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양조장
서울에서 작은 양조장 차리기(4)
최우택 대표 (전통주양조장 ‘같이’)
‘양조장 역시 장사고, 사업이기 때문에 결국은 부동산의 위치가 중요하고, 부동산의 위치를 택했을 때, 크기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용적률을 늘려 어느 정도 공간부족을 해결 가능하다.’
이런 내용이 지금까지의 이야기였다. 모든 것이 공간이 있다면 시간 또한 중요한 것, 그렇다면 시간에서 재미를 보는 방법은 없을까? 회전율 이라는 단어를 이해하면 가능 할 것이다.
일반서비스나 요식업이 아닌 제조업인 양조장은 황금시간대, 브레이크 단어와는 무관한 산업이다. (물론 1년 단위로 보면 연말연시, 명절과 같은 피크는 존재한다.) 결국 정해진 시간 안에 정해진 공간에 시간을 단축시키면 매출은 늘어날 것이며, 마진 또한 늘어날 것이다.
그럼 우선 질문을 해보자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까?” 이다.
답은 “경우에 따라 다르다”이다.
사실 주세법에서 보는 술은 “마실 수 있고” “0.5%의 알코올 포함된” 음식이다.
물론 발효제의 종류나, 양 그리고 발효온도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표1에서 보이는 것처럼 하루정도만 발효만 시켜도 법적으로 술은 완성되어 지고. 2~3일만 추자 적으로 발효시켜면 10도의 알코올이 나오기 때문에 제품으로서의 술 역시 완성되어 진다.
조선시대의 고문들을 읽어보면 일일주(一日酒), 일야주(一夜酒) 계명주(鷄鳴酒)라는 술이 존재하는 것처럼 하루만에도 어느 정도 먹을 수 있는 술이 완성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디 고전 속에서만 존재할까. 배상면에서 직영으로 운영하는 느린마을막걸리 양조장에서는 2~3일되는 술을 봄, 4~5일된 술을 여름으로 판매하는 것도 모자라 1~1.5일 발효된 술을 “초봄”이라 술로 판매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이 2가지의 경우 다 “완성된 제품”을 병입하여 삼품으로 판매하는 제품으로서 술이 아니라, 현장에서 바로 먹는 음식으로서 술이기 때문에 이렇게 짧은 시간에 발효하며, 먹을 수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하지만 표에서처럼 밑술 덧술을 포함해 1주일이면 어느 정도의 술이 완성 되 판매되는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페트병에 담겨져 있는 술이 저렴한 이유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다시 질문을 해보자 “상품가치를 가지기 위한 고부가 가치의 제품들은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까?”
그거 역시 “경우에 따라 다르다”이다.
만드는 술이 증류주라면 숙성하면 숙성할수록 맛이 좋아지지만, 이러한 시스템은 규모의
경과 시간 | pH | 산도(㎖) | 알코올(%) | 품온℃ | 환원당(%) |
1단 담금 24시간 | 3.4 | 17.1 | 0.5 | 23 | 3.8 |
2단 담금 직후 | 4.1 | 7.0 | 3.5 | 20 | 1.9 |
2단 담금 12시간 | 3.9 | 7.4 | 9.2 | 28 | 0.4 |
2단 담금 24시간 | 4.0 | 7.7 | 12.5 | 32 | 0.4 |
2단 담금 36시간 | 4.1 | 8.0 | 14.0 | 32 | 0.2 |
2단 담금 60시간 | 4.2 | 8.0 | 14.8 | 27 | 0.1 |
2단 담금 80시간 | 4.3 | 8.2 | 15.2 | 24 | 0.1 |
경제이기 때문에 소규모 양조장의 취지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위스키처럼 수십년를 투자하지 않는다 해도 꽤많은 증류양조장에서 0.6~3년은 숙성시켜 출하하는 경우들이 늘어나고 있다.
◇ 탁·약주 술덧의 정상적인 발효경과 예
표1 시간포별 술 성분 변화
그렇다면 결국 청주와 탁주만이 남게 되는데, 앞서 말한 것처럼 대부분의 소규모 양조장들은 세금이나, 술의 숙성기간을 위한 공간필요 때문에 대부분 탁주에 국한되어 양조를 하거나 탁주 위주로 양조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필자의 양조장인 ‘같이양조장’, 강남의 C막걸리, 문례의 현지날씨 등 말이다. 여기서 하나의 궤를 발견 할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술들은 탁주+부재료이다. 물론 여러 가지 이유로 부재료를 넣기 때문에 하나의 이유로 귀결시키기는 불가능하다. 때문에 필자의 이유로 한정해서 글을 쓰겠다.
술을 숙성시키는 가장 큰 이유는 향의 증진이다. 그리고 이 향중 가장 비중을 차지하는 물질이 에스터(ester)라는 물질인데 이 물질은 산과 알코올이 합쳐진 물질이다. (술의 장르 상관없이 대부분 술에서 나는 과일 향은 에스터이다. 표2참고) 즉 술이 숙성을 거치며 술 속의 산과 알코올들이 결합하며 이 물질이 생산되어지고, 이것이 술의 향으로 전환되는데 이물질이 많을수록 술의 향이 풍성해지고 다양해진다.
하지만 이 향이 생기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거나 에스터로 표현되기 어려운 향이면, 그 물질을 직접 넣어주어 시간을 버는 것 역시 방법이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호에>
필자 최우택
▴전통주양조장 같이 대표 ▴2015 강릉단오제 대상 ▴2015~2020 한국전통주연구소 산하 공방운영▴건국대 와인양조학석사▴2020 주인선발대회 금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