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술병』
‘귀밝이술’ 한 잔 먹고 듣는 희망트롯
육정균 (전국개인택시공제조합이사장/시인/부동산학박사)
희망찬 신축년 새해가 시작됐다. 새해 흰 소의 해에는 국가와 사회 모든 부문이 보다 활력이 넘치고 건강해지기를 기원하며 새해 인사를 드린다.
새해 아침 정동진에서
지난해 힘들었지
그래도 아름다운 황금빛 여명 속에 찬란한 일출
다시 새해 아침 정동진, 마음 심쿵하게 뜨는
힘내, 더 사랑 해!
힘내, 더 건강 해!
힘내, 더 행복 해!
신년초부터 시 한 수 적어 여기저기 안부를 물으며 만복 받으시라 덕담을 건네니 벌써 정월 대보름날 ‘귀밝이 술’을 한 잔 드시고, 간절한 자신들의 희망가를 풀어낸다.
A는 말한다. “너무 짧아요! 52시간!” 무슨 이야기인지 들어보니 일리(一理)가 있다. ‘주 52시간 법정 근로시간’은 지나친 노동시간으로 인한 근로자의 노동 착취를 방지하고, 근로자의 건강과 인간다운 삶의 증진을 위하고자 하는 노동계의 강력한 요청으로 입법된 제도로서 사용자가 어기면 처벌까지 받는다고 한다.

당연히 법은 지켜져야 한다. 그러나 요즘처럼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의 불황에서도 굳건하게 경제를 살리고, 나라를 먹여 살리는 기업들이 문제다. 그들은 세계 여러 나라의 수주 물량을 기한 내에 만들어야 하고, 신약과 신기술을 개발할 경우 24시간이 모자랄 때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문적으로 특화된 전문 인력을 24시간 풀가동이 불가피한 데, 문제는 ‘주 52시간 법정 근로시간’을 준수하려면 24시간 풀가동 생산·개발시스템의 가동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근로자의 노동착취가 없는 범위 내에서 연장근무로 돈을 더 받기를 희망하는 근로자와 연장근무체제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용자 간에 상생의 노사협약을 통해 주 52시간 근로시간에 더한 ‘탄력 근무제’로 경제의 숨통을 터줘야 한다는 것이다. 극심한 불황과 일자리가 극도로 감소하는 최악의 상황에서 국가경제를 살리고, 희망하는 근로자들도 건강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돈을 더 벌어 행복해진다면 ‘주 52시간 법정 근로시간’에 ‘탄력 근무제’+α는 당연히 노동계가 먼저 요구해야 할 사항이다.
B는 말한다. “언제 마음 놓고 편하게 살죠? 내일이라도 코로나에 걸릴 공포가 없도록 백신을 접종해주세요! 제약사와의 계약유무 등 어떠한 핑계도 필요 없어요. 작년 1년간 정부가 한 일은 뭔가요? 백신을 자체 개발하던가, 그럴 능력이 없으면 다른 나라의 백신이라도 적기에 바로 구입하여 전 국민에게 접종해서 진단면역을 완성하는 것이 지금 정부가 해야 할 가장 시급한 일이 아닌가요? 왜? 허구한 날 코로나 확진자 수나 알리고, 코로나 확진자만 문자로 정부 기관들이 앞 다투어 국민들에게 실시간으로 전파하며 공포분위기만 조성하나요? 그딴 공포분위기 조성과 스트레스 대신, 설사 코로나에 걸리더라도 얼마든지 완벽한 치료가 가능하다.
그까짓 코로나 정도는 병도 아니다. 국민들이 걸려도 생명에 절대 지장이 없이 치료가 가능한 치료제가 얼마든지 있고, 한국의 의료기술로도 전혀 문제가 없다. 이제부터 국민들은 걱정을 붙들어 매라!”는 정부의 발표가 가장 시급하다. 언제까지 코로나 확진자 타령만 할 터인가?
C는 말한다. “너무 없어요! 싸고 살기에 편하고 좋은 집들이” 정부의 그동안 정책과 국회의 입법 기조로 보아서는 전국적으로 주택보급율이 100%를 넘는 상태에서 “주택 가격이 급등하는 것은 모두 투기꾼들 때문이다”라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정부가 간과한 것은 “정치적 이데올로기를 떠나 최소한 현재 한국 사회를 사는 일반 국민들의 주택에 대한 트렌드를 전혀 모르고, 알려고도 하지 않은 데 있다”는 것이다.

지금 이 시대를 사는 한국 사람은 젊은 층에서 노년층까지 모두 “60~70년대에 추운 겨울날 자다가 일어나서 아궁이에 연탄이나 갈면서 연탄가스로 죽지나 않을까?”하며 걱정해야 했던 연탄아궁이 아파트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값싸고 가성비 좋은 깨끗하고 편리한 호텔급 주거공간을 원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소형 오피스텔이든, 아파트든, 남의 다가구주택의 방 한 칸이든 말이다. 전국적으로 널려 있는 시골의 빈집이나 지방소도시의 낡고 허물어진 빈집들, 사람들이 다 떠나서 정부가 소유자 대신 철거하고 싶어도 철거할 돈이 없어서 방치되고 있는 수많은 폐가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빈집과 함께 주택보급율에 숫자를 보태지만, 낡고 쓸모없는 서울과 수도권의 주택들은 다시 재건축하거나 재개발해야만 요즘 사람들이 인간답게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주택이 될 수 있을 뿐, 모두 다시 짓기 전에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에서 사람이 살기 편한 집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사실부터 자각하라는 말이다.
겨울 날씨는 추워야 맛이라곤 하지만, 너무 추워서 어쩔 수 없이 밖으로 나가야만 벌어먹고 살 수 있는 사람들도 힘들고, 집안에서 여전히 코로나19의 공포에 떠는 사람들도 춥고 고달프기는 매한가지다. “전 국민이 맞을 충분한 백신과 치료제가 있으니 더 이상 걱정 말고, 정부를 믿고 따르라”는 희망트롯이 한잔 먹고 자는 꿈속에서라도 울렸으면 좋겠다.
* 육정균 : 충남 당진 出生, 2000년 작가넷 공모시 당선, 2002년 현대시문학 신인상(詩), 2004년 개인시집「아름다운 귀향」 출간, 2005년 현대인 신인상(小說), 부동산학박사, (전) 국토교통부(39년 근무) 대전지방국토관리청 관리국장(부이사관). 현 개인택시공제조합이사장, 단국대학교 부동산건설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