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 술테마로 한 캠핑장 건설, 갓바위양조 李弦俊 대표
캠핑 하면서 전통주 빚기 체험도 할 수 있는 캠핑장 설립
갓바위 주조 李弦俊 대표가 경주 五峰山 자락 1만1천 평에
늦여름 개장 목표로 각종 공사에 박차
체험 양조장, 술 및 수석 박물관도 들어서
경상북도 경주시 서면에는 신라시대 김유신 장군의 전설이 서려 있는 오봉산(五峰山, 해발 685m)이 있다. 봉오리가 다섯 개여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오봉산이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MBC가 60부작으로 방영한 ‘동이(2010.03-10)’, 2018년 9월 개봉한 영화 ‘명당’의 엔딩신이 오봉산이었기 때문이다.
명당은 땅의 기운을 점쳐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천재 지관 박재상(조승우)과 왕이 될 수 있는 천하명당을 차지하려는 이들의 대립과 욕망을 그린 작품인데 “좋은 터 잡으러 가야지 사람을 묻을 땅이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땅. 세상을 구할 수 있는 터” 영화 명당 중 박재상의 엔딩 대사….
바로 이 명대사를 하며 나오는 장면이 오봉산 마당바위다. 산정 위에 우뚝 선 평탄한 반석으로 마치 멍석을 깔아놓은듯하다.

마당바위 측면은 깎아지른 듯한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상부에는 100여 명이 앉을 수 있을 만큼 넓고 편평한 공간이 펼쳐져 있다.
드라마나 영화보다 앞서 신라의 김유신(金庾信, 595~673) 장군은 화랑들과 호연지기를 이곳 마당바위에서 펼쳤던 곳으로 알려져 더욱 유명하다. 특히 김유신 장군은 마당바위 위에 쌓여있던 보리쌀이 비에 젖어 밥을 지을 수 없게 되자 술을 담가 군사들에게 나눠줬던 곳이란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이 때문에 지맥석(持麥石)이라 불리기도 한다.
마당바위 아래쪽에는 신라 때 의상대사가 창건한 주사암(朱砂庵)과 663년(신라 문무왕 3)에 축조된 부산성(富山城)이 있다.
그런데 이 오봉산 자락 너른 뜰에 전통주를 테마로 체험, 휴식, 전시, 판매, 휴양 등의 다양한 6차 산업의 고도화가 추진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막걸리 빚는 체험도 하면서 캠핑도 즐긴다
경주시 서면 오봉리 1506번지 연면적 2만3천여평중 1차로 36.966㎡(11,182평)에 조성되고 있는 ‘경주 NEW PARK 조성 PROJECT시안’에 따르면 이미 양조장(전통주교실․체험장)과 전시장․수석․전통주박물관 카페가 들어설 건물은 완성단계에 들어가 있어 오는 늦여름이면 캠핑장이 오픈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KTX 신경주역과 경부고속도로, 중부고속도로(대전~통영), 동해선 아화역이 인접해 있어 교통측면에서는 접근성이 매우 뛰어나다.
KTX동대구역에서 신 경주까지는 20분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KTX 신경주역에서 캠핑장까지는 직선거리로 12㎞다. 경주시내에서는 40분 거리, 경부고속도로(영천IC,건천IC)에서도 20분 거리에 위치해 있고, 경주시내에서 모든 대중교통으로 35분 거리다.
캠핑장 데크가 설치될 공간에는 40여년 가꾼 소나무를 비롯한 각종 수목이 캠핑장 분위기를 더욱 아름답게 할 것으로 보인다.

단순 캠핑을 넘어 테마가 있는 캠핑이 6차 산업
특히 캠핑장에서 바라보는 오봉산의 수려한 경치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도시인들의 마음을 힐링시킬 것 같다.
“오봉산은 수려한 경치뿐만 아니라 김유신 장군의 보리술 스토리텔링을 비롯한 사적, 문화적 이야기가 전해져오는 장소이기 때문에 단순한 캠핑을 넘어설 것” 이라고 막걸리 캠핑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이현준(李弦俊, 60) 대표는 말했다.
캠핑장이 들어설 너른 뜰에는 40여 년간 조성해온 숲, 정원, 계곡의 자연환경을 공유하고 역사적 문화적 소재를 활용하여 전통을 계승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전국 지자체들은 어느 곳을 막론하고 지역브랜드를 세계화시키는 노력들을 하고 있다.
특히 경제적 문화적 질적 향상으로 생활양식 구조의 전문화는 양질의 문명적 혜택과 이색적 문화의 충족감을 강력히 요구하는 추세로 급변하고 있다. 때문에 테마별 휴식처, 체험의 욕구가 필요시 되고 있다.
그래서 문화 유적 관광도시 경주의 전통에 부합하는 테마와 전시, 박물관을 랜드 마크로 6차산업의 모델이 절실한 것이 현실이다. 이런 현실을 감안해 볼 때 오봉산 전통주캠핑장 건설은 매우 바람직해 보인다.
또한 전통주를 테마로 하고 있어 전통주 전통에 부합하는 전통주생산과 보존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예약하지 않으면 캠핑도 하기 힘든 시대
막걸리캠핑장의 사업개념 및 목표는 최적의 자연환경, 쾌적한 환경생태, 랜드마크, 전통이야기 등이다.
이를 위해 ▴경주중심 투어 및상징적브랜딩 ▴우리 문화의 보존과 계승 ▴우리문화 홍보및 관광만족도상승 ▴유관기업 연계를 통한 지역상생및선순환 ▴힐링의 공간제공이란 운영목표를 설정해 놓고 있다.
현재 경주시 캠핑 시장 현황을 보면 가족 중심의 여행, 숙박여행의 증가, 연계 교통망 등 관광인프라가 확대되고 있어 전통주를 테마로 한 캠핑장은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해외관광객 역시 우리 전통주문화를 체화시킬 수 있는 명소를 목표로 하고있다.

