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의 역할이 중요한 전통주들

안동소주 세계화 태스크포스(TF)단 회의 @경상북도

이대형 연구원의 우리 술 바로보기(184)

 

지자체의 역할이 중요한 전통주들

 

 

최근 지자체들 마다 전통주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과거에도 지자체는 지역의 전통주들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일예로 경기도는 2007년도부터 지속적으로 전통주 진흥 사업을 해왔다. 행정에서는 전통주 신제품 개발, 생산시설 현대화, 포장용기 개발, 홍보 마케팅 지원, 해외시장 개척 등을 지원했으며 기술원은 경기도 양조장 업체에 신제품을 개발하고 기술이전을 했다. 그 결과 2009년 전국 우리 술 품평회 17점의 전통주 중에서 경기도 전통주가 8점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처럼 전통주의 발전 및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자체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

2009년 입상관련 경기도 보도자료 @뉴스와이어 캡처

최근 전통주의 관심에는 지방 의회의 움직임이 많았다. 전통주의 지방자치단체 지원을 법적으로 뒷받침하는 조례는 2014년부터 만들기 시작 했으며 광역시를 비롯하여 몇몇 군까지 해서 현재는 18곳의 지자체에서 전통주 진흥에 관한 조례를 만들어 운영 하고 있다. 대부분의 조례 내용은 차이가 없고 대부분은 지역의 농산물 소비를 위해서 전통주를 진흥시키고자 하는 목적이 많았다.

 

사실 조례가 없는 동안에도 많은 지자체에서 지역 전통주 활성화를 위해 설비나 포장지 또는 마케팅 등 금전적 또는 행정적 지원을 해왔다. 그 결과 예전에 비해 양조장들의 시설은 현대화되고 디자인, 패키지 등은 좋아졌다. 하지만 체계적이거나 지속적인 지원을 위한 기반이 마련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그러기에 조례가 만들어지기는 했지만 실제 조례안에 있는 내용들이 지자체에서 실천 된 곳은 몇 곳이 안 되는 듯하다.

 

전통주의 발전에 있어 정부의 지원만큼 지방자치단체의 지원도 중요하다 할 수 있다. 지자체 중 처음 전통주 조례를 제정한 강원도의 제정 이유는 다음과 같다. 공고 제 2014-103호(2014년 1월 28일) 「강원 지역 전통주를 이용한 건전하고 품위 있는 술 문화 정착으로 전통주 소비 촉진과 지역경제 활성화, 또한 도민들의 강원 사랑 정신을 고취하기 위한 근거를 마련하고자 조례를 제정하고자 함.」

자치단체들의 전통주 조례 @자치법규정보시스템

전통주 조례는 단순히 전통주를 마셔서 지역 전통주를 활성화 하는 내용이 아니다. 도지사가 공식 행사장에서 지역 전통주를 사용하고 전통주 발전에 행·재정적 지원을 할 것을 권고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또한 제조업자는 제품의 질 향상에, 도민들은 전통주를 이용한 품위 있는 술 문화 정착에 노력할 것을 독려하는 내용이 포함 되어있다.

하지만 얼마 전까지 지자체의 전통주 관련 사업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일부 특화된 지역(서천 한산소곡주, 영동·영천 한국와인 등)을 제외하고는 행정적인 지원을 해주는 곳은 많지 않으며, 전통주 연구에 관심을 갖는 지자체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최근 전통주의 소비가 많아지고 관심이 늘면서 다시 금 지자체 및 지방의회의 관심도 늘고 있다.

 

경기도의회에서는 쌀 소비 촉진을 위해 전통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4월 18일에는 도의회 대회의실에서 ‘경기도 쌀 소비 촉진을 위한 전통주 산업 관계자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후에도 경기도에 있는 양조장들을 방문해서 각 업체 대표와 의견을 나누고, 우선 과제인 도내 전통주 경쟁력 강화에 실효적인 정책 방향성을 논의했다.

경기도 쌀 소비 촉진을 위한 전통주 산업 관계자 간담회 @경기도의회

경상북도와 안동시는 안동소주의 세계화를 위해 114억 원을 투자하기로 하고 경상북도, 기업, 대학, 안동시가 참여하는 안동소주 세계화 태스크포스(TF)단을 출범했다. 경북도는 고급 전통주 생산 및 양산 기반 구축, 관광 자원화, 수출 및 홍보에 114억 원(2026년까지 48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 한다. 특히, 주세법 개정 건의 등 과제 발굴과 안동소주의 품질과 브랜드 관리를 위한 경북지사 인증 품질기준 마련, 생산 기반 구축, 홍보관 운영, 해외 바이어 발굴 등의 사업을 계획 중이다.

안동소주 세계화 태스크포스(TF)단 회의 @경상북도

충남도는 2018년부터 충남술 Top-10 선정을 하고 있다. 올해도 지역 전통주 ‘2023 충남술 톱 텐(TOP 10)’을 발표했다. 충남술 선정은 전통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유도해 지역 전통주를 복원·계승하고, 우수한 전통주를 소개해 충남 술의 소비 촉진·경쟁력 강화·지역경제 활성화하기 위해 시작된 사업이다. 도는 최종 선정된 양조업체에 하반기 중 도지사 상장과 충남술 톱 텐(TOP 10) 현판을 수여하고 판로 확대 지원, 판촉전 추천, ‘2023 메가쇼’ 홈술상점 지원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고 한다.

 

전통주 산업의 발전에 있어 모든 기관이 중요하다. 정부에서 정책의 큰 틀을 만들겠지만 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는 지자체의 실행과 협조와 필수이다. 전통주 조례를 통한 전통주에 대한 소비 촉진과 함께 고향사랑기부제등과 같이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일들부터 시행을 해나가야 한다. 양조장은 대부분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하기 때문에, 지자체의 노력에 정부의 도움만 있다면 지역 전통주는 지금보다 더 빠르게 성장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업체에 지원하는 한두 번의 단기 지원이 중요한 게 아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역 술에 대한 장단점을 파악하고 발전할 수 있는 기초사업을 만들어야 한다. 전통주의 발전은 결국 농업의 발전이며 관광과도 연계된 복합적인 산업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지역 전통주의 발전은 지자체의 관심만큼 비례해서 발전 할 수 있기에 지금보다 더 많은 그리고 꾸준한 지자체의 관심을 기대해 본다.

 

이대형:경기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우리 농산물을 이용해 한국술 연구를 하는 연구원

농산물 소비와 한국술 발전을 위한 연구를 하는 농업 연구사. 전통주 연구로 2015년 과학기술 진흥유공자 대통령 상 및 2016년 행정자치부 전통주의 달인 등을 수상 했다. 개발한 술들이 대통령상(산양삼 막걸리), 우리 술 품평회 대상 (허니와인, 산양삼 약주) 등을 수상했으며 다양한 매체에 한국술 발전을 위한 칼럼을 쓰고 있다. 개인 홈페이지로

www.koreasool.net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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