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인천을 대표하는 ‘소성酒’는 인천시민들의 자부심이다”

나눔을 실천하는 인천탁주합동제조장 丁奎星 대표

 

“80년, 인천을 대표하는 ‘소성酒’는 인천시민들의 자부심이다”

나눔, 실천, 함께하는 인천탁주… ‘소성사회복지상’제정 하기도

 

“인천 사람들은 소성주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고 정규성 대표는 말한다. 그래서 인천 지역 막걸리 시장에서 소성주는 80%가 넘는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년대 청자 담뱃값이 얼마인지, 메밀국수는 어떻게 먹는지, “그거 모르면 간첩이지”란 말이 유행어가 된 적이 있었다. 남한 사람들이 다 아는 걸 모르고 있으니 간첩이란 말을 듣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담뱃값 때문에 잡힌 간첩이 있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인천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소성酒’ 모르면 간첩이라고 해도 될 만큼 인천탁주의 ‘소성주’는 인천사람들에게 있어 자부심이며 고향을 느끼게 하는 막걸리다.

전국에는 지역을 대표 하는 막걸리들이 수도 없이 많다. 서울의 장수막걸리처럼 과거 서울지역 51개의 양조장들이 조합을 형성하여 하나의 회사처럼 운영하고 있는 것처럼 인천탁주도 1974년5월 인천지역 11개 양조장들이 합동 제조장으로 설립한 회사다.

인천탁주는 1974년5월 인천지역 11개 양조장들이 합동 제조장으로 설립한 회사다. 당시 조합간판이다.

천상병 시인의 <막걸리>를 유난히 좋아한다는 인천 시민 70대 K씨는 “여행을 좋아해서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많은 막걸리를 먹어 봤지만 소성주 만큼 맛있는 막걸리를 먹어보지 못했다”며 소성주를 가리키며 엄지척 한다.

현재 인천탁주의 소성주는 인천 지역 막걸리 시장에서 80%가 넘는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술은 기호 식품이다. 아무리 지역 막걸리라고 해도 맛없고 가성비가 좋지 않으면 외면 받기 십상인데 8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 한다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1997년 인천탁주의 대표를 맡아 오늘날까지 이끌어 오고 있는 정규성(丁奎星, 67세) 대표는 이에 대해 “정성을 다하고 양심적으로 술을 빚어 맛있는 막걸리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인천시민들이 ‘인천의 자부심’이라고 여기는 소성주. 그 생산 현장은 어떨까. 모기도 처서가 지나면 입이 삐뚤어져 더위가 그친다고 했거늘 올해는 이마져 틀린 모양이다. 햇볕이 따가운 늦 여름날 인천탁주를 찾아 정규성 대표로부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어 봤다.

인천탁주는 지난 해 4월 찾아가는 양조장에 선정되었다. 막걸리 빚기 등 각종 체험을 할 수 있다.

소성주는 인천 사람들의 고향이고 추억이다

인천 부평구에 위치하고 있는 인천탁주제조 제1공장은 지난해 4월에서야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는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선정됐다. 양조장 규모나 역사로 봐서 때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이제야 찾아가는 양조장에 선정된 것은 그동안 선정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정 대표는 말했다.

‘찾아가는 양조장’은 지역의 우수 양조장을 선정해 2년에 걸쳐 체험 여건 조성 및 프로그램 운영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인천탁주는 지난해 4월 선정된 이후 전통주 시음및 막걸리 빚기 체험 확대 등 복합공간을 마련하는 등 짜임새 있는 시설을 갖추어 놓고 있었다.

찾아가는 양조장의 핵심은 체험장이다. 막걸리 소주를 빚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정 대표는 ‘찾아가는 양조장’사업 신청을 한 것은 외국인들이 많이 찾아와서 체험을 하기를 바랐는데 지리적 여건이 맞지 않아서인가 외국인들보다는 내국인이 더 많이 방문 하다고 했다.

정규성 대표는 “앞으로 찾아가는 양조장 사업을 통해 지역 전통술에 대한 주민들의 흥미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며 “더 나아가 인천탁주가 인천지역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막걸리를 생산하는 공장은 양조장이라고 하는데 유독 인천탁주는 공장이라고 한다. 그 만큼 규모가 커서 그런 모양이다.

부평구 관계자는 “2년 차 사업인 올해는 양조장 내 다양한 체험들을 통해 지역 관광산업을 견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구에서는 체험 프로그램 온·오프라인 홍보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인천탁주의 찾아가는 양조장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추진된 체험 장과 더불어 역사관, 포토존(촬영 구역) 및 판매대 등을 설치해 일반인들이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 조성돼 있다.

