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신년사
하얀 勇氣로 일어나자
辛丑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코로나19로 새해가 새해 같지 않습니다. 올해는 육십 간지 중 38번째로 맞는 소띠 해입니다. 신(辛)이 백색, 축(丑)이 소를 의미하는 ‘하얀 소의 해’입니다.
소는 풍요와 힘을 상징하고, 재산을 의미한답니다. 술사(術士)들이 올해는 경제적으로는 대길하다고 하니 기대를 걸어 봅니다.
애독자 여러분들도 희망찬 소띠 해를 맞아 성실하고 근면한 한해 되시길 바랍니다.
인생길에는 넘어야 할 고개도 많고, 높은 파도를 건널 때도 많지만 지난해부터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19의 쓰나 미는 상상을 초월한 높은 풍랑입니다.
세계 초강대국들조차 코로나 풍랑 앞에선 무릎을 꿇고 말았습니다. 매일 같이 엄청나게 확진 자가 쏟아져 나와 병실이 부족하고, 사망자들이 속출하고 있는 현실이 두렵습니다.
작년만큼 우울하고 무기력해서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을 자주 들었던 적이 없습니다. ‘코로나 우울증’을 앓는 사람이 30%가 넘는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래도 우리민족은 슬기롭게 이겨낼 것입니다.
IMF도 메르스도, 사스도 이겨내지 않았습니까. 모두가 국민들이 힘을 합쳐서 이겨낸 쾌거입니다. 이번 코로나 펜더믹도 잘 이겨 낼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그러나 새해 아침, 친척끼리 모여 앉아 신년 덕담이라도 나누며 떡국조차도 먹을 수 없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하루 빨리 코로나19라는 질병이 근절되기를 학수고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국내정치계 현실은 내편 네 편만 따지고 있습니다. 국민의 안위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모양입니다. 이런 몰지각한 정치가들은 더 늦기 전에 쥐구멍이라도 찾아 들어가야 되지 않을까요.
모든 빛을 반사하여 아무런 색도 없는 무채색이 하얀색입니다. 하얀색 즉, 흰색은 숭고, 순결, 단순함, 순수함, 깨끗함 등의 느낌을 주고 있어 우리 조상들은 오래전부터 흰 옷을 즐겨 입어 백의민족이란 소리를 들었습니다.
흰색은 모든 색을 받아드립니다. 그래서 친구가 많은 색입니다.
또한 심리적으로는 감정이나 사고를 정화해 주는 역할을 하며, 해방감을 준다고 합니다. 흑색과 대조적인 색으로, 눈 같은 색을 좋아한다는 것은 그 만큼 순결하다는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바라건 데 이 정부를 이끌어 가고 있는 위정자들은 새해를 맞아 하얀 도화지 같은 마음으로 국민의 소리를 듣고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주시기 바랍니다. 여태껏 정치가 국민에게 감동을 준적은 드물지만 올해는 정말 감동을 주는 정치를 해 줄 것을 간곡히 바랍니다.
돌이켜 보면 이 정부는 소득 주도 성장을 외쳤지만, 국민들의 삶은 더 피핍(疲乏)해졌고, 실업자가 넘쳐납니다. 지지자들조차 이 정부의 업적이라고 내세울 만한 걸 마땅히 찾지 못한다고 합니다.
위정자들은 자신들 정책만이 옳다는 황소고집을 버리고 귀를 크게 열고 국민들의 소리를 경청하는 한해가 되길 바랍니다.
예로부터 나라의 큰일을 하려면 민심을 얻는 것이 먼저라고 했습니다.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이 능사가 아니고, 무력으로 겁박한다고 되는 것은 더더구나 아니라고 했습니다. 국민의 마음이 함께하면 안 될 일이 없고, 제멋대로 일을 벌이면 될 일도 망치고 말 것입니다.
극소수의 지지자들의 주장만 듣고 정책을 펴는 것은 정말 바보 같은 짓입니다. 중국 사람들은 ‘친구는 많을수록 좋다’(越多越好 朋友)는 말을 입에 달고 삽니다. 지지해주는 친구(국민)들이 많으면 아무리 어려운 일이 닥쳐도 쉽게 해결할 것입니다.
2007년 12월 서해안 태안반도에서는 원유선이 해상 크레인과 충돌하여 원유가 유출되는 끔찍한 일이 벌어진 적이 있었습니다. 이제 태안반도는 망가졌다고 낙심하고 있을 때 전 국민이 달려가서 원유로 범벅이된 모래와 바위를 정화시켰습니다. 이를 보고 세계가 놀랐습니다.
하얀 마음을 가진 국민들이기에 가능했던 것이라 생각합니다.
일본 사람들은 우리 국민을 보고 모래알 같다고 합니다. 모래를 한 움큼 쥐어봐야 전부 빠져나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일본인들이 이런 모래알 같은 한국인들을 보고 놀라워하기도 합니다. 모래에 자갈과 시멘트를 넣고 섞으면 돌처럼 단단해지는데 여기서 모래역할이 크다는 겁니다.
그동안 숱한 어려움을 겪어내는 한민족의 저력을 본 것이겠죠.
많은 사람이 절망하고 분노하며 발만 동동 구른 1년이 지났습다. 어디에서 희망을 찾아야 할까? 허공만 쳐다 볼 것이 아니라 두 주먹 불끈 쥐고 나서야 합니다. 찬바람 세차게 부는 황량한 벌판에 따듯한 햇살이 드리울 날도 머지않았습니다.
척박한 대지에 하얀 눈이 내리면 땅 밑 어디선가 싹을 틔우기 위한 일들을 하고 있는 초목의 숨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하얀 눈은 이들에게 새로운 용기와 희망을 주는 메신저가 되고 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눈앞에는 절망의 그림자만 맴돌지만 절망을 버티면 희망의 날개를 펼칠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우리 모두 하얀소띠해를 맞아 새로운 용기로 일어납시다.
<교통정보신문·삶과술 발행인>
辛丑年 元旦
발행인 金元夏 拜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