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찬우물 고향(高香)막걸리

여느 막걸리가 투박한 질그릇이라면 강화 ()찬우물(회장 崔鎭順)에서 빚은 고향막걸리는 도공들이 정성들여 만든 백자 같은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우윳빛처럼 뽀얀 색깔, 코끝에 와 닿는 향긋한 향이 보통 막걸리와는 사뭇 달랐다. 청량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시원하다.

 

장맛비가 지나간 강화 땅은 오염이라고는 한 점 찾아보기 힘들만큼 신선한 공기가 매연에 찌든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준다. 강화읍에서 전등사로 빠지는 도로를 타고 가다보면 조선 철종이 임금이 되기 전 동네처녀와 사랑을 속삭였다고 하는 찬우물 약수터가 있다. 이 약수터에서 전등사 쪽으로 200를 달리면 왼쪽에 약수터 이름을 딴 찬우물막걸리 주조가 자리 잡고 있다.

이 양조장은 강화에 고향을 둔 최진순 회장이 말년에 강화도를 더 알리고 경제적으로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 20066찬우물(www.chanwoomool.com)을 설립한 것이다. 최 회장은 공기청정기를 비롯, 지금껏 400여 가지의 각종 발명과 특허를 낸 발명가로 명성이 높은 인물.

반주를 빼놓지 않을 만큼 술을 좋아하던 그가 이왕에 술을 만들려면 다른 술과 차별화를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개발 한 것이 누룩을 쓰지 않고 만들어 낸 강화 고향막걸리. 이것 역시 특허품.

고향막걸리에 사용하는 물은 지하 303m에서 끌어올린 물을 사용한다. 보통 지하 300정도에서 끌어올린 물은 지열 때문에 덥기 마련인데 이 곳 물은 동네(冷井里)이름처럼 찬물이 솟는 것이 신기할 정도. 뿐만 아니라 각종 미네랄을 비롯한 몸에 좋은 성분이 듬뿍들어있어 술을 빚기엔 최적 상태다.

예부터 술 맛은 물맛이라 하지 않습니까. 우리 고향막걸리는 그런 면에서 한발 앞서 갈 수 있지요, 누룩 대신 일본 술(사께)을 빚는 효모균을 배양해서 사용하기 때문에 막걸리 특유의 텁텁한 맛 대신 향기가 나는 술이 만들어 집니다. ‘고향이란 이름도 자기가 태어난 고향(故鄕)이란 뜻이 아니라 향기가 높다는 뜻이 배어있는 고향(高香)입니다.” 최 회장의 자랑이다.

일반적으로 누룩으로 빚은 막걸리는 마시고 나면 머리가 아프고, 트림이 나거나 숙취 때문에 꺼리게 되는데 효모균을 사용해서 빚은 고향막거리를 마시면 숙취가 없고 개운한 것이 특징이다.

보통 일반 막걸리의 숙성기간은 5~7일인데 반해 고향막걸리는 20일이 걸린다. 저온 숙성 기간 동안 4차에 걸쳐 고두밥을 투입한다. 이는 일시에 많은 고두밥을 투입 할 경우 효모균들이 제대로 소화를 하지 않기 때문인데 나누어서 투입하면 거의 술찌꺼미가 나오지 않을 정도로 술이 빚어진다.

여기에 강화의 특산품인 인삼이나 사자발 약쑥, 순무, 오가피, 복분자 등을 첨가한 막걸리를 빚은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고향막걸리는 일본에도 알려져 도쿄, 후쿠오카 등으로 수출되고 있다.

최 회장 보고 누가 발명가가 아니랄까봐 오는 10월경에는 특허 받은 60도짜리 술을 출시한다. 중국술인 우리량에와 비교 시음을 해보니 향, , 목넘김에서 훨씬 좋다는 느낌이다. 이 술은 현재 시음코너에서 맛 볼 수 있다. 고도주(증류식)에서 나는 특유의 화덕 냄새가 나지 않는 것이 특색. 이는 증류를 할 때 60도에서 끓게 만들었기 때문이란다.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최 회장은 올 가을에는 소금에서 각종 불순물을 빼고 고소한 맛이 나도록 한 소금과 쌀로 메주를 만들어 판매에 들어간다고 한다. 이것들 역시 특허 품.

국제 발명품 대회에서 금상을 8번이나 받아 기네스북에도 올라 있는 올해 칠순인 최 회장의 끊임없는 발명과 특허에 도전하는 원천은 어디에 있을까?

내가 필요해서 발명하고, 내가 먹기 위해서 술을 빚습니다. 그러다 보면 자연 건강하고 좋은 제품이 나오는 것 아닙니까.”

최 회장의 철학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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