인천탁주의 찾아가는 양조장에서는 사전 예약을 통해 ▲술지게미 비누 만들기를 할 수 있다. 한꺼번에 20명에서 36명까지 체험이 가능하며 체험 비용은 1만원, 체험 중에 시음이 가능하며 결과물(100g 비누 2개)을 가져갈 수 있다.

▲막걸리 빚기는 1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체험 비는 25,000원. 약 1.5ℓ의 막걸리를 가져갈 수 있다 ▲나만의 증류주도 만들 수 있다. 10명 정도가 한꺼번에 체험할 수 있으며 비용은 3만원.(성인만 가능) 결과물인 소주 약 100㎖를 가져갈 수 있다.

인천탁주는 강아지고양이 간식 가이갱이도 생산한다

1938년부터 3대째 이어져 온 인천탁주제조 제1공장은 HACCP 인증을 받은 위생적인 공장형 막걸리 양조장이다. 2023년 대한민국주류대상 생막걸리 부문 대상을 받았다.

정규성 대표는 직전까지 한국막걸리협회 회장을 역임하면서 지난 2021년 6월 15일 ‘막걸리 빚기’를 국가무형문화재 제144호로 지정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는 지난 2013년부터 막걸리의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발판을 만드는데 초석이 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인천탁주에서는 ▴인천 생 소성주(750ml, 6%):특유의 감칠맛과 톡 쏘는 탄산의 상쾌한 청량감을 느낄 수 있다. 여성스러운 술로 평가 받고 있다. ‘소성酒’는 인천의 통일신라시대 이름인 소성현에서 이름을 차용했다고 한다.

또한 포장에는 소비자들에게 즐길 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12간지 동물을 그려 넣어 막걸리를 마시면서 재미있는 대화의 소재가 될 수 있도록 한 것이 재미있다.

▴소성주 플러스(750ml, 5%):소성주 플러스는 국내산 쌀과 한국 식품 연구원 우리 술 연구팀과 공동 개발한 국내산 전통 누룩의 우수효모로 만든 인천탁주에서 개발한 프리미엄 막걸리이다. 소성주 플러스 라벨에도 12가지의 재미난 문구를 삽입하여 골라먹는 재미를 만들었다. 정제수, 쌀(국내산), 국(밀 함유), 팽화미(국내산), 올리고당, 효모, 아스파담(감미료, 페닐알라닌 함유), 구연산이 첨가되어 있다.

쌀은 원래 달다(500ml, 9%):“자연의 맛 그대로, 소중한 분과 함께하는 고품격 프리미엄 막걸리”다. 쌀은 원래 달다는 합성감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오직 국내산 쌀로만 단맛을 구현한 프리미엄 막걸리다. 쌀은 원래 달다는 이화주 전통방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맛과 풍미가 가득한 생막걸리다.

▴‘가이갱이’ :막걸리로 만들어 식이섬유가 풍부한 프리바이오틱스 장건강에 좋은 강아지․고양이 간식으로 베타글루칸, 셀레늄은 면역세포 활성화와 항산화 기능이 있다. ‘가이갱이’란 사투리로 강아지(가이:경기도, 황해도) 고양이(갱이:경상도)를 뜻한다.

1938소성주 생탁주(750ml, 6%):합성감미료가 전혀 들어가지 않은 NO SUGAR 막걸리다. 오직 국내산 쌀과 누룩, 물로 만든 전통 막걸리다. 요즘 건강을 중요시 하는 음주 문화에 적합한 저 도주, 합성감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건강한 막걸리인데 브랜드 명 ‘1938소성주’는 인천탁주 전신인 인천지역 양조장 대화주조의 창립연도인 1938년을 기념하기 위해 명명했다고 한다. 또 1938소성주 라벨 디자인에 이수희 작가의 “알록달록을 줄께1”을 삽입한 이유는 대한민국의 예술 문화를 조금이나마 알리려는 취지로 진행되었다고 한다.

 

인터넷, 택배 없이 모두 대리점 통해 판매

1990년 업계 최초로 쌀 막걸리를 출시한 인천탁주는 강아지 고양이 간식인 ‘가이갱이’ 생산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일반 식품산업 생산에도 도전하고 있다. 특히 막걸리를 빚는 과정에서 나오는 술지게미의 활용방안에 대하 다각도로 연구를 하고 있는데 현재 술지제미는 소나 돼지의 사료로 활용하고 있을 뿐이다.

인천탁주는 1992년도에 장기보존팩 살균탁주 ‘농주’를 개발하여 상공부장관으로부터 ‘92우수포장선정’되기도 한 양조장이다.

