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세계화를 꿈꾸는 한국막걸리협회
경기호 회장
“막걸리 빚기!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에 최선 다하겠다”
전 세계인들이 막걸리를 즐겨 마실 수 있도록 홍보 강화에 힘써
“전 세계에서 막걸리만큼 좋은 술이 어디 있습니까. 우리의 음식(K-푸드)을 전 세계인들이 즐겨 먹듯이 막걸리도 전 세계인들이 즐겁게 마실 수 있도록 막걸리 세계화에 힘쓰고 있습니다.”
지난 5월 한국막걸리협회 회장에 취임한 경기호 회장(주, 조은술 세종 대표이사)은 “우리의 쌀을 그대로 수출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지만 이를 가공하여 수출하면 많은 쌀을 수출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는데 쌀 가공식품 가운데 가장 많은 쌀을 소비하는 가공식품이 막걸리”라고 강조했다.
때문에 막걸리를 수출하기 위해선 1차적으로 막걸리에 대한 홍보가 필수조건, 그래서 국내․외적으로 막걸리 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이벤트로는 막걸리협회장 이․취임식에 맞춰 개최된 막걸리 엑스포(23.5.13-5.14)를 비롯해서 막걸리 유네스코 공동등재 전략 심포지엄 등을 개최했다.
또 제26회 보령머드축제 글로벌축제관광박람회(7.21-23)에 참가하여 국적이나 인종, 언어, 연령 등을 뛰어넘어 모두가 하나 되어 즐길 수 있는 세계인의 축제에 국가무형문화재 막걸리 홍보와 ‘막걸리 빚기’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추진을 위한 세계인들에게 막걸리의 이해와 인식을 확산하고 있다.
막걸리업계 스스로 자조금 마련 각종행사 치러
이런 국제적인 행사로 외국인들에게 막걸리의 좋은 점을 알리고 있는데 이 같은 행사에 드는 비용은 업계가 스스로 마련한 자조금으로 충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호 회장은 “자조금은 업계가 스스로 일정기금을 마련하면 마련한 기금만큼(막걸리 업계 한도는 2억5천만 원)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과거에 비해 이처럼 막걸리업계가 자조금까지 마련하면서 홍보에 적극적인 것은 막걸리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다. 현재의 막걸리산업을 발전시키는 길은 막걸리 세계화로 수출을 늘리는 길이 최선이기 때문이다.
경 회장은 “큰 틀에서 보면 막걸리 산업을 육성시키는 길은 결국 농민들을 위한 길입니다. 남아도는 쌀로 막걸리를 빚으면 다른 가공품에 비해 8배나 많은 양의 쌀을 소비할 수 있습니다. 정부가 쌀 때문에 고민하는 부분을 상당히 해결 할 수 있는데도 막걸리에 대한 관심이 적은데 아쉬움이 큽니다.”
경 회장은 또 “막걸리 수출을 하기 위해서는 멸균주를 생산해야 하는데 양조장들의 경영이 어려워 이 같은 설비를 갖추지 못하고 있는 업체들이 많아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막걸리는 한국의 국가무형문화재다
2021년 6월 15일 ‘막걸리 빚기’가 대한민국의 국가무형문화재 144호로 지정되었다. 막걸리 업계의 오랜 숙원사업이 이루어진 날이다.
국가무형문화재(國家無形文化財)는 보존 가치가 크다고 인정되는 문화적 소산 가운데 국가에서 문화재로서 지정한 것을 말한다.
막걸리 빚기를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한 것은 정부도 막걸리 빚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고 오랫동안 내려온 전통을 계승하고 있는 것을 새롭게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고 본 것이다.
경기호 회장은 “국내 무형문화재 지정을 기반으로 해외에서도 막걸리의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막걸리 빚기’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협회에서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본부가 있는 파리까지 날아가 막걸리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해야 하는 당위성을 설명하기도 했다.
