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란원 샤토미소 부부 소믈리에 대표 안남락 ․ 문미화

도란원이 개발한 와인 병들. 대표적인 것이 하이힐 와인. 기념품으로 잘 팔린단다.

도란원 샤토미소 부부 소믈리에 대표 안남락 ․ 문미화

대통령 취임식 만찬주로 샤토미소 로제 와인 선정

무가당 프리미엄 드라이. 자두와인 브랜디(증류주) 생산

독일 ․ 캐나다産 못지않은 아이스 와인도 생산에 성공

도란원 샤토미소 부부 소믈리에 대표 안남락 ․ 문미화

한 송이 포도가 맛 좋은 와인으로 탄생하기까지는 많은 정성이 들어간다. 같은 포도로 빚는 와인이라도 빚는 이의 노력여하에 따라 천차만별(千差萬別)한 와인이 탄생한다. 특히 한국의 와인은 대부분 식용 전용인 캠벨로 와인을 담그기 때문에 유럽의 와인전용 포도에 비해 블릭스가 떨어져 와인매니아 입장에서 볼 때 제 맛을 낼 수 없는 약점을 극복해야 한다.

또한 지금 많이 달라졌지만 종전에는 한국의 와인 역사가 길지 않아 와인 선진국에 비해 맛이나 향 등 모든 면에서 뒤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의 와이너리들은 독자적으로 와인을 연구하고 개발해서 생산한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약점을 강점으로 승화시키는 기질이 있지 않은가. 한국인들의 끈기와 열정으로 와인에 대한 꾸준한 연구개발로 이제는 한국 와인이 선진국의 와인과 견주어도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찾아간 기자에게 그동안 도란에서 개발해낸 주품에 대해 부부 소믈리에 대표 안남락 ․ 문미화 씨가 설명해주고 있다. 안 대표가 들고 있는 술은 샤토미소 락인데 40도의 자두 브랜디다. ‘락’은 안 대표의 안남락에서 따온 거라고 했다.

문제는 일부 와인 소믈리에나 자칭 와인 전문가들이 와인은 프랑스나 이탈리아제가 좋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것이 한국 와인산업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진짜 한국 와인을 사랑하고 육성시키기 위해서는 좋든 싫든 한국에서 생산 되는 와인의 소비를 늘여야 하고 정부의 지원책도 가감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마셔보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번 마셔본 사람들은 거의 다시 찾는 우리의 와인이 바로 충북 영동군 매곡면에 소재하고 있는 ‘도란원(대표 安南洛, 66)’이 출시하고 있는 샤토미소와인이 아닐까.

국내 와이너리 업계에서 도란원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 만큼 동종업계에서 인정받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데 ‘도란원’을 인정하고 있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엄동설한 임에도 영동으로 차를 몰았다.

부부 소믈리인 안남락 대표와 부인 문미화 씨. 펜팔로 맺어진 인연이라 했다. 충청도 총각과 부산 아가씨가 열렬한 펜팔로 부부의 연을 맺게 되었단다.

도란원은 가족이 운영하는 와이너리다

충북 영동에 자리 잡고 있는 도란원 샤토미소는 캠벨포도와 산머루, 청수를 직접 재배하고 있는 농가형 와이너리다. 길가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성이 아주 좋다. 도란원은 캠벨과 청수, 산머루, 자두, 복숭아를 주원료로 빚는 와인인데 캠벨은 한국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품종으로, 이곳에서는 우리 입맛에 맞는 신토불이 와인, 한국 고유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청수’는 농촌진흥청에서 육종 개발한 화이트와인 양조용 포도품종이다. ‘청수’로 빚은 화이트와인은 청포도의 싱그러운 맛과 산미가 생생하게 살아 있으며 상큼한 청포도 향이 매혹적인 와인이다.

