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원료인 홉의 효능도 꽤 다양
흔히 술로 인해 나온 배를 ‘술배’ 또는 ‘맥주배’라고 부른다. 그러나 알고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여러 주종(酒種) 가운데 칼로리가 가장 낮은 술이 바로 맥주이기 때문이다.
200㎖ 용량을 기준으로 했을 때 위스키가 550㎉로 칼로리가 가장 높고, 소주 360㎉, 와인 187.5㎉ 순이다. 그럼, 맥주는? 겨우 96㎉로 다른 술들과 비교되지 않을 만큼 낮은 수치(數値)다. 이웃나라 일본은 이런 점에 착안해 맥주 브랜드마다 저칼로리 다이어트 맥주를 이미 시장에 내놓았다. 특히 여성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매년 해당 브랜드는 품귀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1964~76년까지 2번이나 영국 총리를 지낸 헤럴드 윌슨(Harold Wilson)은 ‘일상적으로 맥주 마시기’라는 특이한 방법의 몸매 관리를 한 것으로 유명하다. 평소 체중 감량을 고민했던 그는 우연히 물처럼 맥주를 즐겨 마시는 이 감량법을 발견했고, 하루 평균 1900㏄의 맥주를 마시며 5㎏의 체중을 줄였다. 그는 “즐겨 마셨던 도수 높은 술을 끊고 맥주를 마시면서 오히려 체중이 줄고 몸도 개운해졌다”고 밝혔다.
이처럼 물마시듯 맥주를 마시는 방법만으로 다이어트가 가능한 이유는 술로 섭취한 열량이 몸에 저장되지 않고 술을 깨는 데만 사용된 뒤 몸 밖으로 배출돼 오히려 살이 빠지는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맥주는 낮은 칼로리 외에도 파킨슨병 예방, 위궤양 박테리아 억제는 물론 여성의 건강한 피부미용까지 의외로 장점이 매우 많다.
또한, 맥주의 주원료인 홉(hop)의 효능은 매우 다양하다. 비타민 B1, B2, B6 등 인간의 몸에 필요한 여러 비타민의 함유량이 매우 높기 때문에 집중력을 향상시켜주고, 적혈구 생산에도 도움을 줘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한다. 잠들기 전에 마시는 맥주는 지친 신경조직을 진정시키고 근육을 이완시키는 작용을 해 스트레스나 불면증 등에 효과적이다.
실제 몇몇 연구결과에는 적당량의 맥주를 마시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장수한다는 결론도 있어, 적당한 맥주 음용은 몸에 좋은 영향을 준다고 봐도 큰 무리는 없다.
세계맥주전문점 WABAR(와바) 이효복 대표는 “술의 효능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단어가 바로 ‘적당량’이다”라며 “어떤 음식이든지 과하게 섭취하면 탈이 나듯이 맥주 역시 적당히 즐겁게 마시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