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4대 명주 중 하나인 산시 성 서봉주 생산공장을 가다(下)

안내자가 가르키고 있는 빨간 술병이 서봉주 레드 프리미엄이다. 500ml인데 방문 수령시 750,300원.

朴泳德 편집위원 산시 성 西鳳酒 견문록

중국 4대 명주 중 하나인 산시 성 서봉주 생산공장을 가다(下)

 

“서봉주 이거 대단한 술입니다” 백종원도 극찬한 西鳳酒

“술중의 봉황”이라 불리는 서봉주는 산시 성의 마스코트

 

필자가 서봉주 양조장을 견학하고 있다.

중국 사람들은 “한 번 마셔본 사람들이 다시 찾는 술이 서봉주(西鳳酒)”라고 한다. 서봉주는 중국 사람들의 자존심이 담겨 있는 술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왜 서봉주인가. 양귀비가 마셨기 때문에 아니면 진시황이 대관식 때 마신 술이라는 역사성을 지닌 술이기 때문에 서봉주를 찾는 것인가. 그 시절 살아 보지 않았으니 당시 서봉주가 어떤 술이었는가는 짐작이 안 가지만 중국 사람들이 중국의 4대 명주로 꼽고 엄지척 하는 술이 서봉주다.

중국의 빠이주는 헤아릴 수도 없을 만큼 많다. 그 가운데는 우리의 희석식 소주처럼 주정에 물을 타서 파는 희석식 빠이주도 있다. 우리나라 중국집에서 파는 저렴한 빠이주가 여기에 해당된다. 그런데 서봉주는 100% 증류식 빠이주다.

언젠가 tvN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2’에서 ‘후루터오 샤오차오’를 먹으러 간 백종원이 음식에 앞서 술을 주문했는데 이 때 주문한 술이 ‘서봉주’였다. 백 씨는 “서봉주 이거 대단한 술입니다”라고 극찬하며, 백종원은 술을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싸리나무를 엮어 만든 용기를 사용한다며 시안에 오면 꼭 마셔볼 것을 권했다.

안내자가 가르키고 있는 빨간 술병이 서봉주 레드 프리미엄이다. 500ml인데 방문 수령시 750,300원.

대한민국의 요리사가 서봉주를 대단한 술로 평가 하고 있는 것은 술맛 때문일 것이다.

수많은 시인 묵객도 서봉주의 향에 반해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당나라 시인 소동파는 첫 부임지인 봉상현을 방문했을 때 서봉주를 맛보고 감탄하며 ‘꽃이 피고 술이 좋아 마셔도 취하지 않네, 남산의 서늘하고 푸른 기운을 와서 보게나’라는 글귀를 남기기도 했다.

중국 백주는 제조 방법과 기술, 사용 원료에 따라 맛과 향이 천차만별이다. 크게 색, 향, 맛의 3대 요소에 따라 구분하는데 크게 장향형(醬香型), 청향형(淸香型), 농향형(濃香型), 봉향형(鳳香型) 등으로 나뉜다. 향이 가장 강한 농향형 술로는 수정방, 노주노교가 대표적이고, 장향형은 모태주, 청향형은 분주와 이과두주, 금문고량주 등이 대표 주자로 꼽힌다.

서봉주는 봉향형 백주의 간판스타로 분류된다. 깊은 맛과 농후한 맛을 내면서 향은 우아하고 단맛을 내는 동시에 상쾌한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서봉주 공장의 안내원은 “서봉주의 ‘鳳’자는 자웅동체로 알려진 전설의 새 봉황을 의미하는데 음양이 조화롭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달고, 쓰고, 맵고, 시큼하고, 향기로운 다섯 가지 맛을 가진 서봉주는 음양오행을 갖춘 최고의 술로 인정받으면서 다른 술의 장점을 모두 가진 봉향형으로 분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봉주가 다른 술과 차별화되는 맛을 내는 비결은 자연환경과 제조 방법에 있다. 서봉주는 수수를 주원료로 하고, 술을 만들 때 사용하는 누룩은 밀, 소밀, 완두콩과 함께 발효, 증류해 최소 3년 이상 보관한 뒤 출하된다. 우선 기본이 되는 것은 원재료인 수수다. 서봉주의 양조장에는 수수 경작지가 있는데 계량 종자가 아니라 전분 함량이 높은 전통적인 종자만 심는 것을 고집한다고 한다.

서봉주를 생산하는데 필수인 각종누룩에 대해 안내원이 설명하고 있다.

서봉주 양조장은 3,000년 동안 전승되어 오면서 현재 10명의 국가급 심사위원, 1명의 성급 기술자, 150여명의 양조기술자를 보유하고 있다. 100여명의 장인들이 최선을 다하여 품질을 보장하고 있는데 이는 서봉주만의 품질보장 비밀번호인 654321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6’은 6가지의 최초를 뜻하는 것으로 중국 치초의 경공주(庚功酒)였다. 경공주는 궁증 또는 권위를 가진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술이다.

‘5’는 5가지의 수상을 뜻한다. ▴1910년 남양권업경진대회 대상, ▴1915년 파나마 박람회에서 품질부분 금상, ▴1952년 제1회 전국주류품평대회에서 중국 4대명주로 선정, ▴1992년 파리 국제식품박람회서 금상, ▴2000년 중화노자호((中华老字号) 브랜드 칭호를 수여 받았다.

서봉주를 숙성시키고 있는 숙성실.

‘4’는 4개 왕조(주, 진, 한, 당)의 국주(國酒)를 뜻한다.

‘3’은 3개의 독특함을 뜻하는데 첫 번째 서봉주는 류린지를 떠나면 만들 수 없다. 독특한 지질과 기후 때문이다. 두 번 째는 독특한 공정이다. 독특한 누룩의 제조과정과 공법이다. 세 번째는 독특한 저장방법이다.

‘2’는 서봉로주해가 국가 문화재로 지정되었다.

‘1’은 융합을 뜻한다. 서봉주를 떠올리면 백주를 떠올릴 만큼 서봉주는 품종과 브랜드의 융합이라 할 수 있다는 것이 서봉주의 설명이다.

1980년대 초반까지 서봉주는 중국 서북 지역 주류 시장을 휩쓸었고, 1980년대에는 인기가 치솟아 ‘술의 왕’으로 불리기도 했다는 것이 서봉주의 설명이다.

방문객들에게 서봉주를 시음하게 한다. 마시기 전에 향에 취한다.

중국의 4대 명주 중 하나로 꼽히는 명주 중의 명주인 서봉주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선을 보인 것은 2021년부터 공식 수입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매출액도 매년 100%씩 성장하고 있는 술인데 이는 그만큼 한국인들의 반응이 좋기 때문이다.

첫 수입 당시 서봉주가 국내에 안착할지는 반신반의였다. 서봉주 가격이 다른 중국 백주에 비해 높은데다, 순한 도수의 술을 찾는 젊은 층의 특성 때문에 서봉주의 구매 연령층이 40~50대 중년층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결과는 우려와 달랐다.

서봉주 공식 수입회사인 김람수 화강주류 대표는 “양꼬치, 마라탕 등 중국 음식 문화가 한국에서 인기를 끌면서 백주를 찾는 젊은 층이 늘어나고 있다”며 “현재 서봉주 구매자 4명 중 1명이 MZ세대로 조사됐고, 다양한 술을 즐기고 소비하려는 청년층이 늘어 판매에 불이 붙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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