‘캠프(camp)’라는 개념을 탄생시킨 주인공은 미국의 작가인 수잔 손택(Susan Sontag)이다. 손택이『파티잰 리뷰』1964년 가을 호에 발표한「캠프에 관한 노트」라는 에세이가 인기를 끌면서 캠핑이 시작되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따지고 보면 캠핑의 역사는 60년이 채 안 된다.
우리는 야외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행위를 야영(野營)이라고도 한다. 숙박 시설이 없는 외지나 산악지대 등에서 불가피하게 야영하는 경우 비박(菲薄)도 있겠으나, 하나의 레저로 즐기는 경우가 많다. 최근 트랜드는 차박이다. 차박을 필두로 캠핑이 증가하자 많은 지자체들은 산이건 바다건 캠핑장을 만들어 시민들이 여가를 즐기에 하고 있다.
공기 좋은 자연에서 별을 보며 잠을 잘 수 있다는 매력, 힐링을 할 수 있다는 매력이 최근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교통이 편리하고 환경이 좋은 캠핑장에는 한 두 달 전 예약을 하지 않고는 캠핑도 하기 어려워졌다.

‘찾아가는 양조장’ 역시 6차산업의 초보단계다. 현재 전국에 50개소(2022년 5월 말)나 되지만 2013년 전만 해도 전통주 산업을 6차 산업화하여 이를 실천한 사람이 이현준 대표가 유일했다.
남 보다 앞서가는 사람은 성공보다는 실패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패를 거듭할수록 성공도 그만큼 보장된다.
술을 테마로 한 캠핑장은 누구도 생각해 보지 않은 콘텐츠다. 그러나 이를 추진하는 이 대표는 자신감이 넘친다. 왜냐하면 이 대표가 10여년 전 대구시내에 꽤 큰 터에 전통주 박물관을 짓고, 술과 누룩을 빚는 체험을 할 수 있는 체험관을 마련했다. 술을 빚는 한편 그 동안 배운 요리(술안주)도 직접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여 의욕적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너무 앞서가다 보니 생각대로 사업이 되지 않아 막대한 손해만 본 적이 있다고 했다.
그 때를 거울삼아 술테마캠핑장을 운영하면 된다는 것이다. 물론 향후 전통주박물관과 전통주학교도 설립할 예정이다. 나름의 전통주문화발전에 기여할 생각이다.
어쨌거나 전통주도 빚고 희귀한 수석도 볼수 있는 오봉산 캠핑장 오픈이 기대가 된다.


전국최초로 받은 ‘전통주소매업 면허’
캠핑도 즐기면서 막걸리 빚기(국가문화유산지정2021년) 체험도 할 수 있는 캠핑장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사람은 현재 경상북도 영천시 청통면 애련리 385번지에서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갓바위양조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현준(李弦俊, 60) 대표다.
이현준 대표는 전통주업계에선 숨어 있는 실력자다. 우리나라 전통주에 발을 들여 놓은 1세대다. 국순당 배상면 회장(1924.9-2013.6), 안동소주 조옥화 명인(1922.3-2020-01)등과 함께 전통주를 계승 발전시킨 인물이다. 명인들과 나이 차이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들과 어울려 전통주를 공부하고 술을 빚을 수 있었던 것은 남다른 학구열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동안 30여년 술을 빚어왔지만 세월이 갈수록 점점 모르겠더란다. 그 때 깨닳은 것은 “술은 사람이 아닌 신이 빚는 것”이라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느끼고 나자 술에 대해 더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60줄에 접어든 이 대표는 전통주를 더 배워야 겠다는 생각에 경희대 융합경영대학원에서 6차산업마케팅을 공부하고 있다. 올해 말에 졸업을 하게 되는데 그 바쁜 와중에 전통주와 관련된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대학에서 회계학, 한방관련학과를 전공한 이 대표는 서울에서 수입주류를 취급하는 회사에 다녔다. 사회 초년병이었던 이 대표는 “외국에선 이렇게 좋은 술을 만들어서 수출도 하고 있는데 우리는 왜 이렇게 하지 못하는가.” 그래서 “나도 직접 술도 만들어 보고 유통도 해야 겠다는 생각을 갖고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처음에는 허름한 중고트럭을 구입해서 유통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유통을 하기 위해선 전국의 술도가를 찾아나서 거래도 터야 했고, 술맛도 봤다.
전통주를 유통하려니 당국의 허가 받기가 쉽지 않았다. 몇날을 떼를 써서 받아낸 것이 전통주 소매업 면허였다. 이 대표는 이 면허가 전국최초의 전통주 유통면허일 것이라고 했다.
갓바위 아랫마을에 양조장을 차려 상호도 ‘갓바위’를 사용한다. 한가지 소원은 이루어진다는 염원을 술빚는 한가지 일념을 담긴위해서란다. 이곳은 교통측면이나 주변 여건을 볼 때 그다지 환영할 만한 곳은 아니지만 물맛은 최고다. 그래서 술맛도 좋다. 주문량에 비해 생산이 딸린다.
미국을 비롯한 일본 등 여러 나라에 갓바위 술이 수출되고 있는 것은 이 대표의 노력도 한몫 하지만 술맛이 좋은 것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번 술테마캠핑장 건립은 이 대표의 또 하나의 도전이다. 이 대표의 안내를 받아 캠핑장 부지 구석구석을 답사하고 나서 느낀 심정은 “참 좋다”였다.
텐트를 치고 자연의 품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면 그 것이 행복이 아니겠는가.
자! 떠나자 오봉산 주류캠핑장으로….
글․사진 김원하 기자 tinew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