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칠주(三七酒)의 특징 및 술 빚는 요령

박록담의 복원전통주스토리텔링 118번 째 이야기

 

삼칠주(三七酒)의 특징 및 술 빚는 요령

 

‘삼칠주’ 또는 ‘삼칠일주’는 우리말로 ‘스무하루주’라는 뜻이다. 발효기간이 ‘세이레’ 곧 21일이라는 뜻이니, 21일 후에는 술을 떠서 마실 수 있다는 얘기이도 하다. ‘삼칠주’ 또는 ‘삼칠일주’는 <봉접요람>에 ‘삼칠주법’, <禹飮諸方>에 ‘삼칠주’ <酒食方(高大규곤요람>에 ‘삼칠일주’ <浸酒法>에 ‘삼칠주(三七酒)’로 기록되어 있음을 볼 수 있어 ‘삼칠주’와 ‘삼칠일주’가 동의어임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삼칠주’ 또는 ‘삼칠일주’ 주방문을 수록하고 있는 문헌들이 한 결같이 한글 기록이라는 공통점을 찾을 수 있는데, 이들 네 문헌의 ‘삼칠주’ 또는 ‘삼칠일주’ 주방문이 다 다르다는 사실이다. 또한 <침주법>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문헌들의 주방문에서 주재료의 배합비율이나 술 빚는 방법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점도 찾아볼 수 있다.

먼저, <봉접요람>의 ‘삼칠주법’은 밑술의 쌀이 멥쌀인지 찹쌀인지 정확하지가 않고, 쌀을 씻어 불리라는 말없이 가루로 빻으라고 되어 있다. 또한 백설기를 쪄서 물과 합한 후 차게 식혀서 사용한다고 했는데 물의 양도 나와 있지 않다.

 

<우음제방>의 ‘삼칠주’는 밑술의 쌀이 2되인데 씻거나 불리는 과정 없이 가루로 빻아 죽을 쑤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물 양이 나와 있지 않고, 덧술의 쌀 양이나 씻고 불리라는 과정 없이 고두밥을 지어 덧술을 하는데, 7일 만에 첫술을 떠내고 3~4되를 후수(後水)하여 며칠 만에 다시 후주(後酒)를 떠내길 몇 차례 더할 수 있다고 하였다. ‘삼칠주’라는 주품명에서 의미하는 발효기간과는 무관한 방법인 것이다. 후수를 몇 차례 더하는 것으로 미루어, 덧술의 쌀을 찹쌀 2말로 산정하여 주방문을 완성하였음을 밝혀둔다.

<酒食方(高大규곤요람>의 ‘삼칠일주’는 밑술에서 멥쌀 1되를 씻거나 불리는 과정 없이 가루로 빻으라고만 하였지, 어떻게 익히라는 말이 없고, 물의 양도 언급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백설기를 쪄서 물 3되를 섞어서 덩어리를 풀고 밀가루와 누룩을 섞어 빚는 것으로 주방문을 작성하였다. 덧술은 찹쌀 1말이 사용되는데, 씻거나 불리는 과정 없이 고두밥을 짓고 식으면 덧술을 하라고 하였다. 술독은 오지독이 아닌 흰항에 하라고 하여, 독특한 방문을 보여주고 있다. 방문 말미에 “술이 달고 향기로우니라. 흰 항에 하나니라. 삼되 적법이니라.”고 하였다. 방문 말미의 “삼되 적법이니라‘고 한 사실을 밑술에 사용되는 물의 양으로 간주하였다.

앞의 문헌들과는 달리 <침주법>의 ‘삼칠주(三七酒)’ 주방문은 비교적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주방문을 보면, “백미 두 말 닷 되 백세 하여 하룻밤 재워 가루 빻아 탕수 서 말에 담 개어 차게 식혀, 누룩 너 되와 진가루 한 되를 섞어 두었다가, 한 이레 지나거든 백미 서 말 닷 되를 백세 하여 오오로 쪄 탕수 서 말에 골화 차거든 누룩 두 되와 전술에 섞어 두었다가 두세 이레 지나거든 쓰라.”고 되어 있어, ‘삼칠주’의 기본으로 삼는 것이 마땅할지는 고려할 사항이다.

<침주법>의 ‘삼칠주(三七酒)’는 밑술을 범벅을 쑤어 식으면 누룩과 밀가루를 섞어 빚은 밑술에 멥쌀고두밥과 끓는 물을 합하여 진 고두밥을 만든 후에 식으면 누룩을 섞어 덧술을 하는 방법이다. 가장 전형적인 술빚는 방법을 취하고 있으면서, ‘두 세이레 후에 채주한다’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것으로 미루어 밑술의 발효기간을 포함하여 21일 만에 술을 익힐 수 있고, 덧술의 발효기간 21일 만에도 술을 익힐 수 있다는 뜻이 되는데, 이는 미루어 짐작하건데 계절에 따라 다르다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겠다.