도란원은 가족이 운영하는 와이너리다. 안남락 대표의 부인 문미화(60) 씨와 딸이 함께 운영한다. 확실하게 선을 그은 것은 아닌데 안 대표는 연구 개발과 생산이 주 업무 같고, 부인 문미화씨는 와이너리 총괄 영업을 담당하고, 딸은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바쁠 때는 다 같이 달라붙어서 일한다. 문미화씨는 인터넷 주문이 폭주할 때는 허리가 끊어지도록 힘도 들지만 그 만큼 와인판매도 증가하니까 보람을 느낀단다. 코로나가 한창일 때는 한해 연 10억 원까지 매출을 올린적도 있었지만 최근에도 가족 3명이 감당 할 만큼의 최고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했다. 여느 와인너리들 입장에서는 상상도 못할 매출이다.

대형 마트나 인터넷 쇼핑 물에서 샤토미소와인은 쉽게 만날 수 있다. 그만큼 대중에 다가가고 있는 와인이란 것을 말해주고 있다.

샤토미소 입구.
도란원 전경. 도로가에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 방문하기가 쉽다.

끌포도로 담근 와인이 대박을 치다

안 대표는 이 곳 매곡이 고향이란다. 황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대를 제대하고 청주에서 인테리어 사업을 하다가 오랫동안 하여 싫증이 나던 중 여 동생이 하는 쌈밥집이 잘되는 것을 보고 도와준다고 운영했지만 IMF 어려움으로 재미를 보지 못했다고 한다.

얼마간의 빚을 지고 처자식은 청주에 남겨 놓고, 매곡으로 귀향 아닌 낙향을 했다. 당시 어머니가 현재 이곳에서 작은 양의 포도농사를 짓고 있었다.

안 대표는 어머니를 도와 포도 농사를 짓다보니 굴곡이 심하더란다. 포도농사가 잘 된 해는 가격이 폭락하고, 보관기간도 짧아 포도즙으로 주스도 마들어 보면서 판로를 다양화 했지만 생각보다는 전망이 보이지 않았다. 포도쥬스도 너도나도 하다 보니 경쟁력이 없어 생각해 낸 것이 포도주 즉, 포도의 새로운 가치. 와인을 빚어 보자는 것이었다.

안 대표가 가리키고 있는 것은 그동안 각종 주류대회에서 받은 상장들이다 상장이 너무 많아 이렇게 쌓아둘수 밖에 없다는 설명. 부럽습니다.
외국의 와이너리들이 피크닉 같은 행사에 와인 잔이 없어도 마실 수 있는 와인을 출시하고 있는 것을 보고 개발한 와인.

와인에 대한 깊은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와인을 생산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안 대표는 “타닌도 적고 산미가 지나치게 올라와서 상품가치로 인정받기 어려웠다”고 당시를 회고 하면서 기술부족으로 엄청나게 많은 와인을 버렸다고 했다.

이왕에 와이너리를 하려면 포도 품종을 외국에서 들여와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레드와인 포도품종인 카베르네 소비뇽, 말벡, 쉬라즈 같은 6종의 포도나무를 구입해서 심어봤으나 토양과 기후가 맞지 않아서인지 포도나무가 제대로 크지 않았다고 한다.

도란원의 휴식 공간. 와인을 구매하여 마실 수도 있다. 지금은 포도나무가 낙엽이 져 있지만 포도가 열리는 계절에는 알알이 영근 포도를 보며 와인을 마시는 분위기가 쏠쏠하다고 했다.

비싸게 구입한 포도나무를 베어버리고 이왕에 시작한 캠벨로 승부를 걸기로 했다. 포도나무는 순치기를 하는데 어느 해 가지치기를 하고 나서 수확기가 되었는데 순을 자르고 난데서 포도가 열리더라는 것이다. 이 포도는 일반 포도에 비해 늦은 가을 따사로운 햇변받고 익은 포도(끌포도)가 맛이좋다. 버리기가 아까워 와인을 담갔다.