유네스코 친선대사 초청 막걸리 유네스코 등재 추진
막걸리 협회는 진나 7월 23일 유네스코 친선 대사를 초청 하여 유네스코 등재를 추진하는 행사를 종로구 소재 전통주갤러리에서 가졌다.
불가리아 적센 공작부인 칼리나 공주와 결혼하고 1997년 유네스코 친선대사로 임명된 키틴무노즈 친선대사가 한국 방문에 맞춰 ‘막걸리 빚기’ 유네스코 공동등재 추진을 위한 국제 사회 협력 기반 조성 및 막걸리의 이해와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에 참석한 친선대사는 막걸리 빚기 체험도 했다.
이 같은 비용도 모두 막걸리 자조금으로 충당하고 있다고 경 회장은 밝혔다.
해외문화홍보원 지원 사업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막걸리’ 국가무형문화유산을 외국인을 대상으로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전통문화 ‘한식과 막걸리’ 콜라보 한식 요리 경연대회 및 행사에서 한식과 막걸리의 콜라보 행사를 통한 막걸리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
해외문화홍보원 산하 재외문화원·문화홍보관에서 한식 요리 경연대회 막걸리 콜라보 진행 및 ‘막걸리 빚기’ 체험 행사 또는 시음 행사에 참여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 대사관들이 막걸리를 의전주(酒)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도 검토하고 있다
씨름이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남북이 공동 등재 했듯이 막걸리 빚기도 공동 등재 추진
경 회장은 유네스코 등재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에 2018년 11월 제13차 무형문화유산 정부간위원회에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된 씨름은 세계유산과 무형문화유산, 세계기록유산을 통틀어 남북이 공동으로 등재한 사례처럼 막걸리 빚기도 태권도와 공동으로 추진하면 빠르지 않을 것인가를 논의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 회장은 “막걸리는 남북한에서 모두 마시는 민속주라 공동 등재가 된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한다. 그렇게 되면 막걸리는 세계의 술로 거듭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된다면 막걸리가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기틀이 될 수 있고, 갈등을 해소 하는 촉매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 회장은 전망한다.
외국인들이 인정하는 막걸리!
생각만 해도 신나는 일이 아닌가. ‘막걸리는 문화’라는 인식이 막걸리인들 만의 의식에서 벗어나 정부 당국자들이 깊이 인식 되어야 할 것 같다.
과거 우리 막걸리는 농사일을 하면서 새참을 먹거나 관혼상례가 있을 때 먹던 술이다. 그래서 농민주로 불리던 것이 근자에 들어와 막걸리를 빚고 이를 유통시키는 과정이 산업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러나 정부가 막걸리 산업에 대한 관심은 여타 산업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져 크게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최근 뜻 있는 MZ세대들이 양조산업에 뛰어들어 새로운 스타일의 막걸리를 빚고 있어 막걸리 산업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2023 K-막걸리 페스티벌 청주서 개최
한국막걸리협회가 주최하는 ‘2023 K-막걸리 페스티벌 & 못난이 김치 페스티벌’이 올해는 청주시 문화제조장에서 10월 27일~29일까지 3일간 개최된다.
전국 막걸리와 지역 특색 음식과의 페어링을 통한 대한민국 막걸리 페스티벌을 통한 막걸리 산업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개최되는 막걸리 페스티벌은 국가무형문화유산 막걸리의 우수성과 지역 특색 음식과의 연계된 전통주 막걸리 문화축제 개최를 통해 다양한 지역 특생 음식과 막걸리인지도 제고 및 산업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다.
특히 국가무형문화유산 막걸리와 지역 특색 음식과 함께하는 지자체와 협회 주최의 정례 화된 막걸리 지역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추진하여 지자체와 함께 하는 6차 산업 축제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다.
이번에 개최되는 막걸리 페스티벌에는 막걸리 관련 부재료 제조 판매업체들이 참가하여 나만의 축제 막걸리 빚기를 체험할 수 있다.
협회에서는 국가무형문화재 막걸리를 통한 축제 분위기를 조성하여 축제 기간 막걸리 빚기 체험은 물론 각종 이벤트를 진행한다.
