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술병』
술에도 세상 어느 것도 극단이 아닌 절제와 중용이 생명
육정균 (시인/부동산학박사)
세월은 쏜살같이 흘러 벌써 2월 중순이다. 간혹 푹한 날씨에 봄기운이 스며들지만, 아직은 혹한으로 훈훈한 정이 그리운 시절이다. 겨울의 끄트머리 2월의 로맨틱 분위기에 취해 사랑하는 사람과 이 술 어떨까? 계절도, 일도 또 다른 시작이 많은 이 달엔 왠지 모르게 사랑하는 사람들이 떠오른다.
밸런타인데이뿐만 아니라 평범한 날에도 기념일처럼 함께 마시면 좋은 술로 가성비도 좋은 술은 없을까? 친구가 ‘더 글렌리벳 12년 엑설런스’싱글 몰트의 기준이라 할 만큼 위스키의 정석이라며 한 잔 같이하기를 청한다. 몰트위스키는 보리의 엿기름인 맥아가 주원료로 그중에서도 더 글렌리벳 라인은 국내에서도 높은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양주 중 하나란다. 이 술은 특유의 풍부한 과일 풍미가 특징, 사랑하는 사람이나 벗과 같이 먹으면 잘 익은 서양배와 깊은 벌꿀 향을 향유할 수 있어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얹어진 달콤한 브라우니와 환상의 조합을 느낄 수 있단다.
부드러운 목 넘김과 풍미 가득한 바닐라 향으로 이어지는 감미로움으로 호불호가 거의 없는 편으로 아직도 차디찬 대지 그 2월의 양주로 멋과 향기가 있다고 본다. 이에 딱 대응하는 토종 술로서, 우리 집 설에 차례 상에 놓기도 하고, 보름달이 가장 아름다운 정월 대보름날 각가지 나물과 함께 즐기는 술로 한산 소곡 청주, 그 토속의 달콤함을 으뜸으로 추천한다.

모든 것은 지나치면 병이 되고,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듯 술을 즐기고 사랑하는 것에도 절제, 예술적 지혜와 감각이 필요한 것 같다. 이는 술을 너무 사랑하다가 많은 것을 놓쳐버린 삶을 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병중에서 ‘암’이 가장 무서운 병으로 알고 있지만, 그보다도 내가 누구인지도 잃어버리는 ‘치매’가 더 무서운 병이며, ‘치매’보다도 더 무서운 병은 나와 내 삶은 물론 가족의 삶까지 망치는 ‘알코올 중독’이라고 생각된다.
그러한 술을 사람들은 왜? 마실까? 술은 자체의 맛으로 마시기도 하고, 기분 내려거나 술자리 그 자체의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마시기도 한다.
또한 술을 마시면 취하지 않은 상태에선 말할 수 없는 진실, 비밀 등을 말할 수 있게 되는데, 이 때문에 상대방의 진심을 알고 싶을 때 같이 마시기도 하는데, 이때를 흔히 “술의 힘을 빌려 말한다.”라고 한다. 드라마나 영화 등에서 여자 친구와 결혼을 약속해 집안에 허락을 구하러 갈 때 장인어른과 단둘이 술잔을 기울이며 얘기를 나누는 것은 흔한 일이며 또한 음주는 베타-엔돌핀이라는 화학물질을 생성해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고 괴로운 기억을 잠시나마 잊게 해준다.
다만, 이 음주라는 것에 지나치게 의존하다 보면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질 정도로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인 악영향을 받게 된다. 너무 자주 마시면 취하지도 않을뿐더러, 과음을 재촉해 그야말로 신체가 파괴될 수 있다.
지나친 음주가 알코올 의존증으로 발전하여 삶이 피폐해지고 더 나아가 사회관계조차 단절되는 경우가 아주 많다. 술은 진정제에 속한다. 대마초(마리화나)나 양귀비꽃(아편)에서 추출하는 진통제인 모르핀, 모르핀을 정제해서 만드는 헤로인 같은 약품과 마약들도 이러한 진정제에 속한다.
그리고 진정제는 의존성과 중독성이 있기 때문에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적당한 음주는 긍정적인 심리와 상대와의 유대감을 증대시켜주지만 어디까지나 ‘적당히’일 뿐, 각자 스스로 냉정한 기준으로 적절히 조절하여 마시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한편, 작년 3월부터 주택가격 폭락설을 극성스럽고 선동적으로 쏟아낸 일부 유튜브, 종편, 지상파 방송들의 영향으로 주택과 전세 가격이 정상적인 하향세로 조정되는 것을 넘어서서 걱정스러울 정도로 하락되는 듯하다. 주택의 유효수요가 사라져 주택을 구입하려는 수요자가 사라지고, 그 결과 미분양이 쌓이고 있다. 이는 건설사들이 주택을 짓지 않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고, 결국 필요한 주택공급이 사라져 윤석열 정부의 270만 가구 주택공급정책의 표류는 물론 장래 가격급등의 요인이 될 것이다. 또한, 전세사기에 이어 임대차인 간의 전세보증금 반환문제가 어려워지는 전세대란이 심히 우려된다.

그뿐만 아니라, 민간인들이 주축이 되어 개발된 대장동 신도시의 개발이익 사유화로 인해서, 작금에는 건전한 모든 민간기업의 개발행위까지 악으로 매도되고 있는 것도 서글픈 현실이 되고 있다. 민간기업의 SOC나 신도시개발행위도 발생되는 개발이익을 전액 사유화하지 않고 공공환수로 돌리고, 민간 기업은 적정한 이익만 얻도록 제한해야 강제적인 토지수용권으로 사유재산을 수용할 수 있는 명분이 가능하다. 주택가격도 폭등설과 폭락설의 극단적인 시장변화가 서민에게 가장 큰 피해를 주므로 안정시장에서의 조화로움이 정답이며, 민간기업의 개발행위도 기업의 창의성과 독창성, 개발재원 투입의 집중성이 돋보이는 장점을 인정하고 중용의 길로 갈 수 있도록 유도하며, 거부보다는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다.
* 육정균 : 충남 당진 出生, 2000년 작가넷 공모시 당선, 2002년 현대시문학 신인상(詩), 2004년 개인시집 「아름다운 귀향」 출간, 2005년 현대인 신인상(小說), 부동산학박사, (전) 국토교통부(39년 근무) 대전지방국토관리청 관리국장(부이사관) 전 개인택시공제조합이사장, 단국대학교 부동산건설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