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빚는 모든 도구 다 있다…‘금정산성문화박물관’

‘금정산성토산주’ 유 청 길 대표

전통주 빚는 모든 도구 다 있다…‘금정산성문화박물관’

유청길 대표가 20여 년간 수집한 각종 술 관련 도구들 집합

 

“500여년의 맥을 이어 오고 있는 금정산성 막걸리는

그 자체가 살아 있는 술박물관이나 진배없다.

유청길 대표가 20여년 간 수집한 술빚는

각종 도구를 총 정리하여 술박물관을 건립했다.”

 

고고학적 자료, 역사적 유물, 예술품, 그 밖의 학술 자료를 수집․보존ㆍ진열하고 일반에게 전시하여 학술 연구와 사회 교육에 기여할 목적으로 만든 시설을 우리는 박물관이라 정의한다.

통계 자료에 의하면 2021년 우리나라 박물관은 약 900관, 미술관은 271관으로 지속적인 증가 추세에 있다고 한다.

이 가운데 술과 관련된 박물관도 전북 완주에 위치한 대한민국술테마박물관을 비롯해서 전주 전통술박물관, 포천 전통술박물관 산사원박물관, 무학소주 세계주류박물관 등 크고 작은 술 박물관이 여럿 있다.

이들 박물관에는 선인들이 사용하던 술 빚는 기구라든가 주병, 술항아리 들이 전시돼 현대인들에게 많은 참고가 되고 있다.

2013년 전국 최초로 막걸리분야 식품명인으로 지정된 금정산성토산주 유청길(64) 대표가 그동안 수집해 온 전통주를 빚는데 사용했던 각종 도구며 자료들을 정리하여 술박물관 개관을 준비하고 있어 새로운 술박물관이 곧 탄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물관을 찾은 금정구의원들이 유청길 대표로부터 발물관 소장품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금정구 김재윤 청장(우)이 유청길 대표와 박물관을 둘러보면서 설명을 듣고 있다.

따지고 보면 500여년의 맥을 이어 오고 있는 ‘금정산성토산주’ 자체가 살아 있는 술박물관이라 할 수 있다. 산성막걸리 양조장 입구에 <대한민국 원조를 찾아서>라고 쓰인 걸게 그림을 보면 양조장의 역사를 엿볼 수 있고, 산성막걸리가 예사 막걸리가 아님을 짐작케 한다.

유 대표가 준비하고 있는 ‘금정산성문화박물관’은 약칭으로 ‘산내박물관’으로 불리게 되는데

2018년 10월1일부터 ‘금막초’를 생산판매하고 있는 식초 공장 옆에 350평 대지 위에 105평의 건물을 새로 짓고 전통 술박물관 개관을 준비하고 있다.

12월 오픈을 앞두고 있는 ‘금정산성문화박물관’
배우 정진수 씨와 유청길 대표의 공통점은 빡빡이라는 것. 그래서 형제처럼 지낸다고 한다.

지난 10월 29일 막걸리동창회가 열리던 날 12월 중 오픈을 앞둔 박물관을 둘러봤다.

이날 술박물관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산청군수를 비롯한 군의원들이 다녀갔고, 곧이어 막걸리 동창회 참석차 산성을 찾은 금정구 김재윤 청장을 비롯한 구의원들도 박물관을 찾아 금정구에 이런 박물관이 생긴다는데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며 기뻐했다.

김재윤 청장은 “금정산성에 이런 박물관이 세워진다는 것에 대해 무척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박물관을 둘러보니 옛 선조들이 어떻게 술을 빚었는가를 한 눈으로 볼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시물에 비해 전시면적이 부족한 것이 흠이라고 했다.

막걸리 동창회에 참석하기 위해 산성을 찾은 연예인들, 사진 좌로부터 이경영, 유청길 대표, 노현희, 임병기.
유청길 대표가 술 거를 때 사용하던 용수를 들어 보이고 있다.

유 대표는 “여건상 건물을 크게 짓지 못해 수집한 전시물을 절반도 전시하지 못한 것이 아쉬운데 앞으로 여건이 허락하는 한 건물을 새로 지어 소장하고 있는 전시물을 모두 전시할 계회”이라고 말했다.

유 대표와 대화를 나누는 사이 막걸리 동창회 사회를 맡은 영화배우 정진수 씨를 비롯한 임병기, 이경영, 노현희 씨 등도 박물관을 찾아 둘러보면서 유 대표로부터 전시물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박물관에 들어서면 디딜방아가 눈에 띤다. 옛 사람들이 곡식을 빻기 위해선 필수 품. 그리고 호남지방 부호가 사용했다는 뒤주가 떡하니 버티고 있는데 어마어마하게 크다. 뒤주 속에서 살림을 차려도 될 만큼 크다.

그 옆에는 술 담그던 술독이 있는데 이 또한 크다. 유 대표는 창고에는 이 보다 훨씬 큰 것도 있는데 장소가 협소하여 전시실에 내 놓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양조장 입구에 걸려 있는 걸게 그림.

전시물을 일일이 열거할 수는 없지만 대략 정리하자면 곡식을 짓거나 추수하여 곡식을 거둬들여서 쌀로 만들 때 사용하던 도구들 이를 테면 넉가래, 곰방메, 써레, 쟁기, 동구미, 제승기 등이 있고, 곡식을 추수하여 이를 정제하여 술을 담글 때 사용하던 도구들이 많다.

술독은 기본이고 용수도 다양하다. 모르긴 해도 용수의 모양이 다양한 것으로 봐서 주재료에 따라 용수가 다르지 않았나 유추해 본다. 주병의 종류도 많고, 술을 유통할 때 사용하던 술춘도 다양하다.

유 대표는 20여 년 전부터 자료를 수집해 왔는데 요즘은 술병하나도 상당한 돈을 치러야 구입이 가능해졌다고 하면서 그래도 술박물관이 풍성해지려면 더 많은 전시물 확보에 노력하겠다고 했다.

박물관 가는 길:부산 사람이 아니면 일반적으로 부산전철 온천장역 앞에서 출발하는 203번 버스를 타면 금정산성을 쉽게 오를 수 있다. 오르는 길은 마치 강원도 산길처럼 헤어핀코스로 이어져 스릴만점. 창문 열면 소나무향이 가슴속까지 파고든다. 상쾌하다. 앞으로 박물관을 정식 오픈해도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다.

글․사진 김원하 기자 ti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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