떻게 만들었는지를 재현 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현재의 술 연구 분야도 자연과학적인 부분에 집중되어서 술 제조방법, 미생물 동정, 분석 등의 연구를 진행하거나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모든 것이 그렇지만 발전에 있어서는 치우침이 없는 균형 발전이 중요하다. 우리 술 분야에 있어 자연과학에 비해 인문학적인 부분의 연구는 많이 부족하다. 최근 우리 술의 작은 부분에서 인문학적인 접근이 있거나 인문학을 바탕으로 한 연구들이 진행은 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고대 및 근현대의 우리 술 역사, 문화 등의 인문학적인 접근은 거의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예를 들어 술 관련 고문헌을 보면 지금까지 고문헌 해석에 있어서 부피 단위 중에 ‘말(斗)’의 경우 지금 대부분 책에서는 약 18L로 표기되고 있다. 하지만 조선시대에는 시대에 따라 ‘말’의 양이 달리 정의 되었다. 세종 28년(1446년)에는 6.1L, 광무6년(1902년) 6L, 광무 9년(1905년) 18L로 시대에 따라 부피의 기준이 달랐다. 이것은 보편적으로 알려진 것이고 세부적으로 가면 지역에 따라서 그리고 시대에 따라서 부피는 단위는 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러다보니 같은 술 제조법이라도 고문헌을 집필한 사람의 시대 또는 지역에 따라 부피의 표현이 다를 수 있다. 이러한 고문헌을 이용한 제조방법에 있어서는 단순히 부피에 대한 자연과학적인 접근 외에 글이 쓰인 시대적인 상황 및 지역적인 상황까지 연구를 한 후의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고문헌 제조방법에 있어서는 자연과학을 통한 연구와 인문학적인 연구도 같이 병행되어야지만 더 완벽한 제조방법을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최근 소셜네트워크(SNS) 상에서 일제강점기에 있던 우리 술의 단절이 주세법에 의한 것이진 아니면 근현대사회로 넘어가는 조세변화의 하나로 자연스러운 시대 흐름이었는지에 대한 토론이 있었다. 이러한 토론도 근현대 우리 술의 인문학(역사) 부분에 대한 연구 자료나 결과가 없다보니 깊은 토론까지는 이어지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우리 술의 역사를 보면 근현대에 많은 변화가 있었고 일제강점기를 지나면서 우리 술의 단절을 이야기 하고 있다. 우리 술이 어떠한 이유로 시대적인 변화를 겪으면서 술의 제조방법의 변화가 있었는지 우리 술은 왜 변화를 해야만 했는지 등 제조방법과 함께 사회학적 연구도 같이 진행 되어야 할 부분이다. 이와 함께 과거 우리 술의 사회학적 연구도 진행되어 궁중, 양반, 서민들이 마셔온 술은 무엇이고 그러한 술을 마시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도 함께 연구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인문학적인 내용들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우리 술은 그자체로 독자적인 가치와 의미를 얻게 될 것이고 자연스럽게 우리 술의 콘텐츠도 증가 될 것이다.

 

우리 술은 역사적인 콘텐츠나 스토리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하지만 인문학 부분에 대한 관심이나 연구가 많아진다면 우리 술 자체의 이야기는 풍부해 지고 지금까지 혼란스럽던 우리 술 제조방법이나 근현대의 역사가 더 명확해 질 수 있을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우리 술의 인문학 부분도 자연과학처럼 많은 사람들의 연구와 관심이 커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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