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동영의 唐詩 시리즈 詩聖 杜甫
언제나 천만칸 집을 지을꼬(20)
두보 시 33수
있는 자여! 없는 자에게 베풀 순 없을까
二 十 八 首
北征
북정:북으로 가다
북정은 두보의 대표작으로 700자 40구로 된 5언 율시이다.
내용이 장편 서사시라 임의로 6편으로 나누어 그 중에서 공감대가 형
성될 만한 1, 3, 4, 5편의 부분을 골라 옮겼다
1편– 憂虞何時畢
皇帝二載秋, 閏八月初吉。
杜子將北征, 蒼茫問家室。
維時遭艱虞, 朝野少暇日。
顧慙恩私被, 詔許歸蓬蓽。
拜辭詣闕下, 怵惕久未出。
雖乏諫諍姿, 恐君有遺失。
君誠中興主, 經緯固密勿。
東胡反未已, 臣甫憤所切。
揮涕戀行在, 道途猶恍惚。
乾坤含瘡痍, 憂虞何時畢?
숙종 황제 즉위 이듬해 가을
윤팔월 초순에 날을 잡아
나 두보는 북으로 길을 떠나
멀고 아득한 집을 찾아 나섰다.
어렵고 근심스런 때를 만나
조정과 재야가 한가한 날이 없는데
송구스럽게도 이 몸 성은을 입어
집에 돌아가도록 허락을 받았다.
하직 인사드리고 궐문에 이르렀으나
근심스레 주저하며 문을 나서지 못했다.
비록 모자라 간언할 자질 없으나
혹시 임금께 허물이 있을까 두렵다.
임금께서는 진실로 중흥의 군주시니
정사(政事)에 매우 힘쓰고 계시다.
동쪽 적군의 반란이 끝나지 않아
이 신하 두보는 울분을 억누르지 못한다.
눈물을 뿌리고 임금 계신 곳을 생각하니
길을 가도 정신이 아득하기만 하다.
온 천지가 전쟁의 상처뿐이니
이 근심 걱정은 언제나 끝나리오.
◇ 배경
이 시는 두보가 숙종 때 간언의 벼슬을 하며 반군 토벌에 실패한 방관을 변호하다가 숙종의 노여움을 사 집에 가서 근신하라는 명을 받고 봉성에서 그의 집 부주로 북향하여 떠나면서 시작된다.
◇ 어휘
北征(북정) 피난지 봉상에서 가족이 있는 부주인 북으로 간다 하여 북정이라 하였다.
二載(이재) 2년째.
初吉(초길) 초하루.
蒼茫(창망) 불안. 궁금함.
維時(유시) 바로 지금.
遭艱虞(조간우) 고난과 걱정을 당함.
慙(참) 송구스럽다.
詔許(조허) 칙명으로 허락받아(방관의 패전을 두둔하다 숙종의 노여움으로 하야 당함).
蓬蓽(봉필) 초라한 집(쑥대풀 가시나무 문).
怵惕(출척) 두렵고 겁이 남.
經緯(경위) 경륜.
密勿(밀물) 열심히 하다.
憤所切(분소절) 통절히 분개함.
揮涕(휘체) 눈물을 훌처버림.
戀行在(연행재) 행궁에 있는 임금을 우러러 그리워함.
恍惚(황홀) 어찌해야 좋을지 모름.
瘡痍(창이) 전란의 상처.
畢(필) 끝나다.
◇ 해설
두보는 개인 생활에도 성실했고 동시에 나라에 대해서도 걱정하는 애국애민의 충신이었다. 그러한 성실하고 진지한 인간상이 북정에도 잘 나타나 있다. 특히 사실주의적 시인으로서의 표현이 정확하고 신선한 맛이 나며, 휴머니스트로서의 인간미도 짙게 풍기고 있다.
3편– 寒月照白骨
雨露之所濡, 甘苦齊結實。
緬思桃源內, 益歎身世拙。
坡陀望鄜畤, 巖谷互出沒。
我行已水濱, 我僕猶木末。
鴟鳥鳴黃桑, 野鼠拱亂穴。
夜深經戰場, 寒月照白骨。
潼關百萬師, 往者散何卒?
遂令半秦民, 殘害爲異物。
況我墮胡塵, 及歸盡華髮。
經年至茅屋, 妻子衣百結。
비와 이슬에 축축이 적신 채로,
달고 쓴 열매들이 제각기 맺혀있네.
무릉도원이 이러할까 생각하다가
탄식할수록 이 신세가 초라하구나.
비탈진 언덕에 부주의 제단이 바라보이고
바위 계곡은 솟고 꺼지고 굴곡도 많네.
나는 물가에 이미 닿았는데
종놈은 여태 나무 끝에서 꼼지락거리네.
올빼미는 누런 뽕나무 위에서 울고
들쥐는 어지러이 굴 앞에서 공수(拱手)하고 있네.
밤이 깊어 전쟁터를 지나는데
차가운 달빛이 백골을 비춰주네.
동관에서 백만의 군사가
어찌 그리 창졸히 패하고 흩어지나
징발된 진나라 장정이 태반인데
처참히 죽어 귀신이 되었겠지.
게다가 나는 적군에게 잡혀 억류당하고
탈출하여 돌아왔을 때 이미 백발이 되어있네.
해가 지난 후에야 나의 초가집에 도착하니
처자는 누더기 기워 입고 있다.
◇ 어휘
濡(유) 축축이 적셔(두보는 황은에 흠뻑 젖지 못함을 탄하고 있다).
緬思(면사) 어두커니 멀리 생각함.
益歎(익탄) 더욱 탄식함.
身世拙(신세졸) 처세가 졸렬함.
坡陀(파타) 땅이 높고 넓음.
鄜畤(부치) 부주의 제단.
猶木末(유목말) 아직도 나뭇가지 끝에 있다.
鴟鳥(치조) 올빼미.
拱(공) 들쥐가 두 손을 마주 비는 시늉[진주에는 공서(供鼠)가 있다 함].
潼關(동관) 산시 성 동관 안록산에게 가서한의 20만군이 대패한 전적지.
卒(졸) 창졸간에.
殘害(잔해) 처참히 죽다.
爲異物(위이물) 귀신이 됨(다른 것이 됨).
墮胡塵(추호진) 반군에 연금되어.
盡華髮(진화발) 온통 백발이 됨.
◇ 해설
가는 길에 산천의 수려함과 자연의 움직임을 묘사한 것이 한편의 훌륭한 기행문이다. 전쟁터였던 동관에서의 패전의 잔해를 보고 처참한 역사의 현장을 회상하며, 길고 긴 여행 끝에 겨우 해를 넘겨 부주 집에 도착한다.
☞차동영의 학력및 경력:▴연세대학교 문과대학 중어중문학과▴서강대학교 대학원 중국어과▴삼성 배우기 최고가상품 개발▴DMZ종주상품 및 태권도방한관광상품 개발▴CITM(중국국제여유대전)한국관 최우수관 선정 및 수상
*편집자주:본지는 저자의 양해를 받아 ‘언제나 천만칸 집을 지을꼬?’ 중에서 술과 직접 관련이 있는 대표시를 연제한다. 삽화및 관련 사진은 밥북사가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