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그때 다른 거짓말

데스크칼럼

그때그때 다른 거짓말

한국에는 3대 거짓말이 있다. 장사하는 사람이 “이것 정말 원가로 드리는 겁니다.” 나이 든 사람이 “늙으면 죽어야지 오래 살아서 뭐하겠냐”, 노처녀 “시집 안가고 아빠랑 살래요” 흔히 이 거짓말을 한국의 3대 거짓말이라고 한다.

소비자가 원가를 알 턱이 있나. 나이 들어 제일 많이 지출되는 돈이 병원비인데 죽어야지 하는 말과는 배치되는 말. 처녀가 시집안가겠다는 말 믿어야 하나, 요즘은 독신주의(?)가 하도 많아서 꼭 거짓말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그런데 요즘은 이런 거짓말 말고 진짜로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사람도 많다. 안내원 멘트에서 빼 놓지 않고, “사랑합니다. 고객님”-사랑은 안 해도 좋으니 전화나 제 때 받으시든지. 중국집 사장님 배달 독촉 전화에 “방금 출발했습니다.” 야! 빨리 면 뽑아.

또 사장이 “우리 회사는 가족 같은 회사야….” 그러면 수입 많이 날 때 보너스나 두둑이 주시든지. “반갑다. 친구야! 언제 술 한 잔 하자” 일 년을 기다려도 연락이 없다. 이 약속이 새빨간 거짓말인지 아는 사람은 아마 한국 사람뿐이라지…. 이 말을 들은 외국인들은 눈이 빠지도록 전화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던데….

국어사전에서 거짓말은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꾸며 대어 말을 하거나 전과는 아주 딴판으로 말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요즘 내년 대선을 앞두고 대통령 후보로 나온 사람이 국정감사장에서 ‘내가 했다’라고 했다가 발언한 것이 여러 가지로 불리해지자 발언 하루 만에 ‘나는 몰랐다’고 하는 것이 전형적인 거짓말이 아니겠는가.

시중에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최근 경기도청에서 열린 ‘2021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한 것 중 거짓말이 상당 할 것이란 말들이 돌고 있다. 가부 진위는 사법당국이 판단하겠지만 말이다.

거짓말은 고의성이 짙다. 실수와는 딴판이다.

거짓말이 들통 났을 때 끝까지 밀어 붙이는 고집을 부릴 것이 아니라 빠르게 사과 하는 것도 기술이다.

이동규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사과(謝過)의 기술’에서 “올바른 사과는 역전의 최고급 스킬(skill)이다.”고 했다.

사과에도 3원칙이 있는데 내용, 태도,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보통 쓰는 ‘sorry’는 어원(sor)에서 보듯이 당신을 아프게 해서 나도 아프다는 의미다. 용서(容恕)를 구하는 정식 사과 용어는 ‘apology’이다. 사과학 이론상 가장 핵심은 역시 사과의 진정성과 공감이다.

제대로 된 사과는 오히려 이전보다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는 최고 성능 윤활유가 될 수 있다.

어떤 대통령 후보는 말실수를 사과 하다가 잘못 표현된 사진 한 장으로 두 번이나 사과를 하는 촌극을 벌이기도 했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크든 작든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을 때도 있고, 본의 아니게 거짓말이 되어 버릴 때도 있다.

우스갯소리로 할아버지와 손자가 목욕탕엘 갔다. 할아버지가 열탕에 들어가면서 “아! 시원하다.”고 하자 손자가 시원하다는 말을 듣고 따라 들어갔다가 탕 물이 뜨거우니까 “세상이 믿을 사람 하나도 없다.”는 말에서 보듯 우리의 일상에는 표현상 거짓말을 할 때가 많다.

옆집 아이가 좀 못생겼어도 잘생겼다고 해야지 곧이곧대로 말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이런 때 선의의 거짓말이 필요하다.

공자가 노(魯)나라 정공(定公) 때 형법을 책임진 사구(司寇:형조 판서)가 돼 국정에 참여하게 되자 7일 만에 소정묘(少正卯)를 처벌했다. 이에 제자들도 깜짝 놀라 공자에게 물었다.

이에 공자는 제자들을 앉으라고 하고서 이렇게 말했다.

“내가 너희들에게 그 까닭을 말해주겠다. 사람에게 악한 것이 다섯 가지가 있는데 도둑질(盜竊)은 그중에 포함되지 않는다. 첫째는 마음이 두루 통달해 있으면서도 음험한 것, 둘째는 행실이 편벽되면서도 고집스러운 것, 셋째는 말에 거짓이 있으면서도 그럴싸하게 말을 잘하는 것, 넷째는 알고 있는 것이 추잡스러우면서도 박식한 것, 다섯째는 그릇된 일을 일삼으면서도 겉으로는 그럴싸해 보이는 것이다. 무릇 어떤 사람이 이 다섯 가지 중에 한 가지만 갖고 있어도 군자의 처형을 면할 수 없을 것인데 소정묘는 이 모든 것을 다 갖추고 있었다. 이런 자는 소인들의 영웅이라 할 수 있으니 처형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었다.”고 했다고 한다.

이런 사람들이 선거철이 되면 날 뛴다. 공자의 혜안(慧眼)으로 이런 자들을 찾아내 이들에게 표를 주지 않는 것이 그들을 벌주는 것이다.

<교통정보신문·삶과술> 벌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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