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 여기愛, 숲멍하러 떠나요

곡성군이 농촌여행 프로그램 ‘곡성 여기애(愛)-태안사 숲멍’을 7월 2일부터 31일까지 선보인다.

곡성 여기애(愛)는 곡성군이 농림축산식품부와 추진하는 지역단위 농촌관광 사업인 ‘농촌애(愛)올래’의 하나다. 2020년 12월 첫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해 농촌과 지역주민, 로컬푸드, 환경을 생각하는 농촌여행 상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올 봄에는 ‘섬진강 물멍 트레일워킹’으로 생태 여행자들로부터 각광을 받은 바 있다.

여름 시즌을 맞이한 곡성 여기애는 ‘태안사 숲멍’을 내놓았다. 말 그대로 숲에서 하릴없이 멍을 때리는 것이 여행의 핵심이다. 여행에서 무엇인가를 얻어가기보다는 불필요한 잡념 등을 버리고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하는 시간을 보내자는 생각을 담고 있다.

참가자들은 태안사 숲길을 따라 걸으며 즐기는 ‘숲멍’과 조태일시기념문학관 투어, 치유의 숲 체험, 발효 음식 체험, 서봉 할매시인마을 투어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숙박은 지역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로컬민박 곡성스테이에서 하게 된다.

전체 프로그램은 3박 4일 간 진행되지만 참여자 사정에 따라 1박 2일이나 2박 3일만 신청해서 참가할 수도 있다. 다만 부분 참여의 경우 둘째날이나 셋째날부터 참여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첫째날부터 원하는 기간만큼 참여해야만 한다. 출발일은 매주 매주 금, 토, 일일 기준으로 운영된다.

[여행 1~2일차] 태안사 숲길 걸으며 시 한 구절 마음에 새겨

첫째 날에는 먼저 태안사 숲길에 있는 조태일時기념문학관을 들르게 된다. ‘국토서시’로 알려진 조태일 시인의 육필 원고와 유품을 관람할 수 있는 곳으로 전문 해설사의 설명과 함께 문학관 투어가 진행된다. 문학관을 나오면 드디어 태안사 숲멍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약 100분간 3.5km의 태안사 숲길을 자신의 속도에 맞춰 걷게 된다. 숲길 옆에는 청량한 계곡소리가 재잘거린다. ‘숲멍’을 제대로 즐길 수 있도록 간단한 명상법 등을 안내받을 수도 있다.

둘째 날에는 청계동에 위치한 국립치유의 숲을 방문한다. 숲 치유 전문가와 함께 숲 산책, 건강 체조 등을 즐길 수 있다. 점심식사로는 초정발효학교에서 건강하게 만든 발효음식이 제공된다. 식사를 마치고 과일 와인 만들기 같은 발효음식 체험도 할 수 있다.

[여행 3일차] 비대면 안심 관광지 도림사 계곡에서 즐기는 여름 피서

셋째 날 일정을 소화하려면 물놀이 복장을 준비해야 한다. 도림사 계곡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날이기 때문이다. 널찍한 암반 위에서 굼실거리는 투명한 물결이 무더위를 잊게 한다. 탁족만으로도 족하지만 풍덩 하고 온 몸을 담그면 머리끝까지 서늘하다.

시린 계곡물에 체온을 뺏길 때쯤 어느새 허기가 찾아온다. 고기도 좋고, 배달음식도 좋지만 이왕이면 자연스러움을 계속 즐기고 싶다. 마침 로컬푸드로 만든 로컬 도시락이 제공된다. 슴슴한듯 부담 없이 식도를 미끄러지는 느낌이 자꾸 입맛이 당긴다.

한바탕 물놀이를 즐긴 후에는 가정체험마을에서 약 2시간 동안 농촌체험이 이어진다. 농촌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식재료로 먹거리로 만드는 쿠킹 클래스라고 생각하면 된다. 직접 음식을 만드는 것도 재밌지만 로컬 도시락으로 미처 채우지 못한 배를 든든하게 한다는 점에서 완벽하다.

[여행 4일차] 시인 할매들의 삶 속에서 느끼는 보편적인 노래

넷째 날에는 서봉할매 시인마을 투어가 진행된다. 서봉할매 시인 마을은 길작은도서관에서 한글과 시 쓰기를 공부한 마을 어르신들이 사는 곳이다. 할머니들이 쓴 시는 시집으로 출간됐고, 할머니들의 이야기는 ‘시인할매’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여전히 할머니들은 한글 공부와 글 쓰기를 하고 있으며, 마을 곳곳에서는 할머니들이 쓴 시를 만나볼 수 있다.

여행 비용은 1인당 1박 2일 6만원, 2박 3일 11만원, 3박 4일 17만 5천원이다. 4세 미만은 무료, 4세~ 7세까지는 50%의 금액이 적용된다. 이처럼 저렴하게 상품을 구성할 수 있었던 것은 총 경비 중 약 45%가 곡성군과 농림부로부터 지원됐기 때문이다. 프로그램 참여는 협동조합 섬진강두꺼비(061-363-5650) 또는 <그리곡성> 온라인 채널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김홍덕 외신 기자  / Hordon Kim, International Editor (hordon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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