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병의 종류 및 크기

한관규 원장(와인마케팅경영연구원)

유리그릇에 음료를 담기 시작한 것은 오래 전이지만 지금으로부터 250여 년 전 영국에서 오늘날과 비슷한 형태의 와인 병이 개발되면서 널리 사용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병이 나오면서 와인 저장이 용이해졌으며 와인의 품질을 알맞게 유지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일반적으로 병입된 와인은 공기가 차단되므로 산화가 지연되어 와인이 상하지 않게 되고 병 속에서 와인은 점차 숙성되어 맛이 더 좋아지게 된다. 현재와 같은 고급와인이 나오게 된 출발점은 유리로 만든 와인 병의 출현과 그 맥락을 같이한다.

유리병에 와인을 담는 다고해서 와인의 맛이 더 좋아지지는 않지만 와인은 안전하게 보존될 수 있는 것이다. 와인 병의 재료가 되는 유리 재질은 알코올과 산, 페놀, 타닌 등에 견딜 수 있는 중성적인 성향을 띠고 있으며 보통 와인 병은 보통 녹색과 갈색으로 착색되어 자외선으로부터 와인을 보호하게 된다. 병입된 와인은 햇빛에 노출되어도 변하지 않으며 영하15도에서 영상 80도까지 온도에 견딜 수 있어 운송 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와인 병의 색깔은 연한 녹색부터 짙은 녹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데 특히 짙은 초록색은 자외선을 차단하는데 효과적이라고 한다. 화이트 와인은 일반적으로 연한 녹색 병에 담는다. 하지만 투명한 병에 담긴 것도 있으며, 독일 와인 중에는 연한 노란색이나 갈색 병에 담긴 것도 있다. 로제 와인은 아름다운 장미 빛을 볼 수 있도록 투명한 병에 담는다.

와인 병의 모양

와인병 모양으로 그 와인의 신상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와인산지나 그 와인에 사용된 포도 품종에 따라서 와인병 모양이 구분되기 때문이다. 프랑스 와인의 기본적인 병 모양으로는 보르도 형과 부르고뉴 형, 알자스 형, 샴페인 형으로 구분된다. 이 같은 것이 전 세계로 확대되어 보르도의 주요 포도 품종으로 만들어진 와인은 보르도 스타일의 병에 담고 부르고뉴 지역이 원산인 피노 누아로 만든 신세계 와인은 부르고뉴 스타일의 병에 담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병 모양만으로 그 와인의 기본적인 특징을 알 수 있다

보르도 형:보르도 스타일의 와인 병은 가장 널리 사용된다. 둥글게 각진 어깨에 목이 좁다란 디자인으로 되어 있다. 보통 보르도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생산되는 까베르네 소비뇽이나 메를로 와인도 이 같은 유형의 병을 사용한다. 진판델이나 끼안띠, 산지오베제 같은 품종 와인도 같은 병모양을 가졌다. 또한 소비뇽 블랑이나 세미용, 피노그리지오와 같은 화이트와인에서도 사용한다. 일부 신세계 와인 중에는 길이를 1인치 정도 더 늘려 좀 더 날씬해 보이거나 더 큰 모양의 병을 사용하기도 한다.

부르고뉴 형:보르도 스타일의 병보다 둘레가 더 크며 어깨가 낮고 완만한 곡선모양이며 키가 더 작은 편이다. 부르고뉴에서는 레드와인은 피노 누아 포도품종으로 만들고 화이트와인은 샤르도네 품종으로 만드는데 이 유형의 병을 사용한다. 다른 국가에서도 동일한 품종에 부르고뉴 병 모양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또한 시라, 그르나슈 품종으로 생산하는 프랑스 론(Rhône) 와인이나, 이탈리아의 바르바레스코나 바롤로 와인 중에도 이런 모양이 있다.

독일 & 알자스 형:어깨부분이 날씬하게 처져있으면서 길쭉한 병모양이 풀룻(Flute) 모양 같다 해서 풀룻병이라고도 불린다. 알자스 뿐만 아니라 독일지방의 와인병모양으로서 대부분 화이트와인에 쓰인다. 레드와인에서는 거의 찾기 힘든 형태이지만 알자스의 삐노 누아는 이 병을 사용하고 있다. 이밖에도 리슬링이나 게부르츠트라미너와 같은 품종으로 만든 와인들 가운데에는 이런 디자인의 병모양이 많다.

샴페인형:샴페인을 담는 병은 부르고뉴 병보다 어깨가 더 넓고 무거우면서 나지막하다. 이는 병속의 탄산가스 압력을 견디기 위함이다. 전 세계의 스파클링 와인은 대부분 이 디자인의 병을 사용한다.

와인 병 크기

대부분 와인의 용량은 750ml이며 가장 널리 활용되고 있다. 보통 우리가 흔히 보게 되는 와인 병은 750ml용량을 담을 수 있는 크기이다. 하지만 375ml나 187.5ml짜리 작은 병의 와인이나 기본 용량의 2배인 1.5ℓ 짜리의 병이나 임페리얼(Imperial)이라고 불리는 6ℓ 짜리 와인 병도 간혹 볼 수 있다.

또한 샴페인이 많이 필요할 경우 ‘네부차네자르(Nebuchadnezzar)’라는 20병의 와인을 한꺼번에 담을 수 있는 큰 병도 있다.

와인 병 크기는 와인을 보관하는 시기와 관계가 있다. 물론 꼭 그런 건 아니지만 와인 병이 작을수록 숙성이 더 빨리 진행된다. 그래서 와인 전문가들은 와인을 오랫동안 저장해두려면 매그넘(Magnum) 사이즈가 가장 좋은 용량이라고 한다. 매그넘 사이즈는 보통 와인 2병 분량에 해당되는 1.5ℓ 용량이다.

만약 큰 용량의 와인을 사고 싶다면 전문적인 용어들을 알아 볼 필요가 있다. 보통 와인 4병에 해당하는 3ℓ 크기의 병을 더블 매그넘(Double Magnum)이라고 한다.

제로보암(Jeroboam)은 미국에서는 5ℓ 짜리 와인을 일컫고, 유럽에서는 주로 4.5ℓ 짜리를 말한다. 임페리얼(Imperial)은 6ℓ 짜리 와인이다. 스파클링 6ℓ짜리 병을 메투젤라

(Methuselar)라고 부르기도 한다.

<와인병 크기에 따른 명칭과 용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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