93년 미국뉴욕 식품 쇼에 출품을 계기로 각국의 주류박람회에 출품하여 94년에는 제17회 세계음료대회(스페인)에서 주류분야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인천탁주는 입국으로 막걸리를 빚는다. 박영덕 편집위원(좌)이 정규성 대표(우)와 입국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기자가 인천탁주를 방문한 것은 2017년 4월과 2018년 8월에 이어 이번이 세 번 째다. 양조장 건물을 빼고 내부적인 시설은 거의 전자동으로 개선된 것이 눈에 띄었다. 근자에 HACCP 인증을 받아 위생적인 것은 물론 입고된 쌀을 한 번 더 도정(搗精)하는 정미소, 입국, 증자는 물론 발효과정을 한눈으로 파악하고 이를 컨트롤하는 전 과정이 컴퓨터 제어시스템에 의해 가동되고 있었다. 일반 막걸리 양조장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래도 40여명의 직원들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하루 8만병의 막걸리를 생산 하는 시설이지만 요즘은 하루 평균 7만병 정도를 생산하고 출하하는데 이상하리만큼 반품은 없다고 한다. 주로 생 막걸리여서 인터넷이나 주문 판매는 없다. 대리점들이 직접 받아간다. 월 판매량(물량 기준)으로 전국에서 3위를 하고 있는 인천탁주는 나눔의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2014년, 정규성 대표는 1억 원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인 인천 지역 아노 소사이어티 50호 주인이 되었다.

정규성 대표의 인생철학은 나눔이다.

정 대표는 인천 토박이다. 인천서 나고 자라 공부도 인천서 했다. 정 대표의 조부 정대현(丁大賢) 씨가 1930년대에 대화(大和)양조장을 운영해왔고, 그래서 정 대표의 부친이 물려받아 양조장을 운영해 왔다. 당시 양조장이나 방앗간을 운영한다는 부의 상징이었다. 속된 말로 금수 저를 물고 태어난 것이다.

정 대표는 이런 이야기를 했다. “우리가 이만큼 살고 있는 것은 좋은 조상을 만난 덕이 아니겠습니까. 여유가 있건 없건 이웃에게 나눔을 베풀고 사는 것이 보람된 삶이겠죠”

때문인가 인천탁주는 인천과 함께했던 오랜 세월의 그 고마움을 담아 사회에 다시 환원하고 있다. 2014년 11월 사랑의 열매 대상(기부분야 금상), 2015년 8월 제1회 행복나눔상 수상 (보건복지부) 등 이익을 사회와 나누고 있으며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하는 등 주위의 어려움 곳을 둘러보고 있다.

인천이 아니었다면 인천탁주도 없었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한국 막걸리의 가장 큰 특징을 꼽으라면 바로 그 지역, 로컬성이다. 우리의 문화 속에서 막걸리는 그 지역에서 함께 했고 소비의 대부분은 로컬 안에서 이루어 졌다.

9월 3일에도 인천생명의전화를 방문해 자살예방캠페인 후원금으로 500만원을 전달했다.

인천탁주는 사회적인 약자들은 물론 2등으로 사는 연예인들, 화가, 소리꾼들이 돈이 없어 발표를 못하거나 하면 지원해 준다. 이렇게 1년에 사회공헌에 기부하는 돈이 대략 1억5천만 원 정도라고 했다. “사업해서 이윤이 발생하면 나눠야 하는 것 아닌가요?” 정대표의 말이다.

일반적인 회사의 카탈로그에는 자사 제품의 홍보에 치중하기 마련인데 인천탁주는 ‘나눔’에 초점을 두고 있다.

“나눔, 실천, 함께하는 인천탁주”가 그렇다. 그 속사정을 들여다보니 2020년에 ‘소성사회복지상’을 제정했다는 것. 인천탁주와 인천사회복지사협회가 뜻을 함께하고, 인천지역복지의 발전에 기여한 사회복지사들의 사기 진작과 노고 격려를 위해 제정했다는 상이다.

상은 대상과 본상, 청년상 등 3개 부문으로 나누어 시상한다고 한다.

또 지난 2012년부터 인천탁주와 부평구청이 ‘여성 더 드림’을 협약하고, 인천탁주가 매년 4천만 원씩 복지사각지대 취약여성의 의료비를 지원하고 있다.

1분에 300병까지 병입이 가능한 자동화시설

뿐만 아니라 수시로 기부할 일(?)이 생기면 정규성 대표는 서슴없이 기부한다. 지난 9월 3일에도 ‘생명사랑 밤길걷기’ 자살예방캠페인에 동참하기 위해 인천생명의전화를 방문해 자살예방캠페인 후원금으로 500만원을 전달하기도 했다.

그리고 매년 명절에는 인천 각 구청별로 쌀을 보낸다.

미국의 저술가 존 포웰은 “기쁜 일은 서로의 나눔을 통해 두 배로 늘어나고, 힘든 일은 함께 주고받음으로써 반으로 줄어든다.”고 했다. 이런 철학적 사고가 배여 있는 인천탁주가 나날이 발전하는 원동력이 아닌가 싶다.

글․사진 김원하 기자 ti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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