이로써 ‘삼칠주’ 또는 ‘삼칠일주’는 문헌마다 각기 다른, 다시 말하면 밑술에서 ‘죽’이나 ‘백설기’ ‘범벅’ 등 다양하게 나타나고, 주원료의 배합비율도 각각 다르며, 덧술에서도 고두밥으로만 빚거나, 고두밥에 끓는 물을 합하여 만든 진 고두밥과 누룩을 섞어서 빚는 방법 등 두 가지 유형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렇듯 한 가지 주품명에서 이렇듯 다양한 방법으로 이루어지는 주방문도 드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삼칠주법 <봉접요람>

주 원료 ▴밑술:(멥쌀) 7되, 가루누룩 3되, 물 (1말)

▴덧술:찹쌀 3말

술 빚는 법

밑술:①밑술할 (멥쌀) 7되를 (백세 하여 물에 담갔다가, 다시 씻어 헹궈 건져서) 작말한다(가루로 빻는다).②쌀가루를 시루에 안쳐서 백설기 떡을 찌고, 떡이 익었으면 넓은 그릇에 퍼 담는다.③물 (1말)을 백설기떡에 퍼 붓고, 주걱으로 고루 개어 죽처럼 풀어, 차게 식기를 기다린다.④죽처럼 풀어 차게 식은 떡에 가루누룩 3되를 합하고, 고루 버무려 술밑을 빚는다.⑤술밑을 술독에 담아 안치고, 예의 방법대로 하여 단단히 봉하여 (서늘한데) 두고, 7일간 발효시킨다.

덧술:①찹쌀 1말을 백세 하여 (물에 담가 불렸다가, 다시 씻어 헹궈 건져서 물기를 뺀 후) 시루에 안쳐서 고두밥을 짓는다.②고두밥이 익었으면 퍼내고, 고루 펼쳐서 차게 식기를 기다린다.③차게 식은 고두밥에 밑술을 한데 합하고, 고루 버무려 술밑을 빚는다.④술밑을 술독에 담아 안치고, 예의 방법대로 하여 단단히 봉하여 (서늘한데) 두고, 14일간 발효시킨다.

 

삼칠주 <禹飮諸方>

주 원료 ▴밑술:멥쌀 2되, 누룩 3되, 물 (1말)

▴덧술:찹쌀 2말

술 빚는 법

밑술:①멥쌀 2되를 백세 하여 (물에 담가 불렸다가 다시 씻어 건져서 물기를 뺀 후,) 작말한다(가루로 빻는다).②물 (1말)을 솥에 끓이다가, 따뜻해지면 물 3~4되를 떠서 쌀가루에 붓고, 고루 개어 아이죽을 만들어 놓는다.③솥의 나머지 물이 끓으면, 아이죽을 합하고 주걱으로 천천히 저어주면서 팔팔 끓여 풀 같은 죽을 쑨 후, 넓은 그릇에 퍼 나눠 담고, 차게 식기를 기다린다.④죽에 누룩 3되를 체에 쳐서 섞고, 고루 버무려 술밑을 빚는다.⑤술독에 술밑을 담아 안치고, 예의 방법대로 물기 없이하여 (서늘한 곳에서) 7일간 발효시킨다.

덧술:①밑술 빚은 지 7일 만에 쌀(찹쌀 2말)을 백세 하여 (물에 담가 불렸다가, 다시 씻어 건져서 물기를 뺀 후,) 시루에 안쳐서 고두밥을 짓는다.②고두밥이 익었으면 퍼내고, 고루 펼쳐서 알맞게(지나치게 차지 않게) 식기를 기다린다.③고두밥에 밑술을 합하고, 고루 버무려 술밑을 빚는다.④술밑을 술독에 담아 안치고, 예의 방법대로 (덥지도 차지도 않은 곳에서) 7일간 발효시킨다.⑤칠일 후에 냉수 1말을 부어 두었다가, 7일 만에 웃국(맑은 술)을 떠 내고, 다시 냉수 3되를 부어 두었다가, 수일 후에 또 맑은 술을 떠 낸다.

▴방문 말미에 “칠일 만에 냉수 한말 부었다가, 칠일 만에 웃국 떠먹고, 냉수 또 서3되 부어 수일(7일) 만에 먹느니라. 첫물 먹고 서 되씩 부어 두어 번 우려먹어도 좋으니라.”고 하였다.

▴<침주법>의 ‘삼칠주’ 주방문에는 멥쌀 2말로 덧술을 하는 것으로 되어 있어, 덧술의 쌀 양을 찹쌀 2말로 산정하여 주방문을 작성하였다.

