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의 자연을 담아 빚어 낸 ‘덕유양조 머루 와인’


무주구천동 덕유양조 李在國 대표
 

 

무주의 자연을 담아 빚어 낸 ‘덕유양조 머루 와인’

건강식품으로 알려지자 무주 머루 와인 날개 달다

 

 
“1%의 가능성, 그것이 나의 길이다.” 나폴레옹이 한 말이다.

1%의 가능성이란 뒤집어 생각하면 99%의 불가능성을 의미 한다. 1%의 가능성을 보고 일을 시작한다면… 글쎄, 성공할 수 있을까?

그런데 많은 분야에서 성공한 케이스는 바로 이 바늘 구멍같은 가능성을 보고 시작한 경우가 많다. 누구라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은 그 만큼 쉽고 편한 길이긴 하지만 큰 성공은 이루어내지 못한다.

현재 전북 무주에서 머루와인으로 성공한 ‘덕유양조’의 李在國(56세) 대표의 경우도 믿음과 의지로 버텨 오늘의 덕유양조를 일궈낸 인물이다.

이 대표는 10여 년 전 머루와인을 처음 만들어서 어느 행사장에 들고 나갔다고 했다. 인기가 있을 것이라고 여겨 꿈에 부풀어 있던 이 대표는 좌절감을 맛볼 수밖에 없었다. 참관객들은 마셔보기는 커녕 머루와인에 눈길도 주지 않더라는 것이다.

“그 때 실망이 컸죠, 그렇다고 주저앉을 수도 없는 노릇 아닙니까. 마음을 다잡고 더 좋은 머루와인을 만들어 보겠다고 밤잠 자지 않고 연구도 하고 그랬습니다.”

 

◈주세법 때문에 약초술 개발 포기

덕유양조가 처음 개발한 머루와인이재국 대표는 무주 안성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에서 직장을 잡았다. 출판사 판매부에서 5년을 일했는데 판매부서다 보니 술자리가 잦았다고 했다. 어느 날 고향엘 들렀더니 부친께서 그렇게 술 마시다간 병 얻는다며 주저 앉혀 직장은 그것으로 끝냈다.

이 대표가 젊었을 때는 말라깽인 데다가 잔병치레도 많아 부친은 귀엽게 키운 자식이 행여 병이라도 얻을까봐 그랬을 것이다.

그래서 안성에서 문방구점을 시작했다. 한편으로 일일학습지도 돌리는 등 나름대로 바쁘게 살았다. 그런 과정에서 도시 아이들과 달리 농촌 아이들은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너무 열악하다는 것을 깨 닳고, 1989년 숙식을 할 수 있는 독서실을 오픈했다.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100여명이 숙식을 하며 공부할 수 있도록 독서실을 시작했는데 아마 국내 최초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이 대표는 학생들이 학교에 간 낮 시간은 한가했다.

그래서 산으로 들로 다니면서 약초도 캐곤 했다. 산 약초를 캐다가 술을 담그면 무주의 특산품이 되지 않겠느냐고 여겨 술을 담가서 상품화하려다 보니 주세법이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그 때 산에서 봐 둔 것이 산머루였다. 오늘날 덕유양조의 태동은 바로 그 시절 산에서 따먹던 산머루가 씨앗이 된 것이다.

 

◈포도보다 항암효과 10배나 뛰어난 머루

지난 해 전 세계에서 생산된 와인의 총 생산량은 대략 2억 7600만 헥토리터(1hℓ=100ℓ)로 344억병(750㎖ 용량 기준)이나 된다고 한다. 일반적인 와인은 보통 까베르네 쇼비뇽이나 메를렛, 피노누아, 쉬라즈, 진판델 같은 포도를 사용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와인은 대부분 캠벌얼리를 많이 사용한다. 이 포도는 식용으로 생산된 포도인데 소비보다 생산량이 넘치다 보니 와인을 담그기 시작한 후 국내 와인의 대표적인 포도가 되었다.

