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차, 얼마큼 아세요?

홍차, 얼마큼 아세요?

 

영국人, ‘브렉퍼스트 티’ 등 하루 4~5잔 마셔
인도, 근래 세계 1위 홍차 생산국이자 소비국
다즐링, 우바, 키먼…세계 3대 홍차로 유명세

 

 

 

중국의 전설에 따르면 홍차는 지금으로부터 5000여 년 전인 기원전 2737년에 신농씨(神農氏)가 처음 마신 것으로 돼 있다.
오늘날 차를 마시는 대표적인 나라는 영국이다. 영국인들은 아침에 일어나서 마시는 브렉퍼스트 티(breakfast tea)로 시작해 애프터눈 티(afternoon tea), 하이 티(high tea) 등 하루 4~5잔을 마신다. 그러나 이렇게 홍차를 마시는 관습은 불과 100년 전에 널리 퍼진 것이다. 19세기 중엽까지는 영국인들조차 차보다 커피를 더 많이 마셨다. 추측하건데 영국은 정부가 정책적으로 국민들의 기호를 커피에서 홍차로 유도한 것으로 보인다.
유럽인들이 처음 마신 차는 중국에서 수입한 녹차나 약간 발효된 녹차에 설탕․우유를 넣은 것이었다. 홍차가 본격적으로 나온 건 19세기의 일이다.

 

홍차의 탄생

이에 대해선 유명한 얘기가 있다. 중국에서 유럽으로 배에 녹차를 싣고 가는데 적도의 뜨거운 태양열을 받다보니 찻잎이 발효됐다. 유럽에 도착해 상자를 열어보니 찻잎의 색깔은 이미 까맣게 변해 있었다. 버리기 아까워 이를 끓여 마셨더니 생각보다 맛이 좋아서 이후로도 계속 마시게 됐다는 것이다. 찻잎에는 산화효소가 있어서 그대로 놓아두면 자연발효가 일어난다.
중국에선 잎을 딴 즉시 가열해 효소를 불활성화시켜 녹차를 만들었는데, 제조과정 중 우연히 잘못 돼 발효된 차가 바로 홍차다. 최초의 홍차는 17세기 초 복건성(福建省) 숭안(崇安)에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언제부터 영국에서 마시게 됐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1780년 중국차의 대표 격인 ‘키먼’이 영국 문헌에 있는 것으로 볼 때 이즈음부터 중국에서 홍차가 수입되기 시작했고, 19세기 중엽부터는 거의 모든 영국인들이 홍차를 즐겨 마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다른 설로는 1839년부터 인도 아삼 지방의 발효된 차를 들여오기 시작했는데, 이것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홍차가 널리 퍼졌다는 얘기도 있다.

 

스트레이트 티(Straight Tea)

아무것도 섞지 않은 순수한 홍차를 말하며, 원산지에 따른 이름을 붙인다. 크게 인도, 스리랑카, 중국으로 나눈다.

 

⑴ 인도의 홍차

인도는 오늘날 세계 1위의 홍차 생산국이자 소비국이다. 북동 지방의 다즐링, 아삼과 남인도 지방의 닐기리가 유명한 홍차 산지(産地)다.

 

① 다즐링(Darjeeling)
원산지_ 인도 북동부의 히말라야 구릉지대
색_ 오렌지색
마시는 법_ 주로 스트레이트
특징_ ‘홍차의 샴페인’이라고 할 만큼 유명하다. 질 좋은 화이트와인에 비교되기도 한다. 세계 3대 홍차 중 하나이면서 가장 높은 인지도를 지니고 있다. 생산량이 적어 비싸며, 등급도 다른 홍차와 다른 기준으로 매겨진다. 최고급품은 머스캣향, 즉 야생화 같은 향기를 내는데, 이 독특한 향은 밤낮의 기후차가 심해 안개가 자주 끼는 다즐링 지방의 독특한 기후 때문이다. 그러나 100% 다즐링은 보기 어렵다. 시중 대부분의 다즐링은 다른 차와 블렌드(blend)한 것으로 보면 된다. 저녁식사 후에 잘 어울린다.

