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유커’는 돌아오지 않는 걸까

왜 ‘유커’는 돌아오지 않는 걸까

 

임재철 칼럼니스트

 

관광으로도 중국은 이미 문자 그대로 ‘세계의 중심국가’이다. 중국의 해외 관광객은 2000년 처음으로 1,000만명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1억 5천만명을 돌파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즉 아웃바운드 관광객의 세계 최대 송출국으로 도약했다.

2015년 5월 프랑스 니스에서는 ‘단체 관광객’ 기네스 신기록이 수립됐다. 전세기를 84대 투입하여 6400여명의 중국 단체관광객이 일시에 이곳을 찾은 것이다. 중국 텐사그룹 소속 직원들이 창립 20주년을 맞아 직원 절반 이상을 프랑스 니스로 ‘인센티브 관광’을 보내 그런 기록을 세웠다.

이와 유사한 규모로 2016년 우리나라를 방문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중국 아오란(傲瀾)그룹 6000명의 관광객들이 당시 순차적으로 우리나라에 입국했다. 이들은 중국 내 24개 도시에서 국내 아시아나항공 등 총 158편의 항공기를 이용해 순차적으로 우리나라 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로 인해 막대한 경제효과를 인천을 중심으로 발생시켰고 이들이 먹는 하루 식사값만 7억원에 달했다. 이들 중국인들은 국내 치맥에 매료되기도 했다.

당시 그런 이벤트를 두고 항공사를 중심으로 국내 관광업계는 이슈가 됐다. 신문·방송·인터넷·SNS 등을 타고 중국 현지까지 알려지게 되었고 그후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더욱 늘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되었다. 그 후 중국인 관광객이 포화상태에 다다른 것이 아니냐고 할 정도로 관광객 홍수를 맞았지만 점점 중국 내에서 우리나라를 외면하는 이들이 늘었고, 오히려 중국 현지에서도 우리나라보다 일본이나 동남아를 방문하려는 중국인들이 점차 늘고 있는 상황에서 ‘사드사태’로 인해 도말이 나고 말았다.

 

그런데 지금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지형에도 큰 시대의 변화화 함께 중국과의 사드 갈등이 풀렸는데도 기대했던 유커(중국인 관광객)의 모습을 좀처럼 볼 수 없다. 지난달 5월 첫 주, 중국 황금 연휴인 노동절 특수를 기대해 봤지만 역시나였다.

그나마 중국 관광객들이 몰렸다는 면세점 등엔 다이고우(보따리상)들 뿐이었다. 유커로 발 디딜 틈 없었던 명동도 한산하기 그지 없었다. 얼마 전 양제츠 위원이 방한해 “유커가 돌아올 것”이라고 선언했지만 말만 무성할 뿐 목매어 기다려도 유커는 돌아오지 않고 있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 시작된 이후 지난 1년간 유커들은 한국 대신 일본으로 몰려갔다. 일본에서 먹거리와 볼거리를 만끽하며 쇼핑을 즐겼다. 그러면서 일본의 매력에 빠져 들었다. 볼거리가 많은 관광지, 안전한 먹거리, 청결도, 친절한 서비스, 국민 자질, 화장품 등 질 좋은 제품까지 중국 미디어 등에 올라온 일본을 여행한 유커들의 만족도는 굉장히 높은 상황이다

 

이제 중국 관광객은 어디로 갈 것인가? 사드 여파도 있겠지만 이 시점에서 유커가 돌아오지 않는 진짜 이유를 되새겨 봐야 할 것 같다. 유커를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기 위해서라도 손님을 맞이할 우리의 관광문화부터 재정비가 필요하다 하겠다. 바가지 요금을 부르는 택시, 몇 배나 비싼 외국인 전용 메뉴판을 내놓는 음식점 등 상인들의 주먹구구식 가격 흥정, 바가지 상술부터 숙박업소의 위생상태와 불친절, 심지어 강제 쇼핑 등 관광 후진국 수준을 벗어나냐 한다.

즉 ‘값 싼 패키지’로 한국에 와 면세점이나 각종 쇼핑센터만 돌고 귀국하는 즉 쇼핑 말고는 특별한 매력을 찾지 못하게 함으로써 재방문율 을 절벽으로 만드는 문제를 업계 전체가 주목해야 할 것이다. 단순히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온다고 해서 면세점을 늘리는 등 ‘돈 벌’ 생각만 할 것이 아니라 이들도 우리나라에 방문해 만족감을 나타낼만한 관광콘텐츠 발굴이 절실한 상황이라 하겠다. 말하자면 분단된 한반도를 벗어나 광활한 대륙을 비롯해 이웃 마을 가듯 국경을 넘나드는 유럽 여행도 가능한 시대를 공유하고 있는 때에, 그런 점에서, 한국관광은 어쩌면 기로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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