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형박사의 우리술바로보기]
우리 술의 맛은 무엇인가?
우리 술 향기 표을 만들자
최근 읽은 책 중에 「맛이란 무엇인가」(최낙언 지음)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의 주요 내용은 식품에서 맛과 향, 색을 느끼게 하는 물질의 대부분은 전체 성분 중 2% 미만의 성분이라는 것과 정작 우리가 알고 있는 다양한 맛은 사실 향에 불과하며 맛의 90%는 향이라는 것이다. 또한 맛은 단맛, 짠맛, 신맛, 쓴맛, 감칠맛이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맛과 향이라는 기본적인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시기에 도움이 되는 책이었던 것 같다.
모든 사람들이 알듯이 일반적으로 와인은 포도가 주성분이며 맥주는 맥아와 홉, 사케는 쌀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그렇다면 이러한 술들에게서 나는 맛들은 무엇일까? 책에 나와 있는 내용을 인용해서 이야기 하자면 우리가 느끼는 술 맛은 대부분이 향기에서 느껴지는 것이라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물론 너무나도 큰 비약일수도 있겠지만 자세히 생각해보면 우리가 어떠한 관능을 할 때 가장 먼저 하는 것이 색을 확인한 후 향기를 맡고 이후에 맛을 확인 하는 순서가 가장 일반적일 것이다. 가장 먼저 맡는 향기에 의해서 그 제품의 품질과 맛에 대한 상당부분을 이야기 할 수 있으며 그래서 처음 맡는 향기에 의해 어찌 보면 그 제품의 이미지가 만들어 질수도 있을 것이다.
와인, 위스키, 맥주, 사케 등의 경우 매우 다양한 관능적 표현이 있으며 이중 상당 부분은 술에서 느껴질 수 있는 향기(Aroma Wheel)와 관련된 것들이다. 이러한 아로마 휠은 향기와 맛을 체계적으로 식별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여기에 추가적으로 와인의 경우 아로마 키트를 통해 지속적으로 학습을 할 수 있으며 아로마 연습을 통해 향과 맛까지 체계적으로 습득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향기의 중요성은 식품에 있어 매우 중요한 것이며 특히 주류에 있어서는 그 중요도가 더 클 것이다. 필자는 몇 년 전에 “전통주 아로마 키트를 만들자(삶과 술 147호)” 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러한 아로마 키트를 만드는 일은 진행이 되고 있지 않다.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우리 술의 맛을 이야기 할 때 좀 더 체계적이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갈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 “우리술 향기 표(우리 술 아로마 휠)”을 만드는 일일 것이다.
물론 우리 술 원료 및 제조 방법 그리고 제조 형태의 다양성이 있기에 막걸리, 약주, 증류식 소주 등을 하나의 표 안에 넣을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우선은 주종별로 「우리술 향기 표」을 만드는 작업을 시작해 나갔으면 한다. 물론 처음부터 완벽한 막걸리나 약주의 「향기 표」를 만들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러한 것은 처음부터는 어려울 것이며 시간을 가지고 지속적인 수정을 해나간다면 모든 사람들이 인정할 수 있는 「우리술 향기 표」가 만들어 질것이다.
우리 술은 다양한 곡물과 누룩 그리고 제조 방법에 의해 엄청나게 많은 향과 맛이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향과 맛을 체계적으로 다루지 않았기에 지금에 있어서는 너무나도 단순한 표현만이 존재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다. 이러한 작업을 하는것은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술과 관련된 학회나 협회에서 주도적으로 시작을 하고 추후 민간이 지속적으로 참여해 나간다면 더욱더 공감할 수 있는 「우리 술(막걸리, 약주 등) 향기 표」가 만들어 질것이라고 생각하며 지금과 같이 우리 술 과도기에 밑바닥을 다지는 작업으로 중요한 일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