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치맥을 순살 아파트로 먹어야 하나?

새만금 선유도 등 고군산열도의 아름다운 자태

『빈 술병』

이젠 치맥을 순살 아파트로 먹어야 하나?

 

육정균 (시인/부동산학박사)

 

 

올여름은 한민족에게 유난이 시련이 많은 듯하다. 길고 긴 장마철의 수마(水魔)는 지하차도에서 버스와 승용차를 통째로 할퀴고 지나가 소중한 인명들을 앗아가는 슬픔을 낳았고, 이어진 폭염으로 새만금의 세계 잼버리대회는 젊은 청소년의 가장 잘 준비된 축제가 아닌 최악의 악몽으로 변하더니 급기야 대형 태풍 카눈으로 그 피해를 막고자 새만금에서의 종영(終營)을 못하고 서둘러 서울과 수도권으로 대피하는 시련의 연속이었다.

그래도 아쉽지만, 결과적으로 폭우를 동반한 느리고 강도가 센 카눈 태풍이 어제(8월 9일) 저녁때부터 뿌린 폭우가 오늘(8월 10일) 이 시간 자정 무렵까지 내리는 상황이 이어지는 상태에서 갯벌을 매립해서 만든 야영장에서 수만 명의 젊은 청소년들이 야영할 경우, 자칫 커다란 불상사가 날수도 있을 것이므로 신속한 수도권으로의 대피 이후, 안전한 장소에서 다른 프로그램으로 축제를 대체하게 한 것은 참으로 잘한 일이고, 다행스러운 결정으로 생각된다.

새만금 선유도 등 고군산열도의 아름다운 자태

새만금 세계 잼버리대회를 유치한 전라북도와 부안군은 앞으로도 세계만방의 젊은이들에게, 아니 그들이 자라서 성인이 되고 노인이 될 때까지 가장 아름다운 대한민국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변산반도가 있는 부안군에서 새만금으로 이어지는 선유도 섬 자락까지 아름답고 멋진 새만금지역을 가장 아름답게 기억하며 칭송하게 될 멋진 기회를 무려 6년이 넘는 기간 동안 새만금 SOC기반시설 등과 함께 열심히 준비하고서도 보다 철저한 준비 대신 느슨하고 빈약한 준비로 망하고 말았다.

 

그뿐인가 개최시기도 여름 장마와 폭염의 계절인 7월말과 8월초 대신 우리나라에서 가장 풍요롭고 싱그런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 들판마다 오곡백과가 노랗게 익어가고 산들이 붉은 단풍으로 수줍게 익어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멋진 10월 초쯤에 새만금 잼버리대회 시기를 잡지 않은 것이 1차로 여겨지는 치명적인 실수이다.

 

그다음에는 아낄 것을 아껴야지, 1인당 850만 원 정도의 참가비를 내고 우리나라로 축제를 즐기고 배우러 왔고, 막대한 국비와 지방비가 투입된 만큼, 숙소로 쓸 텐트도 한여름 폭염에도 견딜 수 있는 이동식 가건물로 튼튼하고 쾌적하게 짓고 에어컨까지 가동되게 호텔식 이상으로 준비하고, 화장실도 첨단시설로 쾌적성과 청결 성을 갖추는 것은 물론, 샤워시설도 당연히 남녀가 구분되는 첨단시설로 참가인원들이 불편하지 않는 충분한 시설도 준비했어야 하며, 씻는 물 대신 먹는 물은 숙소마다, 거리마다, 냉온수를 마음대로 먹을 수 있게 철저히 준비하고, 따스한 보리차 등의 음료는 물론 생수와 시원한 음료, 싱싱한 수박, 참외, 복숭아 같은 제철 과일 등을 인심 좋게 무제한 공급하면서, 먹거리도 3식을 육해공 산해진미로 대접하는 철저한 호텔식 준비와 봉사정신이 너무나 아쉽고 부족했었다.

