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적인 외국풍 건축물 12개를 보며 걷는 12사도길

코로나 19로 인해 해외 여행을 못가서 답답하다? 뭔가 새로운 걸 보고 느끼는 여행이 필요하다? 게다가 면역력 강화를 위해 걷는 운동까지 할 수있다면? 이 모두를 해결해주는 곳이 있다. 국내외 건축 전문가들이 설계한 12개의 작은 교회당 건물이 드문드문 있는 섬이다.

그리이스의 산토리니 마을 건축을 연상시키는 1번 베드로의 집에서부터 12번째 가롯 유다의 집까지 모두 다 이국적인 풍광을 자아내는 섬들. 대기점도~소기점도~소악도~진섬~딴섬이 노둣길 (물이 빠지면 생기는 섬과 섬사이의 연결길)로 연결되는 10km 구간을 걷다보면 살짝 지루함을 느낄 때쯤 하나씩 하나씩 12개의 쉼터들이 나온다.

이 쉼터들은 12개의 건물들은 성경에 나오는 12제자의 이름을 따서 지은 것으로 저마다 독특한 구조와 색깔을 자랑한다. 12사도길이라고 이름붙여진 이 섬들은 아이러니하게도 기독교와 카롤릭 신자들보다는 여행과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비종교인들이 더 많이 찾는다.

모든 건물은 기도의 집이라고 하지만 사실 ‘사진의 집’이요, 쉼터이다. 어떤 건물이든 모두가 바닷가를 향하고 있으며 뻥 뚫린 창을 통해 시원한 조망을 즐기도록 설계되었다. 12개의 건물들는 아주 작고 앙증맞아서 요즘의 ‘5인 이상 집함 금지’를 개장 초기부터 미리 실천해온 셈이다.

천 개 이상의 크고 작은 섬들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신안군의 또 다른 이름인 1004의 섬. 12사도길의 중간 종착지인 게스트하우스에서 밤에 작은 창으로 내다보는 천사대교도 힐링과 여유로움을 더해준다.  ‘슬로우 라이프, 가고 싶은 섬’을 표방하는 전라남도의 여러 프로젝트들 중 가장 다도해의 맛과 풍치를 즐길 수 있는 코스인 셈이다.

12사도길은 2020년 2월에 완공되었으나 접근성이 안좋아서 당일치기로 돌기에는 빠듯하다. 공식적으로는 민박집이 두 곳, 게스트하우스가 한 곳뿐이니 하루에 이 코스를 걷는 사람들은 손가락을 꼽을 정도이다. 걷는 도중에는 그 흔한 점빵이나 식당도 찾아볼 수 없다.

이만하면 코로나19 시대에 탁 트인 바다를 보며 맘놓고 걸으며 잠시 외국으로 도보여행을 간 기분을 느껴볼 수 있지 않을까? 그래도 걷기가 지루하거나 머릿결 휘날리는 바닷 바람을 느끼고 싶다면 전기 자전거를 대여해도 된다. 대여료는 단 돈 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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