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小貪大失도 모르는가
바둑 TV를 보다 보면 해설자들이 가끔 몇 집 지으려다가 상대방에게 큰 집을 짓게 해주는 것을 보고 소탐대실(小貪大失)했다는 평을 한다.
비롯, 바둑세계에서만 소탐대실이 있겠는가. 요즘 세상 돌아가는 꼴을 보고 있노라면 소탐대실이란 말을 알 만한 사람들이 작은 것을 탐하다가 결국은 큰 것을 잃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최근 대표적인 사례가 김원웅(金元雄 78) 전 21대 광복회장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가 한 때 “김 회장을 존경하고 있다”며 “내 마음의 광복형”이라고 했을 정도의 인물이다.
보도에 의하면 김원웅 광복회장이 지난 16일 비자금 조성 및 사적 유용 사건과 관련해 자진 사퇴했다.
김 전 회장은 중국충칭시에서 태어나 박정희 및 전두환 정권 시절 여당인 공화당, 민정당 당직자를 맡으며 정치에 입문, 3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2019년 6월 1일부터 지난 2월 16일까지 광복회장을 역임했다. 임기 4년을 다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호불호가 있겠지만 김 전 회장은 당적 변경 이력에도 불구하고 내로남불적인 언행, 그리고 숱한 극단주의적인 종북주의적 발언 등으로 인해 비난을 받아 왔던 인물이다.
김 전 회장은 정치적 중립을 규정한 광복회 정관에도 불구하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비롯한 민주당 인사들은 포상하고 국민의힘은 “토착왜구가 서식하는 정당”이라고 비난하는 등 극단적인 친여(親與) 행보를 보여 왔다.
특히 2020년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광복절 기념식에서는 백선엽 장군을 비롯한 일부 유공자를 국립묘지에서 파묘(破墓)하고 애국가도 바꾸자고 주장하기도 했던 인물이다.
김 전 회장은 광복회 공금 7200만여 원 횡령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김원웅 전 광복회장은 비자금으로 마사지를 받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보훈처가 국회 정무위원회에 보고한 감사 결과에 따르면 제보자 진술과 보훈처가 확인 내용을 합하면 비자금 사용액은 총 7천256만5천원에 달한다. 여기에는 한복 및 양복 구입 440만원, 이발비 33만원, 마사지 60만 원 등의 사용 내역이 포함됐다.
김 전 회장뿐이랴 대선판국에 핫이슈로 뜨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아내 김혜경 씨의 경우는 가관이다.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부부의 자택으로 배달된 음식 값 지불에 경기도청 산하 최소 5개 국(局)·실(室)의 업무 예산이 동원된 정황이 드러나 말썽이 되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을 폭로한 경기도청 전 비서실 A씨에 의하면 초밥을 비롯해서 삼계탕, 복집, 중식당, 한우 등을 시키면서 법인카드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도지사의 월급이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한 번에 10여만 원이면 되는 음식 값을 법인카드로 사용했다는 것은 소시민의 입장에서는 납득이 안 간다.
국가든 회사든 법인카드는 사적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공적으로 사용하도록 되어 있는 것을 사적으로 사용하면 언젠가는 탈이 나기마련이다.
운수단체에서도 법인카드를 사용한다. 십 수 년 전 어느 운수 단체에서 자리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단체의 법인카드 사용에 문제가 있다며 감사를 실시한 적이 있었다.
당시 박 모 전무는 6개월 동안 내·외부 감사를 받았는데 단 1원도 사적으로 집행한 것이 없어 위기를 벗어 날 수 있었다.
법인카드를 손에 쥐면 쓰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그러나 언젠가는 독약이 되어 큰 것을 잃을 수도 있다.
잘 알려진 최영 장군의 이야기애서 ‘여당견금여석(汝當見金如石)’이란 말이 있다. 즉,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는 말이다. 이 말은 최영 장군 부친이 최영의 나이 15세 때 그에게 당부한 내용이라고 한다.
지금쯤 김혜경 씨는 초밥 먹은 것, 삼계탕 먹은 것이 천추의 한이라 여길 것이다. 이번 사태를 보고 법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타산지석으로 삼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교통정보신문· 삶과술 발행인 tinew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