그랬더니 보당(補糖)을 전혀 하지 않는데도 10도의 와인이 나오고 맛 또한 기가 막히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국내 최고의 와인전문가인 김준철 원장(김준철와인스쿨)에 보내 와인테스트를 요청했다. 김 원장은 “국산 포도로 빚은 와인이 어떻게 이렇게 맛이 좋을 수 있냐”며 쉽게 믿지 못하더라는 것. 그 후 김 원장이 도란원을 방문하고 나서야 믿을 만큼 끌순이로 담근 와인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다.

도란원이 개발한 와인 병들. 대표적인 것이 하이힐 와인. 기념품으로 잘 팔린단다.
도란원이 생산하고 있는 와인들.

어머니의 식혜에서 발견한 수분제거 방식으로 블릭스 높여

영동군이 내놓은 자료에 의하면 한국와인의 1번지는 충북 영동와인이다. 2005년에 포도와인 산업 특구로 지정된 영동군은 국내 와인산업을 이끄는 기업 형과, 농가형을 합쳐 총 35개소의 와이너리를 육성하고 있다. 청정 지역의 고품질 포도를 활용해 생산, 가공, 체험까지 6차 산업을 아우르고 있다. 2017년 국가브랜드대상에서 와인 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높이기도 했다. 영동와인은 아직도 높은 발전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며, 2018년 완공된 와인테마터널과 연계하여 와인관광의 메카로 거듭나고 있다. 제조사 도란원은 영동와인 중에서도 가장 돋보기는 와이너리로 다양한 제품이 국내외 와인품평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수상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안 대표는 “2005년 포도와인특구로 지정된 것이 영동와인을 국내 최대 와인산지로 발전시킨 원동력이 되었다”고 하면서 “우리나라도 와인 선진국처럼 정부가 적극 나서서 와인 수출 길을 열러주기 바란다.”고 했다.

도란원은 안 대표의 이름에서 따온 락을 비롯해서 딸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개발한 ‘웨딩’도 있다. 신혼부부들에게 인기짱. 사진은 딸과 사위가 모델로 나섰다.
와인 발효실에서 안 대표가 동행한 박영덕 편집위원(경기종합주류 회장)에게 와인 발효 탱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도란원은 2009년 와이너리를 준공하였고, 이후 체험장, 와이너리 증축, 식당 증축을 거쳐 2019년 ‘찾아가는 양조장’에 선정되었다. 도란원 샤토미소에서는 샤토미소 와인을 이용한 와인 족욕, 칵테일 만들기, 나만의 와인 잔 꾸미기 등의 체험을 할 수 있으며 식사까지도 가능하다.

안 대표는 그동안 와인을 개발하면서 얻은 노하우를 공유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

이를테면 식혜에서 발견한 수분제거 방식이다. 식혜를 얼리면 수분만 언다. 마찬가지로 와인을 얼리면 와인 속에 있는 수분만 얼게 되는데 이를 제거하면 농축 된 와인 알코올도수가 높아진다. 알고 나면 간단한 것 같지만 여기까지 알게 된 것이 어느 날 하늘에서 떨어진 것도 아니지 않는가.

당도가 높은 포도를 생산하기 보다는 이미 생산된 무가당와인 제품만 가지고 동결농축 방식으로 프리미엄 와인을 생산하다 보니 같은 방식으로 주스를 고당으로 농축해 발효하여 잔당을 남기는 아이스와인 3종까지 생산하게 이르렀다.

현재 아이스와인 종주국은 독일과 캐나다지만 머지않아 우리나라 아이스와인이 이를 대체할 날도 오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영동에서 생산되고 있는 7가지 과실로 담금 레인보우

현재 영동은 포도 농사를 위한 환경 조건이 잘 갖추어져 있어, 와이너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영동 와인터널을 비롯해 40여 농가 와이너리를 체험할 수 있는데 일부 업체를 제외하곤 대부분 어려운 환경에서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다.

