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술 업체들 모여 ‘우리 술 캠페인’을 벌여보자

이대형의 우리 술 바로보기

 

우리 술 업체들 모여 ‘우리 술 캠페인’을 벌여보자

 

 

추석 전 몇 개의 신문 기사가 눈길을 끌었다. 하나는 전통주의 온라인 판매처 확대를 통해 추석 기간 판매량이 증가했다는 기사와 백화점 판매 금액에서도 양주와 맥주를 제치고 와인에 이어 2위에 올라다는 기사였다. 기사만 보면 우리 술의 소비가 증가 하는 걸로 보일 수 있으나 막걸리의 경우에는 상황이 다르다. 막걸리의 경우 3년 연속 내수 소비가 조금씩 줄고 있고 수출의 경우에는 올 2분기 막걸리 수출량이 한창 잘 나가던 2011년 2분기(1만1천㎘)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한다.

 

대한민국 성인이 1년에 소비하는 술은 대략 출고금액 기준으로 10조3,000억 원(2015년 통계) 정도이다. 국내에서 생산된 술, 9조3000억 원(출고금액)과 와인 및 위스키 등 외국산 주류의 수입액, 8955억 원(7억9200만 달러)의 합계액이다. 맥주와 희석식 소주 두 시장을 합치면 7조7,500억 원(약 75.2%) 정도가 된다. 그에 반해 아직 우리 술 시장의 시장점유율은 전통주는 0.4%, 그리고 탁약주 등을 포함하면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우리 술을 만드는 대형 업체들의 판매 부진은 우리 술 소비시장을 위축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 술을 생산하는 대형 업체들은 몇 년 동안 히트 상품들을 만들지 못하고 있기에 시장 확대를 통한 소규모 양조장들의 동반 소비 확대 효과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우리 술의 장점이 다양성인 점도 있지만 시장을 선도하는 대형 기업 없이 영세한 업체들끼리의 경쟁은 시장 확장을 위해서는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한다.

 

그동안 우리 술 생산 업체들은 자사의 제품 홍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반면 우리 술의 이미지 개선이나 가치부여, 스토리텔링 등은 업체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기에 등한시 해 왔다. 우리 술의 이미지 개선이 몇몇 업체의 노력으로 바뀔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우리 술 소비 분위기에서는 새로운 제품이 나와도 소비자들의 호응을 끌어내기 어렵기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리 술 소비 확대를 위해서는 우리 술 이미지를 바꾸는 작업을 해야 한다.

 

우리 술 협회들이 주축이 되어 업체들과 공동으로 ‘우리 술 캠페인’을 벌였으면 한다. ‘우리 술 캠페인’은 단순한 술 소비를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술이 가진 이미지를 고급스럽고, 젊은 층이 좋아하고, 다 같이 즐길 수 있는 술로 이미지에 변화를 주고 지금의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작업이다. 캠페인이라는 것이 신문지면이나 대중 매체를 일정기간 동원하는 활동이기에 협회와 업체들이 공동으로 장기적인 계획을 기획하고 많은 업체들이 참여해서 진해되어야 하는 사업일 것이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지사케 홍보를 협회나 정부차원에서 지속해 나가고 있다. 협회차원에서는 미스사케, 사케사무라이 등 젊은 층에게 다가갈 수 있는 이슈를 중심으로 한다면 정부에서는 외교관 사케교육, 양조장 투어, 건배조례 등 다양한 소비 진흥책 및 사케 이슈를 만들어 내고 있다.

 

앞에 언급한 기사에서처럼 현재 우리 술 시장은 가격이 낮은 막걸리 시장은 감소하고 있고 약주나 증류식 소주 등 가격인 높은 술은 판매가 증가하고 있어 뚜렷한 증가는 아니지만 조금씩 소비자들의 인식의 전환이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젊은 층이 자연스럽게 소비하고 모든 연령층에서 즐길 수 있는 우리 술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업계의 노력과 영세한 우리 술 업계의 부족한 능력을 보충시킬 정부의 정책적인 ‘우리 술 캠페인’이 필요할 때다.

이대형:경기도농업기술원 직물연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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