② 아삼(Assam)
원산지_ 인도 북동부의 정글지방(세계 최대 차 생산지)
색_ 맑고 진한 홍색
마시는 법_ 주로 밀크티
특징_ 넓은 아삼 지방의 지리적 특성(7만8438㎢ 면적으로 우리나라와 비슷함)으로 인해 특산종이 여럿 존재한다. 햇볕이 강렬하고 비가 자주 내리는 아삼 지방의 기후에서 나오는 차답게 뚜렷하고 강한 맛과 몰트(malt)의 향, 색깔이 잘 조화돼 있다. 아이리시 브렉퍼스트(Irish Breakfast)가 거의 100% 아삼 홍차다. 그러나 쓴맛, 떫은 맛 때문에 우유와 블렌딩해 마시기도 한다. 아침식사 때나 오전 중 가벼운 다과와 함께 마시며, 쌀쌀한 오후에 마시면 더욱 좋다.

③ 닐기리(Nilgiri)
원산지_ 남인도 고원지대
색_ 진한 홍색
마시는 법_ 다양함
특징_ 스리랑카와 기후가 비슷한 남부지방에서 나기 때문에 여러 면에서 실론티(Ceylon Tea)와 비슷하다. 색은 선명하지만 다른 인도산 차보다 개성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주로 블렌드 재료로 쓴다.

 

⑵ 실론티

인도 남쪽의 작은 섬인 스리랑카에서 나는 차를 실론티라고 부른다. 칸디, 우바, 딤불라, 누와라 엘리야 등이 대표적인 실론티다. 다른 곳에서 나는 홍차에 비해 누구라도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는, 그래서 초보자들에게 적당하다. 맛이 풍부하며 향은 중후하고 그윽해 실론(스리랑카)을 차의 섬이라고도 한다. 실론티는 우려낸 차의 빛깔이 오렌지색에서 황금색에 가까워 ‘홍차의 황금’이라고도 불린다. 향이 강하지만 개운한 맛과 감칠맛을 지니고 있어 공복에 스트레이트로 마셔도 좋다.
홍차하면 생각나는 상표가 하나 있다. 바로 ‘립톤(Lipton)’이다. 이 립톤사(社)의 창시자인 토마스 립톤이 실론섬에서 홍차를 다량 재배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에 ‘귀족들의 음료’로 부르던 홍차가 대중적인 음료가 될 수 있었다. 립톤이 한 유명한 말은 현재 립톤사의 사훈(社訓)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모든 제품에도 쓰여 있다. 바로 ‘Direct from the tea garden to the pot’(즉시 차밭에서 찻잔으로)이다.

 

① 칸디(Kanday)
원산지_ 실론섬 북부
색_ 밝은 홍색
마시는 법_ 다양함
특징_ 실론의 홍차는 주로 남부 고산지대에서 재배하는데 유일하게 북부에서 이름난 곳이다. 이곳의 홍차는 쓴맛이 적기 때문에 초보자에게 적당하다.

② 우바(Uva)
원산지_ 실론섬 남동부 우바 고원지대
색_ 밝은 홍색
마시는 법_ 주로 밀크티(스트레이트도 좋음)
특징_ ‘실론티 중의 실론티’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우바 고원지대의 독특한 기후가 우바 홍차의 진한 맛을 만들어낸다. 색깔은 약하지만 맛과 향이 강해 초보자보다 어느 정도 홍차를 즐길 줄 아는 사람에게 적당하다. 은은한 장미향을 지니고 있어 애호가들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세계 3대 홍차 중 하나.

③ 딤불라(Dimbula)
원산지_ 실론섬 중앙산맥 서부
색_ 진한 홍색
마시는 법_ 다양함
특징_ 우바보다 향이 조금 떨어지지만 맛과 향을 부담 없이 즐기기엔 아주 좋다. 홍차 하면 떠올리는 진한 홍색이어서 맛과 향 외에 색까지 즐기는 시각효과가 만점이다.

④ 누와라 엘리야(Nuwara Eliya)
원산지_ 실론섬 중앙산맥 남서부 표고 1800m 이상의 고원지대
색_ 연한 푸른색
마시는 법_ 스트레이트
특징_ 다즐링과 같이 고산지대에서 나는 차(실론은 산지가 높을수록 고급차)답게 야생화초 같은 향과 맛을 지니고 있다. 립톤의 푸른색 포장인 ‘엑스트라 퀄리티(Extra Quality)’는 이 차가 주성분이다.

 

⑶ 중국의 홍차

차를 처음 마시기 시작한 사람들은 중국인이다. 오늘날의 녹차, 우롱차, 홍차는 모두 중국에서 만들었다. 그러나 현대 중국의 차는 주로 녹차이며 홍차는 극히 적다.

 

① 키먼(Keemun)
원산지_ 중국 안미성(安微省․상하이 근처)
색_ 밝은 오렌지색
마시는 법_ 스트레이트
특징_ 난초의 향 같은 특이한 향기가 일품이다. 인도의 다즐링, 스리랑카의 우바와 함께 세계 3대 홍차로 일컬어진다. ‘중국차의 부르고뉴 와인’이라고 불리며, 잉글리시 브렉퍼스트와 얼 그레이의 베이스로 많이 쓰인다.