삼칠일주 <酒食方(高大규곤요람>

술 재료 ▴밑술:멥쌀 1되, 누룩가루 7홉, 진말 7홉, 끓인 물 (3되)

▴덧술:찹쌀 1말

술 빚는 법

밑술:①멥쌀 1되를 백세 하여 (물에 담가 불렸다가, 다시 씻어 건져서 물기를 뺀 후) 작말한다(가루로 빻는다).②쌀가루를 (시루에 안쳐 설기를 쪄서 한김 나가게 식기를 기다린다).③(떡에 끓여 식힌 물 3되와) 밀가루 3홉과 누룩을 7홉을 합하고, 버무려서 술밑을 빚는다. ④술독에 술밑을 담아 안치고, 예의 방법대로 하여 3일간 발효시킨다.

덧술:①찹쌀 1말을 백세 하여 (물에 담가 불렸다가, 다시 씻어 건져서 물기를 뺀 후,) 시루에 안쳐 고두밥을 짓는다.②고두밥이 익었으면 시루에서 퍼내고, 고루 펼쳐서 차게 식기를 기다린다.③고두밥에 밑술을 합하고, 고루 버무려 술밑을 빚는다.④술밑을 흰 백자항아리에 담아 안치고, 예의 방법대로 하여 21일간 발효시킨다.

▴방문 말미에 “술이 달고 향기로우니라. 흰 항에 하나니라. 삼되 적법이니라.”고 하였다. 방문 말미의 “삼되 적법이니라”고 한 사실을 밑술에 사용되는 물의 양으로 간주하였다.

삼칠주(三七酒) <浸酒法>-엿말 빚이-

주 원료 ▴밑술:멥쌀 2말 5되, 누룩 4되, 밀가루 1되, 끓는 물 3말

▴덧술:멥쌀 3말 5되, 누룩 2되, 끓는 물 3말

술 빚는 법

▴밑술:①멥쌀 2말 5되를 백세 하여 물에 담가 하룻밤 불렸다가, (다시 씻어 건져서) 가루로 빻아 넓은 그릇에 담아 놓는다.②물 3말을 팔팔 끓여 쌀가루에 골고루 나눠 붓고, 주걱으로 개어 무르게 익은 담/범벅을 만든다.③담/범벅을 (담은 그릇과 똑 같은 크기의 그릇으로 뚜껑을 덮어 밤재워) 차게 식기를 기다린다.④담/범벅에 누룩 4되와 밀가루 1되를 한데 합하고, 고루 버무려 술밑을 빚는다.⑤술밑을 술독에 담아 안친 후, 예의 방법대로 하여 7일간 발효시키고, 덧술을 준비한다.

▴덧술:①멥쌀 3말 5되를 백세 한다(물에 담가 불렸다가, 다시 헹궈서 물기를 빼 놓는다).

②2. 불린 쌀을 시루에 안치고 쪄서 고두밥을 짓고, 물 3말을 팔팔 끓인다. ③고두밥이 되게(고슬고슬하게) 익었으면 퍼내어, 끓고 있는 물과 한데 합한 후, 고두밥이 물을 다 먹으면, 고루 펼쳐서 차디차게 식기를 기다린다.④고두밥에 누룩 2되와 밑술을 한데 합하고, 고루 버무려 술밑을 빚는다.⑤술독에 술밑을 담아 안친 후, 예의 방법대로 하여 (차지도 덥지도 않은 곳에서) 14~21일간 발효시켜 술이 익기를 기다린다.

<원문>:백미 두말 닷 되 백세하여 하루밤 재워 가루 빻아 탕수 서 말에 담 개어 차게 식혀 누룩 너되와 진가루 한 되를 섞어 두었다가 한 이레 지나거든 백미 서말 닷 되를 백세하여 오오로 쪄 탕수 서말에 골화 차거든 누룩 두되와 전술에 섞어 두었다가 두세 이레 지나거든 쓰라.

 

박록담은

* 현재:시인, 사)한국전통주연구소장, 숙명여대 전통문화예술대학원 객원교수, 중요무형문화재 인증심의위원, 한국문인협회원, 우리술교육기관협의회장 활동 중이며, 국내의 가양주 조사발굴활동과 850여종의 전통주 복원작업을 마쳤으며, 국내 최초의 전통주교육기관인 ‘박록담의 전통주교실’을 개설, 후진양성과 가양주문화가꾸기운동을 전개하여 전통주 대중화를 주도해왔다.

* 전통주 관련 저서:<韓國의 傳統民俗酒>, <名家名酒>, <우리의 부엌살림(공저)>, <우리 술 빚는 법>, <우리 술 103가지(공저)>, <다시 쓰는 酒方文>, <釀酒集(공저)>, <전통주비법 211가지>, <버선발로 디딘 누룩(공저)>, <꽃으로 빚는 가향주 101가지(공저)>, <전통주>, <문배주>, <면천두견주>, 영문판 <Sul> 등이 있으며,

* 시집:<겸손한 사랑 그대 항시 나를 앞지르고>, <그대 속의 확실한 나>, <사는 동안이 사랑이고만 싶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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