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에 다시 늘어나는 홈술족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시작 이후 코로나19 확산이 거세지고 새 변이인 오미크론까지 등장하면서 송년회 등 각종 모임이 대부분 취소되는 분위기다. 이에 아쉬운 마음을 집에서 술을 마시며 달래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전문가들은 홈술 문화가 알코올 의존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큰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김태영 원장은 “홈술은 음주 자체가 목적인데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마셔 자제가 어렵기 때문에 과음이나 폭음을 할 가능성이 높다”며 “과음을 하지 않더라도 홈술을 자주 즐긴다면 알코올에 내성이 생겨 뇌가 조건반사적으로 술을 찾는 의존 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홈술의 영역이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홈술의 확산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의 성장세가 맞물려 집에서 영화를 보며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급증하자 이들을 지칭하는 ‘넷술족(넷플릭스+홈술)’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다사랑중앙병원 김태영 원장은 “영상을 보며 술을 마시면 무의식중에 계속 마시게 돼 과음하기 쉽고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판단하기 어려워진다”며 “홈술로 인한 의존 증을 예방하려면 술을 마시면서 틈틈이 본인의 음주 상태를 체크하고, 스스로 술 마시는 횟수와 양을 정하는 등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홈술 용품을 구입해 집에 바를 차리고 보드카나 위스키를 베이스로 한 다양한 칵테일을 취향에 맞게 직접 제조해 즐기는 ‘홈텐딩’ 문화가 급부상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장기간 위축되었던 고도주 시장이 다시금 커지고 있다. 최근 주류산업협회와 관세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위스키 수입액은 9,321만 달러(한화 약 1,100억 원)로 전년 동기대비 73.1% 늘었다. 위스키 수입액이 증가한 것은 2014년 이후 7년 만이다.
그러나 달콤한 음료와 술을 섞어 마시는 칵테일은 분해되기 어려운 당 때문에 다른 술보다 숙취를 유발하고 살이 찔 확률이 높다. 김태영 원장은 “칵테일은 과당이 많이 들어가 당류가 체내에 남아 지방으로 축적되기 쉽다”며 “특히 카페인이 다량 함유된 에너지 음료와 술을 함께 마시면 각성효과로 인해 더 많은 양의 술을 마시게 돼 건강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집에서 술 마시는 일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아무리 가볍게 즐기는 술이라도 모든 음주는 알코올 중독이라는 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술은 면역력을 떨어뜨려 감염 위험을 높이고 건강을 해치는 원인이므로 부디 경각심을 가져 모두가 안전하고 즐거운 연말을 보내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