② 랩상 수숑(Lapsang Souchong)
원산지_ 중국 복건성
색_ 진한 오렌지색
마시는 법_ 밀크티, 아이스티
특징_ 찻잎을 솔잎 태우는데 그을려 만들기 때문에 소나무향이 난다. 러시아 캐러반의 블렌드로 쓰기도 한다. 차를 만드는 회사에서 여러 산지의 찻잎을 블렌드해 만든다. 홍차가 영국에서 발달했기 때문에 ‘로열 블렌드’, ‘프린스 오브 웨일즈(Prince of Wales)’ 등 영국 왕실과 관련된 이름이 많다.

③ 잉글리시 브렉퍼스트(English Breakfast)
주성분_ 실론티와 인도차 또는 키먼차의 블렌드
색_ 진한 홍색
마시는 법_ 밀크티
특징_ 인도 아삼 지방에서 생산되는 차의 우수한 중간 잎으로 만든 독특한 홍차. 감칠맛을 지닌 매우 상큼한 향과 맛이 강하고 가는 찻잎을 써서 빨리 우러나온다. 카페인이 많다. 정신이 맑아지고 개운한 기분이 드는 탓에 주로 아침에 마신다.

④ 아이리시 브렉퍼스트(Irish Breakfast)
주성분_ 거의 100% 아삼
색_ 진한 홍색
마시는 법_ 밀크티
특징_ 우유와 설탕을 듬뿍 넣어서 마시는, 대단히 강렬한 차다.

⑤ 로열 블렌드(Royal Blend)
주성분_ 제조회사마다 다름
색_ 진한 색
마시는 법_ 밀크티
특징_ 엄선된 다즐링, 아삼에 실론산(産) 홍차를 블렌드한 전통적인 영국 타입의 홍차다. 영국의 밀크티로 맛보기를 권한다.

⑥ 오렌지 피코(Orange Pekoe)
주성분_ 실론차와 인도차의 블렌드
색_ 밝은 홍차색
마시는 법_ 다양함
특징_ 홍차하면 연상되는 전형적인 색, 맛, 향기를 내는 가장 대중적인 홍차. 황금빛깔의 은은한 맛으로, 하루 중 어느 때나 즐길 수 있다. 여름에 아이스티로 만들 수 있는 대표적인 홍차다. 우유나 레몬을 곁들여 마시면 더욱 좋다.

⑦ 애프터눈 티(Afternoon Tea)
주성분_ 주로 아삼차
색_ 진한 홍색
마시는 법_ 다양함
특징_ 맛이 부드럽다. 과자를 곁들이지 않고 홍차만 마셔도 좋다.

⑧ 러시아 캐러반(Russian Caravan)
랩상 수숑이나 키먼 등 중국차와 인도차를 블렌딩해 밀크티로 마신다. 러시아인들은 잼이나 꿀을 넣어 매우 달게 마신다. 바닷길이 열리기 전에는 육로로 러시아를 통해 유럽으로 중국차가 들어오면서 유래했다. 찻잎에 베르가못, 정향나무, 사과, 딸기, 복숭아 등의 향을 더해 만들며, 그 종류가 다양하다.

⑨ 얼 그레이(Earl Grey)
주성분_ 주로 키먼차+베르가못 향
색_ 진한 오렌지색
마시는 법_ 스트레이트 또는 아이스티
특징_ 베르가못이라는 과실나무의 향을 찻잎에 섞은 차다. 주로 오후에 마시는데 아침식사 후나 기름기 많은 음식이 있는 저녁식사 후에 마셔도 아주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영국 수상이었던 그레이 백작에게 진상(進上)된 것이 그 유래다. 아이스티로 만들기 쉬운데, 이 때문에 홍차 전문점에서 내는 아이스티는 주로 얼 그레이를 사용한다. 우유나 설탕을 곁들이지 않고 즐겨도 좋다.

⑩ 애플(Apple)
주성분_ 찻잎+사과향
색_ 진한 오렌지색
마시는 법_ 스트레이트 또는 아이스티
특징_ 사과의 상큼함이 홍차와 조화를 잘 이룬다. 오후의 나른한 시간이나 기름진 음식을 먹고 난 후의 한 잔은 개운함과 상큼함을 남겨준다. 이밖에 복숭아, 레몬라임, 망고, 포도, 딸기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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