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all news 티베트 하늘 아래 나그네(上)

티베트 하늘 아래 나그네(上)

1. 라싸 조캉사원

<편집자주. 이번 티베트 관련 칼럼은 상, 하펀 2회에 걸쳐 게재합니다>

 

 

티베트 하늘 아래 나그네(上)

 

임재철 칼럼니스트

 

오래전부터 집착하고 갈망했던 여행, 기억은 정확지 않지만 아마 ‘티베트에서의 7년’이란 영화를 보고 칭짱고원(青藏高原)과 ‘천로(天路,티엔루)’ 노래를 들으며, 중국사를 다시 읽으면서 동경의 땅, 세계의 지붕, 티베트(Tibet)로 떠나는 여정을 꿈꿔왔던 것 같다. 중국여행 얘기를 하면 중국인들조차 부러움을 살 정도로 긴 세월 동안 중국의 많은 지역을 드나들었지만 정작 시짱자치구(西藏自治区), 즉 신성한 티베트여행은 실현되지 못했다.

 

또 중국은 가면 갈수록 점점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대개 ‘항파중국’ 등을 보며 여행을 대비하는 편이지만, 티베트는 역사, 신학, 정치는 물론 정체성이 오늘날까지도 이 지역을 형성하는 신비롭고 복잡한 곳이다. 즉,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티베트는 중국이 1950년 침공해 병합한 지역이지만, 라싸(拉萨)는 아름다운 자연은 물론 1,300년의 오랜 역사를 간직한 고도(古都)로 예로부터 세상 사람들에게 정신세계 등 경외에 가까운 신비감을 가진 도시다.

1. 칭짱열차 밖 삶의 땅.

특히 티베트는 히말라야 산맥 등 세계에서 가장 높고 넓은 산맥들로 둘러싸여 중국 면적(960만㎢)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광활한 고원지대이다. 티베트 문화는 인간, 자연, 그리고 삶과 죽음, 순환 사이의 깊은 연결고리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인지 누군가는 티베트가 선사 문명의 비밀이 숨겨져 있는 영혼의 마지막 귀착지라고 말했다. 그런 티베트고원의 길을 가기 위해서는 어지간한 각오를 다지지 않으면 안 된다. 하지만 완벽한 대본이 없는 것이 인생이듯 네티즌이 믿는 ‘제이에스투어’의 바람을 타고 까칠하게 길을 나섰다.

평균 해발 4,000m가 넘는 칭짱고원(티베트고원). 왜 꼭 한 번 티베트에 가야 할까? 흔히 말하는 베이징(北京)에서 라싸까지 4,064km의 거리, 이른 바 47시간 이상 소요되는 2일간의 기차 여정으로 가는 길이 아닌, 시안(西安)에서 비행기로 라싸로 이동해서 라싸 주변 및 간체(江孜), 시가체(日喀則) 등을 둘러보고 칭짱열차를 타고 해발 5,068m의 탕구라역(唐古拉站)등 티베트고원을 넘어 칭하이, 간쑤성 지역을 지나 다시 시안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1. 라싸 조캉사원

인생은 긴 여행 (人生是一场漫长旅行)인 나그넷길에서 그동안 영상과 사진, 상상을 통해 그리움만 나누던 ‘영혼의 땅’, 드디어 라싸에 왔다! 라싸 공항에 내려 시내로 진입하는 순간 차창 사이로 첫 조우한 포탈라궁이 모든 풍경을 압도해 버린다. 한마디로 실감과 설렘을 동시에 안겨준다. 순간 절로 사진을 찍게 만드는 티베트와 나그네다.

 

하지만 라싸의 첫 대면은 몇 년, 혹은 수개월에 걸친 예불 오체투지로 라싸에 도착하는 티베트인들이 가장 처음 찾는다는 라싸의 심장, 티베트 역사상 가장 위대한 통치자 중 한 명으로 여겨지는 송첸캄포왕과 문성공주의 전설적인 얘기가 있는 조캉사원. 말하자면 티베트인들이 모여 사는 구시가지 동네 골목을 걷다 보면 티베트인들에게 가장 성스러운 장소로 꼽히는 조캉사원을 만난다.

1. 티베트 스님

조캉사원의 정문은 티베트의 힘을 상징한다고 하여 개방하지 않고 오늘날에도 굳게 잠겨 있었지만, 몸과 마음을 정화하는 연기가 끊이지 않고 오체투지 열기가 뜨거운 조캉사원에 좁은 문을 통해 들어서니 경건함이 묻어난다. 순례자들이 가장 보고 싶어 하는 석가모니 상을 비롯 금정이라 불리는 금색지붕과 1,30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한 영적인 유물, 문전 성지를 이루는 순례자들에 뒤엉켜 여행자의 발걸음을 오래 머물게 했다.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과 가장 가까운 도시, 고대와 현대의 독특한 조화와 흔적들이 혼재하는 라싸는 도시 전체가 하나의 사원으로 와 닿는다. 자신의 신앙에 따라 시계 방향으로 순례를 도는 사람들, 열심히 ‘옴 마니 반메 훔’을 외면서 마니차를 돌리며 걷는 여인들, 끊임없이 염주를 돌리며 기도를 하는 사람들 사이로 조캉사원 바코르 한 바퀴에 자연스럽게 줄을 지어 동화되어 걸어가는 사람들까지 티베트의 시간으로 변한다.

1. 티베트 풍경

우리가 여행하며 마지막으로 여행하는 곳이 티베트라지만, 딱 한 가지는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코라 순례가 생활이고 삶인 그들의 숨결과 믿음은 무엇일까. 또 코라를 도는 순례자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있는 그 중심에는 왜 그렇게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티베트에 열광하는지 실감하게 된다. 다음날, 이른 시간부터 역시 포탈라 코라를 도는 순례객들 사이로 포탈라궁 입구 맨 앞줄에 서서 천천히 한 계단씩 올라 지난 밤부터 도무지 참기 힘들었던 포탈라궁에 들어섰다.

1. 포탈라궁에서 필자

고도에 숨이 막힐 지경임에도 불구하고, 그 순간 너무 쉽게 감동하는지 모르겠지만,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솟구친 신명 성전의 위용에 심장이 뛰고 울컥했다. 이 포탈라궁이 처음 만들어진 것은 7세기, 티베트를 통일한 송첸캄포가 지었다. 다만 지금의 모습은 아니었고, 현재의 모습으로 왕궁을 건립한 것은 17세기 중반 티베트의 번영기를 가져온 5대 달라이라마였다. 티베트불교의 수장인 현 달라이라마(14세)가 인도로 망명하기까지, 9명의 티베트왕과 10명의 달라이라마가 이곳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