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지 않는 인간의 3대욕구

김원하의 취중진담

변하지 않는 인간의 3대욕구

 

노인들에게 “건강 하시죠”하며 인사를 드리면 “그럼 잘 먹고 잘 싸지”라고 응답하시는 분들이 많다. 듣기엔 천박한 소리 같지만 이 한마디에 그 분의 건강하심을 짐작케 한다.

잘 먹는 다는 것이 꼭 좋은 음식만을 의미 하는 것은 아니다.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섭취 할 수 있고, 소화도 잘 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오장육보(五臟六腑)가 건강하다는 의미다.

인간에 있어 오장육보가 건강하면 최고다. 검은 머리가 희거나 주름진 얼굴쯤은 문제도 되지 않는다.

최근 이른바 먹방프로가 대세다. TV를 켜면 요리하는 프로부터 연예인들이 요리를 맛있게 먹는 프로가 줄줄이 나온다. 요리를 하는 것은 따라서 배우고 싶기도 하지만 먹는 프로는 지나치게 식욕을 자극시켜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독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방송국들이 먹방프로를 쏟아내는 이유는 시청률이 잘 나오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야 광고가 붙어서 방송국운영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지겨울 것 같으면서 먹방프로에 눈이 가는 것은 인간의 기본 욕구에서 식욕이 상당부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이런 이유 때문일까 일전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비례대표 의원들과 가진 오찬에서 “백종원 같은 대중 친화적 사람이 대통령 감으로 나와야 한다”고 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백전노장이 아무 생각 없이 백종원을 꺼냈을 리는 없다. 무언가 노림수가 있을 것이란 갖가지 추측이 난무했다.

백종원 씨는 정치인도 아니고, 연예인도 아니지만 이름 석 자는 정치인은 물론 연예인 못지않게 많이 알려진 이름이다. 친근감이 있으면서 먹는 문제에 있어서는 달인이다.

시청자들이 유튜브영상을 볼 때 가장 조회 수가 많이 생기는 것이 바로 먹방 영상이라고 하는데 이는 우리 인간의 기본 욕구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미국에서는 요리하기가 초등학생의 필수 교양과목이라고 한다.

필자가 사회 초년병 시절 들은 남성들의 기본욕구는 돈을 많이 벌어서 이쁜여자를 아내로 맞이하고 권력을 잡는 것이라는 것이었다.

미국의 심리학자인 매슬로우(Maslow:1908~1970)의 욕구단계설과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하나의 욕구가 충족되면 다음 단계에 있는 다른 욕구가 나타난다는 것은 비슷하다.

매슬로우는 인간의 욕구를 총 5단계로 구분했다. 1단계 생리, 의식주 생활에 관한 욕구. 2단계 안전, 신체적·정서적으로 안전을 추구하는 욕구. 3단계 사회성, 소속감을 느끼고 사랑 받고자 하는 욕구. 4단계 존경, 타인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 5단계 자아실현, 자기 발전을 이루고자 하는 욕구다.

요즘은 중학교에서 인간의 욕구에 대해 교육을 시키는 모양이다. 인터넷에 이런 글이 올라와 있다.

“안녕하세요. 저는 중학생 1학년 여자입니다. 제가 수업시간에 인간의 3대 욕구에 대해 수업을 했는데 3대욕구에는 식욕 수면욕 성욕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성욕이 인간의 3대 욕구’라는 학술적 근거는 없다는 것이 정설이지만 최근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자살이 혹여 여기에 해당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왜냐하면 성직자가 아닌 이상 보통의 남자들이라면 많은 돈도 벌고 싶고, 기회가 닿는다면 권력도 잡아보고 싶고, 의자왕은 아니더라도 이쁜여자들을 곁에 두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옛 어른들은 남자는 항상 말을 조심하고, 글을 조심하고, 여자를 조심하라고 경고 했다. 십계명에서도 ‘간음하지 말라’고 한 것은 현대인들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확실히 밝혀진 내용은 없어도 故 박원순 시장이 성추행과 연루돼 자살했다면 문재인 정부에서 성폭력 사건에 연루된 여당 소속 광역 단체장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이어 3명이 됐다. 모두가 여당 소속이어서 문재인 정부로선 치명타가 아닐 수 없다.

중국 전국시대의 사상가로 맹자와의 논쟁으로 잘 알려진 고자(告子)는 ‘인간의 본성은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으며 욕구(식욕, 색욕)만 가지고 태어났고 인간 외의 동물도 동일하다’는 성무선악설(性無善惡說)을 주장한바 있다. 불교에서도 오욕칠정(五慾七情:사람의 다섯 가지 욕망과 일곱 가지 감정) 가운데 하나로 ‘색욕(色慾)’을 포함시키고 있는 것으로 봐서 성욕은 억제가 힘든 모양이다.

고 박원순 서울시장은 ‘성희롱은 유죄’라는 첫 법정 판결을 이끌어낸 변호사였다는 점에서 도덕적으로 전 비서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당한 것을 이겨내지 못한 것 같다. 본인의 이성적 판단이 인간의 기본적인 성욕을 이기지 못한 모양세가 되었다. 제3의 박 시장 같은 사람이 또 나올까봐 걱정이 된다. 제발 나오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삶과술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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