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라는 이름으로 우리 술이 사람들에게 회자되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소주, 맥주만 있던 주류 시장에 우리 술(약주) 형태로 몇몇 전통주 업체에서 그 많은 어려움 끝에 분위기를 만들었고 한동안 붐이 계속된 적이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분위기를 지속적으로 이끌어 나가지 못하고 결국은 판매가 주춤하게 되었다. 물론 그 안에는 다른 여러 가지 판매 부진의 요소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우리 술을 이끌어 나갈 기본적인 지원 법률이나 사람들의 인식 그리고 사회적 분위기 등 기반이 취약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지금과 같은 막걸리의 지원과 지속적인 관심이 그때도 있었다면 우리의 전통주는 좀 더 빨리 대중 속에 자리 잡았을 지도 모른다.
최근에 막걸리 수출에 대한 안 좋은 분위기의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그 기사를 읽으면서 우리의 막걸리가 예전에 있었던 약주의 전철을 따라가는 것은 아닌가라는 불안한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물론 지금의 막걸리나 전통주가 예전과 같이 쉽게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2012년 5월의 막걸리 수출량은 1만 8,024톤으로 2011년 지난해 같은 기간 1만9,364톤과 비교해서 6.9% 감소했다. 하지만 2011년의 막걸리 수출은 특징적인 것이 있다. 그것은 막걸리를 일본 대형 유통망들이 본격적으로 취급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우리의 대기업들이 막걸리를 일본에 수출하기 시작한 것이 2010년 중반 이후이다. 특히 막걸리가 일본의 대형 유통망 시장에 물건을 깔기 위해 많은 물량을 생산해서 수출을 한 것이 2010년 하반기부터 2011년 초이다. 기본적으로 모든 제품은 출시가 되면 유통망에 입점을 위해 많은 수량을 생산하고 그 이후에 판매가 되는 량을 보고 생산량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몇몇 막걸리 수출업체에 수출 동향을 물어보니 작년 하반기 이후의 수출물량은 꾸준하다는 답변이다.
2010년 대비 2011년의 막걸리 수출은 300%로 급성장했다. 이것이 말해주는 것은 일본에서의 막걸리 붐이 불었다는 것도 있지만 많은 대기업이 일본의 유통시장에 많은 물건을 내놓았다는 것도 된다. 물론 가장 좋은 내용은 수출된 양 만큼 재 구매가 일어나서 지속적으로 막걸리가 수출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그렇다고 수출물량이 조금 줄었다 해서 일본에서의 막걸리 붐이 끝이 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이제는 일본인에게 막걸리는 마시기에 편안한 수입 주류로 자리 잡았다. 특히 막걸리를 이용한 다양한 신제품은 우리나라보다 더욱 더 활발하게 만들어 지고 있으며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하듯이 막걸리누(막걸리를 좋아하는 사람)라는 신조어 까지 만들어 낼만큼 일본 시장에서 자리를 잡았다.
오히려 우리 스스로 막걸리의 부정적인 인식을 만들어내는 것이 더욱더 위험한 일이 아닐까 싶다. 물론 기사에 나온 것처럼 일본인의 입맛을 위해 다양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고급 제품을 개발해야 하는 것은 분명 중요한 일이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신제품을 만들어서 일본으로 수출하고 있고, 특히 일본인의 입맛에 맞는 저도 막걸리나 다양한 첨가물이 들어간 막걸리 등이 지속적으로 생산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막걸리들도 아직 일본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것이 아니기에 좀 더 시간이 주어줘야 할 것이다.
막걸리는 이제 시작인 것이다. 막걸리의 붐이 분지 3년 정도가 되었고 예전 약주와 같이 시간이 지나면서 급격하게 줄어들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우리 술이 발전하는 시간을 더 주었으면 한다. 우리 술 전통주는 오랜 시간동안 여러 이유로 인해 단절의 아픔을 격어야 했고 이후에도 주류시장의 중심에서 밀려나와 있어야 했다. 와인, 맥주 그리고 ‘사케’가 전 세계에 퍼져 나간 것은 3-4년 만에 이루어 진 것이 아니다. 몇 십년 또는 몇 백년의 꾸준한 투자와 자기반성 등이 지나면서 전 세계에 퍼지게 된 것이다. 막걸리의 붐이 불고 정책적인 지원이 시작된 것이 채 3년이 되지 않는다. 쉽게 이야기 하면 이제 걸음마를 걷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 막걸리가 제대로 자리 잡고 모든 사람들이 성공했다고 이야기 되어질 때 다음은 다양한 우리 전통주로 걸음을 옮길 수 있을 것이다. 조금만 더 우리 술, 전통주에 대해서 시간을 가지고 애정 어린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