새만금 방조제 동쪽 모습(야영장으로 적합함)

어쩌다가 남녀 구분도 없는 열린 천막의 샤워장, 구식 컨테이너 푸세식 화장실, 수도시설이라고도 할 수 없는 아프리카 난민촌 같은 수도시설, 썩은 달걀, GS25의 바가지 상품판매 등 가히 어떤 이들이 조직적으로 “일부러 세계 청소년 손님들을 홀대하라”는 명령을 내렸어도 하기 어려운 준비와 홀대를 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유 불문하고 모두 반성하고 반성만 할 일이다.

선유도 모습

필자는 새만금지역을 너무나도 잘 안다. 세종시에서도 가까운 지척에 있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새만금개발공사의 재작년 개발본부장 공모에 응모할 만큼 새만금에 애정도 많다. 봄이든 여름이든 시간이 나면 새만금 방조제를 거쳐 선유도까지 가서 서해바다의 고즈넉한 풍경과 파도소리, 시름없이 나는 갈매기의 날갯짓을 보고 힐링을 하곤 하기 때문이다.

유난히 긴 장마 끝에 부안군에서 주최하는 새만금 간척지 매립지가 물에 잠기는 등 청소년들의 숙소로 쓸 텐트를 치기에 문제가 있었다면, 과감히 새만금 방조제 변 넓고 긴 잔디 야영장으로 장소를 옮기는 순발력을 발휘했어야 한다.

새만금 방조제 도로변 밑의 야영장은 방조제 도로 서쪽은 서해의 아름다운 바다와 연결되고, 도로 동쪽은 새만금 내수면호와 연결되어 아름다운 수변이 펼쳐진 절호의 야영지로 판단된다. 다만, 이때도 한여름의 폭염과 바다 모기(무참하게 물어뜯는 각다귀)의 방지를 위해서 철저하게 모기장을 쳐주어야 하고, 모기향 등 모기방지약 등을 무제한 공급하는 것은 기본이었다.

서해바다에서

아예, 호텔식 시설로 준비하고 호텔식 식사와 음료 등으로 천국에 온 것 같이 세계의 젊은 청소년 손님을 모시겠다는 준비가 부족했더라도, 여성가족부 등 중앙부처의 지원 아래 전라북도가 철저히 지휘하고, 부안군이 철두철미한 준비와 사전에 수십 번의 예행연습(리허설) 등의 준비를 하였더라면 “세계적인 축제가 빈민국의 야만적인 폭염에서 살아남는 연습인가?”라는 불만과 불명예는 입지 않았을 것이다. 준비의 부족은 물론, 행사의 지휘부가 죽었고, 모든 시설 등을 조직적으로 철저히 점검하여 사용하는 데 불편이 없도록 하고, 참가인원도 매일매일 점검하고 관리할 하부 스태프들도 모두 죽었던 행사였다. “예멘의 잼버리 단원 등 몇 개 국(國)이 입국하지 않아 참가하지도 않았다”는 사실을 새만금에서 조기 종영한 인원을 충남에서 다른 숙소를 잡고, 식사준비를 하면서 아예 입국을 하지 않은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 그 한 증거이다.

 

세계에 새만금의 아름다움과 미래 비전을 보여주지 못한 아픈 마음에 아내와 치맥 한잔을 하려는데, 맥주에 『순살 치킨』 대신 『순살 아파트』로 해야 하나? “여보시게 철근이 없다고 너 죽고 나만 살면 된다”는 비양심으로 사시는데, “바로 너가 나일 수 있어!”

 

* 육정균 : 충남 당진 出生, 2000년 작가넷 공모시 당선, 2002년 현대시문학 신인상(詩), 2004년 개인시집 「아름다운 귀향」 출간, 2005년 현대인 신인상(小說), 부동산학박사, (전) 국토교통부(39년 근무) 대전지방국토관리청 관리국장(부이사관) 전 개인택시공제조합이사장, 단국대학교 부동산건설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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