그렇지만 도란원은 날로 번창하고 있다. 왜일까. 원칙을 중시하고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꾸준한 연구로 새로운 소재로 와인을 생산하다. 이를테면 캠벨, 청수뿐만 아니라 영동에서 많이 생산되는 머루, 자도, 사과, 복숭아, 블루베리, 아로니아의 장점만을 활용하여 마법 같은 블랜딩으로 상상할 수 없는 독특한 맛을 내는 샤토미소 레인보우라든가 새 신부 마음 같은 순백의 자두꽃을 닮은 사랑하는 딸 결혼 기념으로 출시한 웨딩(자두와인)을 개발하는 것 등이다.

이 같은 열정은 각종 대회에서 수상하므로 써 보상을 받았다고나 할까.

자두 와인 웨딩 750.

도란원 사무실 한켠에는 그동안 받은 상장과 상패를 쌓아놓은 높이가 1m가 넘어 보인다. 도란원이 내놓은 수상 경력만 봐도 2018, 2013년에 대한민국 우리 술 품평회에서 ‘대상’을 수상 한 것을 필두로 ▴2019, 일본 사쿠라 와인 어워드골드 ▴2019, 아시아 와인 트로피 6연속 메달수상▴2020, 대한민국 주류대산 6연속 ‘대상’수상▴2020, 우리 술 품평회 ‘최우수상’ 수상▴2021, 한국와인 대상 그렌드골드상 10연속골드상▴2022, 제 20대 대통령 취임식 만찬주 선정▴2022, 한국와인대상 다이아몬드상▴2023 베를린 와인 트로피 골드메달 등이다.

상을 받는다는 것은 객관적으로 상품가치가 인정되었기 때문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골드메달 같은 값진 상을 받는 것은 샤토미소가 한국인의 입맛을 벗어나 세계인들 입맛에 잘 어울린다는 이야기다.

그런 의미에서 K팝, K푸드, K드라마처럼 K와인도 인기를 끌 수 있으면 좋겠다. 안 대표는 그렇게 하기 위해 와이너리를 운영하는 모든 이들이 힘을 합쳐야 된다고 했다.

 

샤토미소 한잔이면 당신도 미소를 짓는다

도란원은 자체적으로 3천여 평의 포도밭에서 농사를 짓고 있지만 양조에 필요한 60~70톤의 포도는 인근 농가에서 포도를 수매한다. 그래서 이 지역 포도농가들은 안정적으로 포도농사를 지을 수 있다고 한다.

현재 도란원 와이너리가 생산하는 와인의 주종은 대량 25가지. 적지 않은 주종이다. 특히 최근 출시하고 있는 샤토미소 락은 즐기자는 뜻과 본인이름 락 자를 표현한 알코올 도수 40도의 자두 브랜디이다. 오크통에서 숙성돼 얼핏 코냑 같은 느낌도 들지만 옅은 주황색으로 색깔도 곱고 새로운 맛의 풍미도 주당들 입맛에 딱이다.

이 영동은 주병이 200㎖로부터 250, 375, 500로 다양하다. 필요에 선택의 폭을 넓혔는데 새로운 한국식 브랜디로 보면 된다.

도란원이 개발해서 사용하고 있는 와인병 세척기.

이 술은 한국의 어떤 음식과도 궁합이 잘 맞아 와인에 익슥치 않은 어른 신들에게 권할만한 술이다.

안 대표에게 ‘샤토미소’가 무슨 뜻이냐고 묻자 와이너리를 의미하는 샤토(Chateau)와 웃음을 의미하는 미소를 결합해 만든 이름이란다. 미소만큼 값진 것이 있을까. 와인의 아로마 향 맡으며 축배의 잔을 높이 들자. 당신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할 것이다.

한국 명품와인을 만들기 위해, 한국와인의 새로운 가치를 만들기 위해, 대중화를 위해, 새로운 도전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김원하 기자 ti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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