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규제 완화 밀고 ‘홈술’ 트렌드 끌고…
‘코로나 시대’에도 국산 수제맥주는 ‘날개’를 달다
‘홈술’ 트렌드…정부 규제 완화, 일본 불매운동까지 연이은 호재
수제맥주업계, 편의점∙대형마트 캔 맥주 출시로 소매시장 공략
아직 올해가 다 가지는 않았지만, 2020년의 가장 큰 이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유행일 것이다. 국내에서도 지난 2월 이후 현재까지 안정과 확산이 계속되며 코로나 사태를 넘어 그야말로 ‘코로나 시대’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로 산업 전반이 경직된 상황 속에서도 주류업계는 ‘홈술’ 트렌드를 발판 삼아 돌파구를 찾고 있다. 특히 올해 52년만의 주세법 개정과 스마트 오더 허용 등 주류 관련 규제가 완화되면서 국내 수제맥주 업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 시장경쟁력 갖춘 수제맥주, 신제품 출시 등 적극 공략
그 동안 대기업 맥주와 수입맥주에 비해 가격 경쟁력과 인지도에 밀려 소매 채널에서 보기 힘들었던 국내 수제맥주는 연이은 호재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고 있다. 작년부터 이어진 일본 불매 운동의 영향으로 수입맥주가 약화됐고, 올 초 종량세가 도입되면서 세금에 대한 부담이 낮아져 대기업의 ‘4캔 만 원’과 경쟁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올 상반기 국산맥주 중 수제맥주 비중은 10.7%로 지난해 동기 대비 약 3%p 상승했다.CU의 올 상반기(1~6월) 수제맥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1% 증가했고, GS25의 올 1월~5월 수제맥주 매출은 전년 대비 293% 급증했다.
국내 1세대 수제맥주업체인 카브루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유흥∙외식시장이 침체돼 수제맥주업계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집에서 가볍게 맥주를 즐기는 MZ세대들이 늘면서 캔 맥주를 중심으로 한 소매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지난 8월에는 캔 맥주 판매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134%가량 증가해 올해 처음으로 캔 맥주의 판매 비중이 생맥주(keg)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수제맥주업체들은 투자 유치와 다양한 신제품 출시로 소비자 관심 사로잡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먼저, 카브루는 작년 편의점 GS25와의 협업으로 출시했던 ‘경복궁 에일’이 100만 캔 판매를 돌파하는 등 인기를 끈데 이어 올해 자사 캔 맥주 라인업인 ‘구미호 맥주’를 론칭하고 신제품 ‘구미호 피치 에일’과 ‘구미호 릴렉스 비어’ 2종을 선보였다.
제주맥주는 ‘제주 위트 에일’, ‘제주 펠롱 에일’, ‘제주 슬라이스’의 캔 맥주 3종을 전국 5대 편의점에 입점하고 4캔 만 원 등 적극적인 프로모션에 나섰다. 지난 5월 편의점 CU와 손잡고 ‘곰표밀맥주’를 선보인 세븐브로이는 출시 3일 만에 첫 생산물량 10만개를 완판하고 대형마트 등판매 채널을 확대했으며, 플래티넘맥주도 지난 8월 편의점 CU, 웹툰 ‘호랑이 형님’과 손잡고 ‘무케의 순한 IPA’를 선보였다.
◇ 수제맥주업계, 연이은 호재 발판삼아 미래 성장동력 확보 노력
국내 수제맥주시장은 지난 5년간 매년 30% 가량 성장하고 있다. 한국수제맥주협회는 2018년 600억 원 규모였던 수제맥주시장이 2024년 3,000억 원, 전체 맥주 시장의 6.2%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수제맥주의 수요가 계속해서 증가함에 따라, 관련 업체들도 투자 유치와 생산시설 확대, 신규 유통 채널 개척 등 신성장동력 개발에 나서고 있다.
2014년 설립된 수제맥주업체 핸드앤몰트는 2018년 세계 최대 맥주기업 AB인베브에 인수되며 대기업의 우수한 인프라와 투자를 통해 판매 채널을 확대해가고 있다. 작년 캔 맥주 출시 이후 전국 대형마트 입점은 물론, 신제품 ‘상상 페일에일’을 출시하며 편의점까지 진출했다.
카브루는 작년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생산량 확대를 위한 제4브루어리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착공을 앞두고 있는 4브루어리는 캔 전문 자동화 공장으로, 늘어나는 수요와 신제품 출시에도 안정적으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카브루 관계자는 “전에는 마니아층이 주로 즐겨 찾던 수제맥주가 편맥과 홈술의 인기를 타고 점차 대중화되면서 관련 시장도 지속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시장 성장세에 발맞춰 소비자에게 새롭고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업계의 꾸준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브루 캔 맥주 제품컷

◈ 카브루
지난 2000년 설립된 ‘카브루(KABREW)’는 대한민국 1세대 수제맥주회사다. 경기도 가평의 상색, 상천 브루어리와 청담 브루펍을 통해 바이젠∙필너스∙IPA 등 다양한 생맥주 라인업과 구미호 맥주(구미호 피치 에일, 구미호 릴렉스 비어), 경복궁∙남산(GS25 협업) 등 캔 맥주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업계 최초 해썹(HACCP) 인증 획득, R&D전담부서 설립 등 끊임없는 도전 정신과 창의적 아이디어로 새롭고 맛있는 맥주, 품질 좋은 맥주를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2017 유러피언비어스타’에서 트레디셔널I.P.A 부문 금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2019 브뤼셀 비어 챌린지’ 2관왕, ‘2019 인터내셔널비어컵’ 수상 등 꾸준한 성과를 올리며 전 세계에 한국 수제맥주의 위상을 알리고 있다.
◈ ‘구미호 맥주’
카브루의 브랜드 심볼인 구미호는 9개의 꼬리를 갖고 있는 상상 속의 동물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카브루의 정신’을 대표한다. 카브루는 구미호의 자유로운 감성을 바탕으로 다양하고 창의적인 도전을 통해 일상에 새로움과 영감을 주는 수제 맥주를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
김보영 객원기자 bykim@jin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