그러면 이 가운데 머루를 주원료로 만든 와인은 얼마나 될까?

현재 머루를 주재료로 해서 와인을 생산 하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대표적이고, 일본의 일부지역에서 머루와인이 나올 정도다. 와인 선진국들이 머루와인을 외면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토질이 다르고 포도에 비해 소출이 적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포도의 조상이라 부르는 머루에는 열이 있을 때 갈증 나는 증상을 치료하며, 비타민 C가 풍부하여 괴혈병, 피로회복에 좋고, 비타민A는 야맹증을 치료해 줄 뿐만 아니라 항암효과는 포도보다 100배 뛰어나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머루의 효능은 항산화작용하는 안토시아닌이 풍부하고 몸이 차고 냉한 부인병, 저혈압환자, 성장기 어린이 두뇌발전에 좋으며 자기 전에 먹으면 불면증치료에 효과가 있고, 변비해소, 숙취해소(포도당이 많아), 피부미용에 효능이 있다. 칼슘, 인, 철분, 회분이 다량 함유되어 보혈, 자양작용이 탁월하여 뼈를 튼튼하게 한다. 열매뿐 아니라 잎과 줄기, 뿌리도 약재로 쓸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 타임즈가 머루를 ‘10대 건강식품’로 뽑아

이재국 대표가 머루에 필이 꽂힌 것은 머루에 대한 문헌 등을 살펴보면서 머루로 와인을 만든다면 정말로 우리 몸에 좋은 술을 만들 수 있겠다는 확신 때문이라고 했다.

뉴욕 타임즈에서도 ‘10대 건강식품’에 뽑힐 정도로 머루는 공인된 건강식품 와인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와인 못지않게 건강음료로 효능이 알려진 무루머루와인은 최근 한국 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무주 머루와인은 포도와인에 비해 항산화활성을 나타내는 양이온 소거 활성이 1.4배, 음이온소거 활성이 1.5배 높아 심장을 보호하는 것은 물론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당뇨병과 류마티스, 위궤양, 요실금, 알츠하이머병 억제에 효과 가 있다고 알려져 인기 상품이 되고 있다.

서양에서는 오래전부터 포도 와인을 마셨듯, 우리 조상들도 우리 땅에서 나는 머루로 와인을 빚었던 기록은 많다.

한국의 머루주의 역사는 신라시대부터 빚어온 과실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선전기의 지리지인 세종실록지리지, 강원도지리지 편에는 머루의 생산과 머루주에 관련된 기록이 아직 남아있고, 조선 중기 실학자인 홍만선(1643~1715)의 산림경제 증류본초에는 머루주 담그는 법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을 정도였다고 하니 머루주는 한국의 민속주로도 오래전부터 이름을 알려온 전통주라는 사실이다.

특히 무주에서 재배되고 있는 무주 머루는 백두대간의 하부 등줄기의 고랭지 지역으로 평균 해발고도가 900m로 일교차가 크고 서늘한 기온을 나타내고 있어 머루가 특히 잘 재배되는 지역으로 예부터 널리 알려져 왔다.

 

◈정부나 민간단체가 덕유양조의 머루 와인 인정

이 같은 입지조건을 파악한 이재국 대표는 1990년부터 4천 평에 달하는 머루농장을 시작한다. 처음엔 야생 머루를 재배했지만 소출이 적어 전국의 머루 묘목을 들여다가 품종도 개량하면서 농장을 확장하여 한 때는 전국 머루 생산의 50%를 차지할 때도 있었다.

1993년 우리농산물 가공 추천제가 도입되자 1994년 8월 농림수산식품부로부터 전통가공식품으로 추천 받아 머루 와인을 만들기 시작한다.

1995년 과실발효주(머루주) 제조면허를 취득하고 머루와인을 상품화 했지만 시장 반응은 싸늘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엔 와인 시장 자체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머루 와인이란 것을 내 놓으니 반응이 좋을 리 있었겠는가.

