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무

빈술잔에[ 시 읽어 주기

나 무

이영식

 

수저 하나 없이

햇살을 마음껏 퍼먹고는

초록으로 배가 불렀다

사방으로 펼쳐놓은 가지에

새들이 둥지를 틀었다

월세 한 푼 받지 않는 집

새들이 너무 고마워

씨앗을 물어 나르고

나무는 더불어 숲을 이루었다

♧나무가 사람에게 배울 게 있을까? 질문이 조금 이상한가요? 얼른 답이 나오지 않네요. 그러면 사람이 나무에게 배울게 뭐가 있을까? 한 자리에 평생을 살면서도 불평 한 마디 없고 누가 뭐라지 않아도 때 맞춰 그늘 내려주고 열매 맺어 나눠주는 나무, 즉 나무가 사람에게 배울 건 별로 없지만 사람이 나무에게 배울 점은 생각보다 많다는 것입니다. 잘 생각해 보세요. 누가 반성해야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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