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唐詩)로 대륙 중국을 헤아려보자(6)

차동영 이태백 시

 

당시(唐詩)로 대륙 중국을 헤아려보자(6)

 

중국 李白 詩 해설집 ‘그대여! 보지 못했는가?’

 

세한삼우(歲寒三友)와 사군자의 공통분모

소나무, 대나무 그리고 매화나무를 뜻하는 세한삼우는 중국인이 추구하는 고상한 정서를 상징한다.

소나무는 엄동설한에도 늘 푸르고 무성하게 자라기 때문에 어느 것에도 굽히지 않는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대나무는 눈바람 속에서도 우뚝 솟아 있어 굳센 지조와 겸손한 성품의 상징으로 ‘군자’에 비유한다. 매화나무는 향기롭고 품위 있는 중국의 전통적인 꽃으로 세속에 물들지 않는 고결함을 대변한다.

또 중국에서는 세한삼우에서 소나무를 빼고 난초와 국화를 넣은 매란국죽(梅蘭菊竹)을 사군자(四君子)라 말하는데 이는 우리나라에서도 널리 쓰인다.

 

이백에게 달은 몇 개?

다섯 개다. 하늘에 떠 있는 달 하나, 호수에 그려진 달 하나, 내 술잔에 비친 달 하나, 당신의 눈 속에 담긴 달 하나,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 마음속에 있는 달이다. 특히 마음속의 달을 나타내는 노래는 중국의 대표 가수인 등려군의 <月亮代表我的心:달이 내 마음을 대신하는구나>이다.

이태백이 여성들에게 작업할 때 쓰는 말은 ‘당신의 눈 속에 있는 달을 따서 내 마음 속에 고이 간직하고 싶소이다.’였다고 한다.

 

月下獨酌 第1首

 

花間一壺酒 獨酌無相親

擧杯邀明月 對影成三人

月旣不解飮 影徒隨我身

暫伴月將影 行樂須及春

我歌月徘徊 我舞影凌亂

醒時同交歡 醉後各分散

永結無情遊 相期邈雲漢

 

달빛 아래 홀로 술 마시며 제1수

* 중국 중학교 교과서 수록

 

꽃 사이로 술 한 병 있어

홀로 마시네 친한 벗 없으니

잔을 들어 밝은 달을 청하고

그림자를 대하니 세 사람이로구나

달은 원래 술을 마시지 못하고

그림자는 내 몸을 따라다니는구나!

잠시 달과 그림자와 더불어

즐거움을 봄이 다할 때까지 누려보자

내가 노래하니 달이 어슬렁거리고

내가 춤추니 그림자가 어지럽히는구나!

깨어있을 때는 서로 교분을 쌓으나

취한 후에는 각자 뿔뿔이 흩어지는구나!

영원히 무정하게 교류를 맺으며

저 먼 은하수에서 만날 것을 기약하자꾸나!

 

배경

이백이 나이 40여 세에 장안에 머물 때 지었다. 뒤늦게 간신히 관직을 얻어 현종의 주변에 머물게 되었지만 주위의 모략과 질시로 정치적 이상을 펴보지도 못하고 쫓겨나면서 침울함과 고독함을 달래려는 심정을 담았다. 표면적으로는 달과 술을 사랑하는 낙천적인 풍모가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근심이 배어있다. 다만 술로 승화시켰을 뿐이다.

 

어휘

凌亂(능란):질서가 없다. 어지럽다. 어수선하다.

無情(무정):감정에 얽매임이 없음.

邈(막):요원하다. 아득하다. 멀다.

雲漢(운한):은하수. 높은 하늘.

 

해설

봄밤에 달과 그림자를 벗 삼아 술을 마시는 시인은 낭만적 정취에 빠져있는 듯 하지만 한편으로는 지기(知己)를 만나지 못하여 홀로 술을 마실 수밖에 없는 외로움이 깃들어 있기도 하다. 아득한 은하수에서 만날 것을 기약하는 모습에는 현실을 초월하는 신선을 추구하는 도교적인 색채도 깃들어있다. 사실 혼자 술을 마시지만 달과 그림자를 의인화시켜 자신까지 세 사람이 되어 서로 뒤엉키면서 한바탕 놀아보자는 취지다. 다시 말하면 혼자 술 마시는 것 자체는 외로운 것이라 달과 그림자를 빌려 당시 정치적 타격으로 실의에 빠진 이백이 자신의 근심을 해소하고자 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백은 ‘취한 후에는 서로 흩어져 버린다’는 구절로 은근히 자신의 고독을 드러내고 있다. ‘永結無情遊’에는 사람과 교류하면 온갖 정에 얽매여서 상처만 남으니 오히려 자연과 벗하겠다는 작가의 자연주의 사상이 느껴진다. 또한 ‘相期邈雲漢’에서는 아득히 먼 은하수에서 만나기를 기약하며 또한 영원한 교류를 맺기를 원하지만 사실상 이것은 그저 기약일 뿐임을 나타내었다. 역시 쓸쓸한 심정이 배어있다.

하늘가에 떠 있는 달을 지상으로 끌어내려 그림자까지 대열에 합류시키는 발상은 가히 이백의 주선(酒仙)다운 상상력이라 할 수 있다.

 

명구(名句)

擧杯邀明月 對影成三人

暫伴月將影 行樂須及春

 

 

차동영의 학력및 경력:▴연세대학교 문과대학 중어중문학과▴서강대학교 대학원 중국어과▴삼성 배우기 최고가상품 개발▴DMZ종주상품 및 태권도방한관광상품 개발▴CITM(중국국제여유대전)한국관 최우수관 선정 및 수상

*편집자주:본지는 저자의 양해를 받아 ‘그대여! 보지 못했는가?’ 중에서 술과 직접 관련이 있는 대표시를 연제한다. 삽화및 관련 사진은 청어사가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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