그러나 맛과 향을 꾸준히 개발하여 한국인의 입맛에 맞도록 머루 와인을 업그레이드 시키자 시장 반응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드디어 1997년 동계유니버사이드 대회 건배주로 채택되면서 언론에서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이 대표는 술회 한다.

그 이후 각종 주류품평회나 박람회 등에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출품하면서 머루 와인 알리기에 발 벗고 나섰다.

지금 덕유양조장 시음센터에 걸려 있는 각종 대회에서 받은 상장, 상패만도 10여개가 넘는다. 대한민국 우수특산품 대상,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상, 전북 환경대청상 등에 선정되며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이는 정부나 민간단체가 덕유양조의 머루 와인으로 인정했기 때문일 것이다.

전 노무현 대통령 시절 청와대에서도 만찬주로 덕유양조의 머루 와인을 즐겨 사용 할 정도였다.

 

◈ 머루 와인 인기상승으로 머루재배농가 수입 높아

현재 덕유양조(http://mujuwine.com)에서는 대표상품인 ‘머루 와인(12%)’를 비롯해 ‘산 머루주(16%)’, ‘천마몽(38%)’, ‘머뤼드’, ‘덕유산 블루베리즙’, ‘머루즙’, 등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이 제품 가운데 이 대표는 머루 와인에 가장 애착이 간다고 했다. 특히나 지금은 촌스럽게 느껴지는 1995년 첫 출시했을 때 머루 와인을 보물단지처럼 아낀다.

이재국 대표는 머루 와인을 첫 출시 한 때를 잊지 못한다고 했다.

“나름대로 열심히 만들었죠, 그런데 향이 좋지 않다. 떫다. 주취가 심하다면서 이것은 술도 아니라는 별별 악평을 받았습니다. 그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합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혹독한 평을 받은 덕에 이를 악물고 개선을 거듭한 결과 오늘날 풍부한 맛과 품질의 고급화를 통해 국내 정상급 와인으로 발전시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무주에서 생산되고 있는 머루가 폴리페놀화합물, 에피카테킨 함량이 높아 충치와 구취, 혈당, 혈압의 상승을 억제하는데 상당한 효과가 있으며 노화방지와 동맥경화예방, 항암효과가 월등한 것으로 알려지자 머루 와인도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여 덕유양조는 지역 농가에서 재배하는 머루와인을 전량 수매하여 지역 농가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이재국 대표는 앞으로 복합영농을 계획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머루와인을 생산하면서 나오는 박(껍질과 씨)을 축산 농가에 무료로 제공해 왔는데 이 대표는 이 박으로 새로운 제품 개발과 아울러 사료도 만들어 축산도 한다는 것. 그렇게 되면 퇴비를 얻어 머루에 좋은 거름으로 사용하게 되면 친환경 리사이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시스템이 바로 6차 산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외국의 와이너리처럼 와인도 마시고 음식도 먹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는데 곧 오픈할 계획이다.

 

덕유양조는 지난 달 28일 적상면에 홍보관을 오픈했다.

무주양수발전소로 진입하는 초입에 마련한 홍보 관은 와인동굴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들르는 첫째 관문역할도 할 수 있어 앞으로 인기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홍보 관에서는 덕유양조가 만드는 모든 제품을 공장도 가격으로 구입이 가능하여 선물로 구입하기에 적합하고, 여행길에 음식을 지참한 여행객들은 식사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려해서 안성맞춤이다.

이재국 대표는 전통주 업계에서 머루에 미친 사람이라는 평을 들을 만큼 머루산업 발전에 매진하고 있다. 오죽하면 이 대표의 명함 색깔도 머루 와인색깔이다. 언젠가는 우리의 머루 와인이 세계 와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그 날을 위해서 뚜벅뚜벅 걷고 있다. 머루를 많이 섭취해서인가 젊었을 때 깡말랐다는 말을 믿기 어려울 만큼 체격이 우람한 이재국 대표가 꿈꾸는 그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글·사진 김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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