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크마개

 

16세기에 유리병이 사용되고, 17세기에 들어 스페인의 수사들이 물통 뚜껑으로 사용하던 것을, 1680년 프랑스의 수도사(修道士) 동 페리뇽(Dom Perignon)이 와인 병의 뚜껑으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와인의 발달에 큰 영향을 끼쳤다. 코르크로 밀봉된 와인은 병에 담을 때 들어간 공기 중의 산소 소량과 코르크를 통해 들어간 아주 미량의 산소(한 달에 약 0.02~0.03)와 반응해 병 숙성이 이뤄지면서 유기산, 탄닌, 당분이 적절히 균형을 이루게 된다. 코르크는 술의 숙성을 최적의 상태로 유지시켜 주기 때문에 와인뿐만 아니라 브랜디, 위스키 등에도 사용된다.

쌍떡잎식물 참나무과에 속하는 코르크 참나무(quercus suber)는 지중해 연안이 원산지다. 우리나라에선 귤참나무라고 하는데, 높이가 18m에 지름이 1.5m에 달하고 나무껍질에 두꺼운 코르크층이 있다. 주로 포르투갈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알제리 모로코 등 지중해 연안 국가에서 자생하며 약 500년을 산다.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나무의 껍질부분. 8~10(포르투갈에선 9) 간격으로 벗겨낼 수 있으며, 나무의 성장에는 지장이 없고 오히려 정기적으로 껍질을 벗겨낸 나무가 더욱 잘 자란다.

현재 매년 생산되는 양은 약 35만 톤 정도. 이 중 절반가량이 포르투갈에서 생산하고 스페인에서도 많은 양을 생산한다. 코르크는 5~8월중 채취한다. 일반적으로 수령이 25년 되고 줄기의 지름이 약 20정도 됐을 때부터 채취가 가능하다. 수령 200년 정도 될 때까지 코르크를 채취하는데, 처음으로 채취한 코르크보다 두 번째 것이 품질이 양호하고 세 번째 채취부터 우수한 품질의 코르크가 생산된다. 한 그루당 생산량은 20~200으로 코르크의 두께는 2~6.

코르크 참나무의 외피(外皮)로 만든 코르크는 밀도가 약 0.5g/정도로 가볍고 물에 뜨는 성질을 지니고 있다. 또 수분 등의 액체가 침투할 수 없고 열이나 음향에 대한 절연성이 있다. 특히, 마찰계수가 높아서 쉽게 밀리지 않고, 압축성이 좋으며 탄성계수가 낮다. 내수성도 우수하며, 기름벤젠 등의 유기용제 및 이산화탄소, 수소, 질소 등의 가스에 의한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약산성 용액에 대한 저항도도 높다.

코르크 마개가 와인을 밀봉하기에 이상적인 이유는, 우선 가볍고 깨끗하며 밀폐성이 있다. 또 재질이 부드러워 병 입구에 고정이 잘 되며, 온도변화에 거의 변하지 않아 쉽게 부패하지 않는다. 특히, 스펀지 구조로 돼 있어 신축성이 뛰어나 압축해서 병 입구에 넣기 쉽고, 병 입구에 들어가면 곧바로 팽창해서 병 입구와 밀착하므로 이상적인 와인 마개라고 할 수 있다.

코르크 마개의 수명은 대략 20~50년 정도다. 와인을 오래 보관해야 하는 경우는 매 7년마다 전문가에게 의뢰해 코르크를 교체하기도 한다.

품질이 좋고 긴 코르크는 고급용으로, 제조 시에 생긴 부스러기로 만든 압착 코르크는 저급용으로 쓰이며, 샴페인용 코르크는 3개 층을 붙여 만든다. 보통 일반용은 지름 24인 코르크를 지름 18병 입구에 많이 사용한다. 샴페인용은 지름 30코르크를 지름 17.5병 입구에 사용하는데, 병구 바깥 부분이 버섯 모양이 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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