탓을 남에게 돌리는 것은 小人輩가 하는 짓

김원하의 데스크 칼럼

탓을 남에게 돌리는 것은 小人輩가 하는 짓

 

지금처럼 나라가 사분오열 할 때 이를 나무라는 어른이 없다.

너나 할 것 없이 남탓하기에만 열을 올릴 때 따끔하게 회초리로 내려쳐서 정신 바짝 차리게 할 나라에 어른이 없다. 정치·경제·사회 또는 종교, 학계에서도 어른을 찾아 보기 힘들어졌다.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하나 같이 이념논리에 빠져서 허우적댄다. 하기야 집안에서도 어른의 존재가치가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으니 할 말은 없다.

집권세력은 야당이 협조를 안 해서 정책을 펼수 없다고 하지만 이는 與가 野이던 시절 여를 공격했던 것과 지금의 야가 여를 공격하는 것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50보 100보다.

정치권의 ‘남탓’타령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일만 아니다. 수 백년 조선사에서도 당파싸움으로 세월을 보내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지난 해 이맘 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0대가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 것은 전 정권의 반공교육이 문제”라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은 적이 있었다. 남탓 치고는 코미디 감이다.

이 발언에 대해 당시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반공교육이 젊은 세대의 민주당 비토 원인이면 젊은 세대가 주도한 탄핵과 대선 결과도 반공교육 산물인가”라고 되물으며 “가톨릭 신자인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김수환 추기경의 ‘내 탓이오’를 명심하라”고 일갈했다. 오는 2월 16일이면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善終) 하신지 11주기다. 고 김수환 추기경은 종교와 이념, 계층을 뛰어넘은 우리 사회의 정신적 지주이었으며 어른이셨다.

김수환 추기경은 생전 모든 것을 내 탓으로 여겼던 분이시다. 그는 사회의 부정적 현상에 대해 남의 탓으로 돌리는 이기주의적 사고방식을 경계했다. 1989년 천주교평신도사도직협의회와 함께 신뢰회복운동 차원에서 ‘내 탓이오’라는 스티커를 차량 등에 붙이는 캠페인을 벌여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었다.

크게 보면 정권을 빼앗기는 것도 모두 내 탓이지 남의 탓은 아니다. 누구든지 한 번 잡은 정권을 놓고 싶겠는가. 정권을 빼앗기면 받아야 하는 수모를 잘 아는 정치가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정권을 지키려든다.

오죽하면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지난 2018년 9월17일 민주당 창당 63주년 기념식서 “대통령 10명 더 당선시켜야”한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이 대표는 이 보다 앞서 ‘20년 집권론’을 제시 한 적이 있는데 이는 그동안 장기집권은 적폐라 몰아세웠던 것과는 사뭇 배치되는 욕심이다.

정권에 비할 수는 없어도 교통단체의 장에 당선되면 회원사를 위해 불철주야(不撤晝夜) 노력하는 사람도 있지만 개중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장기집권을 꽤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단체가 크게 발전하지 못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남탓 하기에 앞서 정치가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단체장은 회원사를 위해서 한 몸 불사르겠다는 정신을 발휘하면 그만 두겠다고 해도 그만 두지 못하게 하는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잘한 것은 제탓, 안 되면 조상탓’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인 집단이 있다면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심리학자들은 ‘자신의 책임인데 타인에게 강제로 책임 전가를 하는 사람은 권력 지향적이거나 타인을 밀어 내면서 까지 마이너스 평가를 받고싶지 않는 등의 심리가 있는 것’ 같다고 한다. 이는 소인배적 사고방식이다.

기원전 500여년에 살았던 공자도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불환인지불기지 환기불능야(不患人之不己知, 患其不能也:論語·學而 16)’라고 했다. 즉, 남들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음을 탓하지 말고 자기의 능력없음을 걱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정신적으로 남탓만하는 사람들은 자기애가 강하고 자신의 실패를 받아들이기 힘들어 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따라서 자신이 실수를 해도 다른 사람의 탓으로 책임 전가를 하려고 한다. 가장 나쁜 것은 무의식적으로 실패를 없던 일로하려고 한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을 이른바 소인(小人)배라고 한다. 소인은 탓을 남에게 던지지만 대인(大人)은 탓을 자기 안에서 찾는다. 김수환 추기경이 모든 것을 내탓으로 돌리자고 했던 것은 모두를 대인으로 만들기 위한 것인지도 모른다.

<교통정보신문·삶과술 발행인>

LEAVE A REPLY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