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띄운 ‘연화주국’(관련기사 지면보기 128호)으로 술을 빚었다. 원래 ‘역주방문(歷酒方文)’의 방문(方文)대로 한 가지, 우리(술방사람들)가 정한 물 비율과 양조법을 달리한 8가지 방법이었다.
실습 참가자들이 일시에 같은 재료로 술을 빚는다고 해도 이들의 작업 행태와 각자의 집안환경에 따라 발효상태는 달라진다. 이번 공부 대상인 ‘연화주(蓮花酒)’도 이미 채주했거나 지금도 몇몇 술독 안에서 숙성중이어서 지금 다 볼 수 없는 것이 좀 아쉽지만, 실습에 참여한 회원들의 관찰내용과 이미 채주된 일부 술들의 시음결과를 종합해봤다.
진행/글 /술방사람들 학술교육담당 심유미(http//cafe.daum.net/polipola) 사진 아이러브마더
세 지역에서 따로 띄운 누룩들의 향과 색은 좋았고, 누룩곰팡이 색의 정도에 따라 술 빛깔도 어둡거나 밝았다. 회녹색곰팡이가 핀 누룩으로 빚은 술은 연한 황쑥색, 연두색 누룩의 경우는 술빛이 밝은 연노란색이었다.
술 빚는 방법에 따라서도 특징이 다르게 나타났다. 물량이 많을수록 발효가 빨랐고, 술은 맑았으나 강한 맛이었다. 이 경우 단양주(單釀酒)는 향이 약했지만 덧술한 이양주(二釀酒)는 신선한 풀 향기가 있었다. 단양주는 주(主)발효 이후 냉각 시 술덧 표면에 곰팡이가 덮였지만 산패(酸敗)가 아니라서 걷어내도 발효에 지장이 없었다.
원(原) 방문대로 빚거나 물량을 아주 적게 한 경우에는 용수를 박지 않고 탁주 상태로 걸렀는데, 조곡(통밀로 만든 떡누룩)으로 빚은 술과 달리 아주 섬세하면서 부드럽고 은은한 꽃?풀 향과 달보드레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물을 타서 막걸리로 내려도 고급탁주 수준의 대접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수곡 처리한 술에서는 여름과실 향과 상큼한 단맛이 있었다.
실습 전, 우리 회원 대부분은 과연 흩임누룩으로 연화주 방문의 ‘누룩 1:쌀 10’ 비율의 술 빚기가 가능할 것인가, 누룩 양을 더 늘려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의심을 했다. 개량주나 일본주를 빚을 때 흩임누룩의 일종인 입국의 투입비율이 높다는 것도 한 이유였다. 그러나 이번엔 실패한 사례가 없었고, 대부분 집안 가득 꽃향기를 맡을 수 있을 정도로 발효가 잘 됐으며, 술맛도 일반 떡누룩 술에 비해 떨어지지 않았다. 기대하지 않았던 양호한 결과가 기쁘기도 하지만, 전통 흩임누룩류(類)에 대한 선입견과 무지와 자만을 반성해야 할 것 같다.
자연에서 온 연화국과, 이것으로 빚은 연화주 안의 작은 아이들이 우리에게 말한다. 자신들은 지금도 이 땅에서 우리와 함께 숨 쉬며 살고 있다고, 자신들은 현해탄 바다를 건너온 아이들과 다르다고, 이렇게 속삭이고 있다.
이번 실습에선 회원들이 각자의 집에서 빚었기 때문에 방문별로 술 빚기와 발효 전(全) 과정의 기록이 쉽진 않았다. 여기서는 연화주의 변형된 8가지 방문 비율을 소개하고 실제 빚기의 설명과 사진을 올린다.
◇원래 방문 : 멥쌀 1말, 연화주곡 1되 * 단양주
① 멥쌀 1말(누룩양의 10배)을 깨끗하게 씻어서(백세白?百洗) 물에 하룻밤 정도 담가 놓았다가 흐르는 물에 헹군다.
② 고두밥을 쪄서 식힌다.
③ 연화국 1되를 고두밥에 넣고 잘 혼화(混化)해 술독에 담고 발효시킨다.
◇변형방문 : 누룩 발효지(서울?남양주?문경), 누룩처리법(수곡?입국), 술 빚기(단양?이양주), 물량 0~10ℓ
① 멥쌀 1말(10ℓ), 누룩 1되(1ℓ), 물 1ℓ *남양주(최순자 회원)
② 멥쌀 1말(10ℓ), 누룩 1되(1ℓ), 물 5ℓ *남양주(문휘분 회원)
③ 멥쌀 1말(10ℓ), 누룩 1되(1ℓ), 물 5ℓ *문경(강병규 회원)
④ 멥쌀 1말(10ℓ), 누룩 1되(1ℓ)+물 5ℓ *문경?수국(水麴)법(여호욱 회원)
⑤ 멥쌀 1말(10ℓ), 누룩 1되(1ℓ), 물 7ℓ *남양주(고영석 회원)
⑥ 멥쌀 3되(3ℓ)+누룩 1되(1ℓ) → 3일후 멥쌀 7되(7ℓ), 물 7ℓ * 남양주?입국(粒麴)법(고영석 회원)
⑦ 멥쌀 1말(10ℓ), 누룩 1되(1ℓ), 물 10ℓ *문경(이한상 회원)
⑧ 멥쌀 3되(3ℓ), 누룩 1되(1ℓ), 물7ℓ → 3일 후 찹쌀 7되(7ℓ), 물3ℓ *서울?이양주(심유미 회원)
◇기본 공통 과정
① 쌀 씻기 → 불린 후 → 헹구기 (사진 0176)
② 고두밥찌기 (사진 0230)
③ 고두밥 펼쳐 식히기 (사진 0239)
④ 술독 증기 소독 (사진 0194)
◇개별 실습 과정
②-1 햇볕에 법제한 누룩 (0211)
②-2 누룩과 고두밥 섞기 (0334)
②-3 고르게 혼화 (0358)
②-4 술독에 담기 (0364)
②-5 발효직전 (0365 or 0371)
③-1 누룩 (0209)
③-2 누룩과 고두밥 섞기 (0280)
③-3 혼화해 술독에 담기 (0319)
④-1 누룩 (1)
④-2 수국 만들기 : 누룩과 물을 섞어 8시간 담금 (2)
④-3 수국과 고두밥 혼화 시작 (4)
④-4 혼화해 술독에 담기 (6)
④-5 5일 후 발효 중인 술덧 (8)
* 시연
문휘분 강병규 회원 = 기본 공통 과정 전 과정, 개별 실습 과정 ②-1~③-3
여호욱 회원 = ④-1~④-5, 사진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