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술병』
아름다운 귀향
육정균<전국개인택시공제조합이사장/시인/부동산학박사>
최근 늦은 나이에 사회복지학 석사과정을 마치면서, 노인과 장애인복지 분야에 특히 관심이 많아졌다. 그런 까닭으로 노인의 쇠약해진 신체를 보좌할 장구로써 흔한 전동 휠체어나 기타 보조장비, 장애인을 위한 특수 의료장비의 개발과 보급에 관심이 많은 것은 물론이다. 이러한 노인과 장애인복지에서 함께 고민하는 것이 성인용품 등 성생활보조기구의 개발 및 보급이다. 이는 단순히 사람들의 쾌락만을 위한 것이 아닌 의료보조기구로서 노인이나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삶의 행복과 복지증진에서 출발한 순수한 관심사이다.
물론 최근 리얼돌이라는 성인용품이 사회적 약자나 그것이 개인적으로 필요한 사람들의 입장은 깊이 헤아리지 않은 채, 형이하학적 관점으로 말초신경만을 자극하는 저급한 사회문제로 보아 세간의 비난이 됨은 물론, 제도적 관점에서 통제하고 금지해야만 한다는 주장들이 상당함을 알고 있다.
그러나 인간의 성욕과 성문제, 성문화는 그자체로서는 당연한 욕구이며, 진작되어야 할 에너지이자 창조적 산물이지 마냥 수면 속으로 숨기고 억제시키기만 할 문제는 아닐 것이다. 저급함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저해하고 국민건강에 해가 된다면 제도적 관점에서 규제해야 할 부분이 상당할 것이나, 인간누구에게나 건강한 행복을 더 많이 선물해야 할 국가의 책무로 볼 때, 의학적인 관점과 제도로서 삶의 가장 순수한 밑바닥 즉, 본능에 내재되어 있는 성의학 및 복지산업 측면에서 유럽,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이나 중국 등 다른 국가에 뒤지지 않도록 발전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즉, 사회적으로나 국가적으로 깊은 고민과 통찰을 통해 모든 국민들을 행복하게 하고, 문화적 차원을 뛰어 넘어 예술적 차원으로 승화된 형이상학적인 관점으로 발전시켜야 국익에 도움이 되리라 본다. 사회적으로 피해를 주고, 풍기문란의 문제들이 없는 범위에서 내밀한 개인들의 사생활에 위안이 되고 조그만 행복이나마 전해주는 정상적인 도구나 국가가 인정하는 의료도구는 무조건적인 규제나 금지보다는 인간 개개인마다의 행복과 성의학적 산업의 발전측면에서 바라봄이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새로운 욕구에 대한 수요가 중국의 허접한 사기성 밀수품으로까지 해소 되는 등 사회경제적 문제점도 큰 실정이므로, 빠른 시일 내 의료기구와 사회복지적 관점이 결합된 성생활의료용품 등의 개발과 보급에 관심을 기울이고, 사회적 공론화과정을 거쳐 국가는 일정한 기준과 틀을 법제화하는 등 제도화를 하고, 사회도 국민 저마다의 행복과 다양한 IT로봇 등 4차 산업 육성의 정책적 차원에서 열린 마음으로 고민할 때라고 본다.
물론, 자칫 거론하면 이상한 사람이 되기 십상인 주제에 대해서 깊은 관심과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어느 봄 『장욱진고택』에서 먼 길을 달려온 지인들과 차 한 잔 하는 시간에 털어놓은 적이 있다. 진지하게 그간의 구상과 미래 인간들의 삶과 행복의 부분 부분들을 이야기하고 토로했다. 그분들은 그랬으리라. 분명 둘 중의 하나, 나를 “진지하고 사려 깊은 사람으로 자신의 행복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자들의 삶과 행복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하고 통찰하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과 “괜찮은 인간인 줄 알았더니, 인간 중 가장 밑바닥 형이하학적인 똥 같은 생각이나 하는, 똥 같은 수준의 인간 말종(末人)이구나”하는 생각들 말이다.
그러나 누가 어떻게 생각하든 나도 경제인이고 합리적 경계인이므로, 내가 평생을 살아온 조직과 지금의 직장에서도 언제나 경제학적인 사고를 하고, 건실한 경영관리를 위하여 항상 경영학적인 마인드로 살아가는 면에서는 남들보다 생각이 조금 앞서거나 특이할 수는 있어도 정도를 벗어나지 않으려 노력하니 굳이 피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반문하고 싶다. 어차피 인간의 적나라한 성적욕구나 욕망도 본능에 가깝게 낮고 깊은 내면에 위치해 있으므로, 낮은 형이하학적(形而下學的)방향으로 가면 외설이나 포르노가 되고, 높은 수준의 형이상학적(形而上學的) 방향으로 가면 지성인과 성인군자가 말하는 예술과 문화와 학문이 될 것이다. 곧 휘영청 밝은 보름달이 가을 햇살의 향기로 탐스럽게 자란 초가지붕 위의 하얀 박에 내려앉고, 순박한 박의 엉덩이가 밤안개에 감춘 듯,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새벽까지 달빛에 머물며 한가위로 다가올 것이다. 타향살이, 삶의 영원한 원천인 어머니의 자궁 같은 고향을 그리워하며 개인시집 『아름다운 귀향』에 실은 대표 시 <아름다운 귀향>을 소개드린다.
창 밖에 걸린
단풍나무 수줍게 물든
세월 사이
만월을 보면
내 고향 마을
아늑한 대나무 숲
초가을 이슬 맺히고
초가지붕 위엔
하얀 달빛 머금은
벌거벗은 숫처녀 엉덩이 하나.
<아름다운 귀향> 전문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는 사람들은 본래의『진짜 인간』, 인간이 만든『로봇 인간』, 인간이 복제한 『복제 인간』으로 구성되어 얽히고설켜 살아갈 것이다. 서로 사랑하고, 증오하며, 가족으로 보름달 아래 송편을 빚고, 고향도 찾아 한잔 술도 기울일 것이다. 사랑하는 가족관계의 보존과 복지를 위한 새로운 제도가 만들어지고, 새로운 사회와 세상이 펼쳐지겠지만, 『진짜 인간』인 사람들은 그들만의 고향으로 손에 손을 잡고 본래의 모습을 찾아 <아름다운 귀향>을 서두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