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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전성시대

김원하의 데스크칼럼

 

셀프 전성시대

 

 

“옛날에 다방에 가면 말이야 예쁜 레지(일본어:차를 나르는 여 종업원)들이 차를 갖다 주고 설탕도 넣어 주는 등 서비스가 좋았지….”

커피 맛보다는 레지들 얼굴 보고 농담 따먹는 재미로 다방을 출입(?)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시기도 있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작금의 MZ 세대들은 무슨 개풀 뜯어 먹는 소리냐는 반응을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커피숍이 유행하기 전에 ‘다방레지’라는 직업이 엄연히 존재 했었다.

가끔 요즈음처럼 비싼 커피 마시며 대접도 못 받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게다가 선금주고 커피 주문하면 번호표 받고 기다리다가 번호 부르면 쪼르르 달려 나가 커피 받아다 먹는 나라가 얼마나 될까. 외국 여행을 많이 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별다방 정도의 커피 값을 지불하면 종업원이 예의 갖추고 은쟁반에 받쳐서 커피를 갖다 주는 나라가 많다고 한다.

‘셀프문화’가 진정 선진문화일까. 모르긴 해도 얄팍한 상술에 고객들이 놀아난 것은 아닐까.

생각건대 셀프는 강요당하는 문화다. 물론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예법에 익숙해져야한다지만 다방문화(?)만큼은 옛날이 그립다. 은쟁반은 못되더라도 제대로 된 커피 잔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셀프시스템은 날로 발전하여 2016년부터는 커피는 물론이고 식사도 종업원이 직접 주문 받지 않고 키오스크(Kiosk)라는 기계가 등장하면서 스크린에다가 주문을 해야 한다. 이를 이용할 줄 모르는 사람은 밥 한 끼 사먹기도 힘든 시대가 확산되고 있다.

전체 식당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물은 셀프”라는 안내가 붙어 있는 식당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인건비가 많이 올라서 그렇다고 이해는 가지만 점점 삭막해진다는 느낌은 어쩔 수 없다.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 공짜로 나오는 반찬이 많은 나라라는 인식으로 평가를 받고 있는 나라다. 추가로 반찬을 시켜도 군말 않고 반찬을 제공했는데 요즈음에는 “추가 반찬은 셀프”라며 직접 갖다 먹으란다.

커피숍이나 식당뿐만 아니라 대형 마트 등에서도 셀프 계산, 심지어 무인가계도 등장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숫제 키오스크로 음식을 주문해서 고객이 음식을 날라다 먹는 콜키지프리 식당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식당들은 어떤 주류를 가지고 오던 테이블차지 없이 요리만 시키면 술을 먹을 수 있어 주당들은 좋아한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로봇 종업원이 등장하고 있는 것은 뉴스거리도 되지 못한다. 사람의 도움 없이 내 손으로 직접 모든 걸 해결해야하는 셀프 전성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에 영향을 받아서일까.

주차위반 12만원 안내려고 4만 원짜리 ‘셀프발부’ 경찰관이 적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월 18일 대구 지역의 경찰 간부가 주차위반 과태료를 덜 내려고 범칙금 고지서를 자가 발부했다가 적발됐다는 뉴스는 셀프시대의 백미다.

대구경찰청은 “주차 위반 과태료를 덜기 위해 스스로 범칙금 고지서를 발부한 A경감에 대한 감찰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A경감은 지난달 달성군 다사읍의 어린이보호구역에 불법 주차를 했다가 달성군 단속에 적발됐다. A경감은 달성군이 발부한 12만원 과태료를 덜기 위해 본인에게 4만 원짜리 도로교통법 위반 범칙금을 발부, 납부했다. 이후 A경감은 달성군에 “이미 범칙금을 냈다”며 “다시 과태료 처분을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이의 신청을 제기했다가 적발됐다. 경감 봉급도 적지 않은데….

같은 날 인천에서는 휴대전화가 ‘119 셀프신고’를 해서 30대가 음주운전에 단속 당했다는 뉴스도 화제다. 서울에서 인천까지 음주운전을 하다 신호등을 들이받은 30대 운전자가 휴대전화 자동신고 기능으로 인해 경찰에 붙잡혔다. 휴대전화 자동신고는 강한 충돌 등으로 인해 사용자가 위험에 놓인 상황에서 자동으로 119 등에 구조요청을 하는 기능이다. 위험 상황에서 목숨을 구하기 위한 기능이 엉뚱하게 음주운전에 걸릴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이젠 셀프전성시대다. OECD 국가 가운데 ‘17년째 자살률 1위 대한민국’이란 불명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혹시 지나친 셀프문화 때문은 아닐까.

<교통정보신문․ 삶과술 발행인 ti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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