경기호 회장은 “이번 청주 개최를 시작으로 각 지자체에서 축제를 개최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전국 지자체가 막걸리 축제를 개최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유기가공식품’인증 마크 붙은 ‘세종의 술’
한국막걸리협회 창립 초창기부터 부회장직을 맡아왔던 경기호((63) 회장은 부인 이승애 씨와 각자대표로 세종을 이끌어 오고 있다. 이승애 씨는 숨은 실력의 시인. 충북 지역 각종 문학모임에 참가하여 시작활동을 벌리고 있다.
오늘날 세종이 이만큼 발전한데는 경기호 회장 못지않게 부인 이승애 대표의 과감한 제품개발과 영업력, 뛰어난 재무관리 능력이 뒷받침 된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농사 가운데 자식 농사가 제일 어렵고 힘든 일인데 경 회장 부부는 두 아들이 모두 잘돼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 장남 기동 씨(35)는 서울대 경제학부 재학 중 22세의 어린나이에 행정고시(재경직)에 합격, 기획재정부 사무관으로 근무하다가 법률가의 길을 걷고 있다. 지금은 태평양 법률법인에서 근무한다.
차남인 기용 씨(32)도 서울대 자유전공학부(정치학·경제학 전공)를 졸업하여 사회에서 좋은 일자리를 잡아 출세 가도를 달릴 수 있었지만 경 회장이 세종을 키워야 한다고 양조인의 길을 걷도록 했다.
경 회장은 “젊은 소비자의 입맛에 맞게 제품을 개발하려면 역시 젊은 사람들이 개발해야 한다”는 눈높이 경영 철학을 몸소 깨닫는 중이라고 했다.
현재 세종이 출하하고 있는 술은 우도땅콩을 비롯, 여수의 밤 등의 탁주와 증류식 소주 이도를 생산하고 있다.
특히 ‘이도’주는 100% 친환경 유기인증을 받은 원료만을 사용한다. 세종이 친환경 유기원료만을 고집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경기호 대표는 “원가만 따지면 도저히 할 수 없는 노릇이지만 오직 좋은 술을 만들겠다는 일념 하나뿐”이라고 했다.
그러다 보니 해외에서도 세종의 술을 찾고 있다. 현재 일본, 싱가포르, 대만, 미국 등 8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자체 제품을 생산하고 여유가 생길 때는 OEM 방식의 술도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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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익는 소리
이승애 시인
옹알이가 시작되었다
입술이 두꺼운 큰 항아리마다
고두밥과 누룩이 섞여
옹알대기 시작했다
자갈바닥의 달큼한 두드림
깊은 우물 두레박의 인기척
가쁜 숨 참았던 폭포수 휘어지는 소리를
새의 말과 늑대의 웃음과 호랑이 발자국과
버무려 앉힌 후
왈강달강 끓어오르는 항아리에서
눈 떼지 못하던 시간의 빛깔
가로등이 밤 새워 그 소릴 지키다 스러지고
별들도 창문을 끌어당겨 들여다보고
달빛은 제 몸도 섞자고 무작정 다려들고
거르지 앓고 찾아오는 식욕처럼
잔 부딪고 웃음 도수를 높이다가
돌아서서 다시 뿌리를 세우는 삶
호수를 흔들어 마시던 바람으로
산골짝 흘러내린 말간 숨결로
해의 시간을 걸러 내린
만장일치의 발효
소리가 지나간 자리마다
제대로 삭힌 고요 한 동이
동그랗게 입을 연다
*이승애 시인은 조은술 세종의 경기호 대표의 부인이다. 시집으로 <둥근 방>과 <소쇄원을 거닐다>가 있다. 젊은 날에는 자식 농사에 바빠 詩작업에 등한 했던 것을 더 늦기 전 다시 펜을 들었다고 한다. 청주문협, 여백회, 신사임당 시문회, 충북동시문학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글·사진 김원하 기자 tinew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