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口二言 二夫之子

김원하의 취중진담

一口二言 二夫之子

 

요즘 세상 돌아가는 꼴을 보고 있노라면 육두문자(肉頭文字)가 저절로 나온다. 꼴 보기 싫은 사람들이 너무 많다. 옆에 있다면 귀싸대기라도 한 번 날리고 싶다.

어제한 약속을 오늘 뒤집는 일이 다반사다. 힘세다고 약자를 윽박지르면서도 미안해하지 않는 인간들. 야당의 비토권이 있으니까 걱정 말라고 했던 여당이 지난 10일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공수처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한 입가지고 두 말하는 인간들이 모인 집단들이다. 그들이 하는 말은 이제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을 수가 없게 되었다. 공수처법이 왜 그렇게 중한지 소시민들은 잘 모른다. 그렇지만 힘으로 밀어붙이면 언젠가는 부메랑 되어 그들도 같은 일을 당하게 된다. 역사가 그렇지 않던가.

자고 나면 별별 희한한 일들이 벌어진다. 정책이라고 내 놓는 것, 야당이 반대를 해도 다수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힘 있는 여당은 법 개정을 밀어 붙친다. 그들은 언필칭 국민을 위하는 길이라고 강조하지만 어항속 물고기처럼 속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그런데도 뻔뻔한 거짓말로 국민들을 속이고 있다.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 “집값이 안정되고 있다” “취업자가 증가 됐다” 어느 나라 이야기인가. 권력자들이 내 뱉는 말을 뒤집어봐야만 진실이 보인다.

선출직에서 뽑힌 사람이나 임명장을 받고 정치를 하는 사람이건 처음에는 국가와 국민들을 위한다고 해 놓고 세월이 가면 새까맣게 잊고 국민위에 군림하려든다. 이 같은 행태는 비단 이 정권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지만 유독 이 정권에서는 더 심한 것 같다.

때문에 정치가들은 태생적으로 철면피(鐵面皮) 얼굴로 태어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선거철이 아니더라도 해가 바뀌면 이들은 국민 앞에 보랏빛청사진을 내놓고 국민들을 현혹시킨다. 지금까지 보면 청사진은 청사진뿐일 때가 많다. 지금의 야가 여일 대도 그랬다.

연말이 코앞이다. 이들이 내놓았던 보랏빛 청사진이 얼마나 결실을 맺어졌을까. 국민들은 한 두 번 속은 것도 아니어서 무덤덤할지 모르지만 때론 희망고문을 당하는 느낌이다.

해가 바뀌면 또 어떤 청사진을 내놓을까. 이젠 기대도 되지 않는다. 내년에는 서울, 부산시장을 뽑는 보궐 선거가 실시된다. 후보로 나온 사람들은 별별 희한한 보랏빛 청사진을 들고 나올 것이다. 이들에게 진정하고 싶은 말은 일구이언 이부지자란 소리를 듣지 않도록 실천 가능한 청사진만을 제시하기 바란다.

인생사 제잘난 맛에 산다고 하지만 국민의 안위나 행복은 안중에도 없고, 오직 자신의 고집으로 나라를 이끌어 가는 골을 보자니 이 나라가 어디로 가는 것인가 하는 노파심이 앞서서 하는 말이다.

욕(辱)을 입에 달고 다니는 사람이 많다. 특히 운전을 하다보면 욕이 튀어나올 때가 많다. 그래서 어떤 목회자가 6개월 쯤 운전을 하다가 핸들을 놓았다는 우스개 이야기도 있다. 이유인즉, 설교하다가 욕이 튀어나올까봐 그랬단다. 믿거나 말거나 한 이야기지만 요즘은 욕인지도 모르고 욕으로 시작해서 욕으로 끝나는 말들을 한다.

특히 한창 자라는 중·고등학생들이 말을 듣다보면 ×발, ×새끼, ×나 같은 상스러운 말을 달고 산다. 그들은 그 말이 욕인지도 모르고 하는 말 같다.

상대방이 엄청 잘못을 저질러서 욕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욕을 퍼 붓는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란 것을 철이 들어가며 깨닫는다.

우리나라 욕 가운데 최상급의 욕을 꼽으라면 아마 ‘일구이언 이부지자(一口二言 二父之子)일지도 모른다. 그 보다 더 흉한 욕이 없고 그만큼 약속은 소중한 것이니 지키라는 뜻이다. 장부일언 중천금(丈夫一言 重千金)도 같은 의미다. 남자의 말 한 마디는 천금 같이 무겁다는 뜻이다.

친구 사이든 가족 간이든 또는 정치가가 국민에게 한 약속이든 지켜져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최근 밥 먹듯 약속을 하고 지킬 생각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는 빈말이 되고 만다. 특히 빈말을 예사로 하며 산다.

“언제 밥 한번 먹자”라든가 “언제 소주 한잔 하자”고 하는 것이 인사말이 되어 버렸다. 이말을 들은 한국 사람들은 의례 인사치레로 하는 말인 것을 알고 기대도 하지 않지만 외국인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언제 소주 한잔 하자”는 말을 철석같이 믿고 눈이 빠지도록 기별 오기를 기다렸다는 이들이 많다고 하지 않던가.

코로나 정국 핑계대고 약속 지키지 않는 것. 일구이언 이부지자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까 신경 써야 한다.

헌신짝 버리듯 약속 지키지 않는 힘센 권력자들, 해 넘기며 어머니가 바람피워서 아버지가 둘이란 소리 듣지 않도록 신경 좀 써야 되지 않을까. 한잔 하고 하는 말이니 너무 고깝게 듣지 말았으면 한다.

<삶과술>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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