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형 연구원의 우리 술 바로보기(110)
우리 술 내수를 키워야 한다
12월은 언제나 그렇지만 한 해를 마무리 하는 달이다. 과연 2016년 우리 술들에게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를 뒤돌아 봤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것 중에 증류식 소주의 약진, 소규모 양조장의 시작, 그리고 미약하지만 고급 전통주 등의 소비 확대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몇 년째 우리 술 시장은 경기 침체 등과 맞물려 판매에 있어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물론 많은 분들이 새로운 시도와 우리 술 가치를 올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과정이기에 마냥 낙담할 것은 아니라 본다. 올해에는 조금 더 우리 술의 약진이 있어서 연말에 좋은 소식을 전했으면 한다.
그러기에 우선 막걸리에 대한 이야기를 해봤으면 한다. 몇 년 동안 막걸리의 수출은 가파르게 감소했고 반등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쉽게 반등을 하지 못하고 있다. 2016년 역시 작년 12,540 천불보다 감소한 12,358 천불이 수출되었다(관세청, 12월분 제외). 하지만 업체에서는 다양한 과실을 넣어 맛을 낸 기타주류 형태의 막걸리 들이 통계에 빠져 있기에 그것을 넣으면 조금 상승했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물론 막걸리가 가장 많이 팔리던 시기와 비교하자면 격세지감 일수는 있지만 이 분위기가 지속적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늘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막걸리 수출은 아니다. 오히려 우리 술 내수 시장에 대해서 이야기 하려한다. 현재 우리 술 시장 규모는 전통주 만 이야기할 때는 500억 규모, 일반 주류까지 포함 시에는 5,000억 원 정도로 보고 있다. 물론 이 규모는 주류 시장 10조에 비하면 체 5%가 되지를 않기에 술 전체로 보면 우리 술의 내수 규모는 엄청 작다고 할 수 있다.
간혹 업체들의 전통주 수출이나 판매에 대한 기사를 본다. 초도 수출에 대한 홍보 자료 또는 해외 시장에서 판매가 잘되고 있다는 기사들이다. 하지만 많은 술들이 초도 수출 이후에 지속적인 수출을 유지 하는 게 쉽지는 않은 듯하고 특히 수출 전통주의 소비자는 일본을 빼고는 대부분이 우리 교민인 경우가 많아서 진정한 우리 술의 수출인지 더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물론, 아직 우리 술이 외국인들에게 인지도가 낮기 때문에 현지인들에게 우리 술을 마시게 한다는 것은 많은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해외 수출보다 더 중요한 것이 우리 술의 내수를 확대 시키는 것이 아닐까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잘 마시지 않는 술을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마시게 만든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로 보인다. 와인이나 맥주의 경우 자국의 소비가 엄청나고 그 기반이 확실하기에 수출이라는 것이 자연스럽게 일어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아직 우리 술은 자국 내의 소비 자체 기반이 약하기에 우리 술 내수시장의 기반을 좀 더 튼튼히 해야지만 안정적인 외국 시장 진출이 가능할 것이다.
최근 막걸리의 내수 소비 감소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2016년 국세통계연보에 의하면 2014년 432천kl에서 2015년에는 416천kl로 감소했고 올해의 소비도 증가 했다는 이야기는 들을 수가 없다. 이렇게 내수 시장에서의 막걸리 소비가 감소한다면 그나마 우리 술 전체 시장을 끌고 가던 성장 동력이 약해져서 전체 우리 술이 감소하는 효과가 올수도 있다.
물론 우리 술의 많은 부분 내수뿐만 아니라 수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수출에 대해서 신경 쓰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우선 목표를 우리 술의 내수를 더 확장시키는데 힘을 모아야 할 시기라는 것이다. 전통주 관련 협회나 업체 모두 내수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행사를 기획했으면 한다. 특히 업체나 사람을 모으기 힘든 대규모 행사보다는 업체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그 업체들이 자신들의 제품을 홍보할 수 있는 중소규모의 행사를 한 해 동안 지속적으로 해나갔으면 한다. 예를 들어 동대문 같은 곳에 우리 술 프리마켓 또는 민속촌 등과 연계한 찾아가는 우리 술 갤러리 등을 해보는 것이다. 지금 우리 술의 점유율은 채 10%가 안 되지만 우리 술의 내수 점유율이 20%가 된다면 우리 술의 수출은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이라 보기에 그 무엇보다 올해는 우리 술의 내수에 좀 더 신경을 기울였으면 한다.
사진 : 막걸리업계는 해외 판촉을 위해 막걸리유랑단을 일본에서 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