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쾌감 느낄 만큼 문뱃내는 풍기지마라

김원하의 醉中眞談

 

불쾌감 느낄 만큼 문뱃내는 풍기지마라

 

우리의 술자리에서 안주는 필수다.

술에 중독되었거나 특별한 체질을 가지고 있어서 강술을 좋아하지 않는 한 술을 마시면서 안주를 먹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때문에 좋은 안주거리가 있으면 술 생각이 떠오르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외국 영화를 보면 안주 없이 와인도 마시고 위스키도 마신다. 그것은 그 나라 사람들의 이야기고 우리는 우리의 문화에 익숙하기 때문에 술을 마시면서 안주를 먹는다.

소시민들의 보편적인 술자리는 삼겹살 구어 놓고 소주 한잔 털어 넣는 것이 아닐까.

푸른 상추 잎에 잘 익은 삼겹살 한 점 올려놓고, 된장에 푹 찍은 고추랑 마늘을 넣어 싼 쌈을 입 안 가득 밀어 넣는다. 거기에 소주 한잔 털어 넣으면 세상만사 잊고 오늘만 같아란 말이 절로 나온다.

어디 삼겹살뿐이랴 지갑 두둑 한 날 호기 있게 횟집에 들러서 회 안주에 소주를 먹을 때도 우리는 상추에 회 올려놓고 마늘과 함께 쌈을 싸서 먹는다. 그래야 먹은 듯하다. 이는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술을 마시고 나서다.

늦은 퇴근 무렵 전철이나 버스를 타면 술 냄새 풍기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얼굴은 술기운으로 불콰하다. 얼굴보고 기분 나빠 할 것이야 있게냐만은 입에서 풍기는 그 놈의 술 냄새다.

이 사람은 삼겹살에 소주 한 잔 하면서 마늘께나 먹었나 보다. 옆에 있기가 역겨울 때도 있다. 술을 좋아 하는 사람도 맨 정신으로 맡기엔 한 계가 있다. 주당들도 그러하니 술을 못하는 사람들이야 오죽하랴.

저녁은 그렇다 치고 출근길에서도 술 냄새 즉, 문뱃내를 풍기는 사람들도 많다. 모르긴 해도 어젯밤 늦게까지 퍼 마신 술이 덜 깬 모양이다. 이런 사람들에 대해 비주류(술 안 마시는 사람들)들은 술 냄새가아니라 입에서 시궁창 냄새가 난다고 악평을 한다.

술 마신 다음날 유독 술 냄새가 심해진다는 것은 과음으로 인해 아세트산이 덜 분비되었기 때문일 경우가 많다. 술이 분해되는 과정은 알코올이 체내로 들어와 간에서 분해가 되고 아세트알데히드, 아세트산을 거쳐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어 소화된다. 아세트산은 술의 분해과정에서 생성되는 물질로 흔히 알고 있는 초산인데 이 물질이 물과 이산화탄소로 잘 분해가 되지 못하고 혈액 중에 쌓여있거나 축적이 되면 다음날 아침 불쾌한 입 냄새가 나게 되는 것이다.

제 삼자는 문뱃내로 불쾌하지만 정작 본인은 두통이나 매스꺼움, 속쓰림 등 숙취로 고통을 겪게 된다. 일시적 고통을 덜기 위해 해장술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런 일을 반복하다보면 자칫 알코올 중독자가 될 수도 있다.

특히 구강이 건조한 사람들은 술을 마실 경우 알코올이 수분 증발을 가속시키기 때문에 입 냄새가 더 심해진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문뱃내를 줄이기 위해서는 술 마신 후에 꼭 양치질을 하고, 잠자리에 들어야 하는데 과음 탓에 양치질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되면 충치나 치석 등 치아건강에 해가 될 수 있다.

술은 우리 인류사와 함께 걸어왔고, 걸어가고, 걸어갈 것이다. 이는 술이 갖고 있는 순기능이 역기능 보다 우월하기 때문이다. 술은 풍요로운 사교 생활을 하기 위한 불가결한 조건이 될 수 있어서다. 그래서 마신다.

그렇다고 대낮부터 고주망태로 문뱃내를 풍기는 일은 자제해야 한다. 하기야 요즘 우리사회는 술 마시게 하는 일들이 너무 많아 대낮부터 술타령이라도 하지 않으면 돌아버리겠다는 사람들도 많다. 추풍낙엽처럼 언제 목이 잘릴지 모르는 샐러리맨에게는 더욱 그렇다.

그렇지만 제삼자가 불쾌감을 느낄 정도로 문뱃내는 풍기지 말아야 되지 않을까. 아니면 술 빚는 사람들이 마셔도 향기 나는 술을 만들든지.

<본비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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