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위스키 원액 국산화…가격경쟁력 없어 곧 생산중단
처음 위스키를 ‘惟斯吉’로 표기…70년대 국산 위스키 처음 개발
◈ 미국산
⑴ 짐 빔(Jim Beam)
맛이 부드러운 소프트 버번의 대명사로 인정받고 있다. 블랙라벨은 고급품이며 라벨에 101개월(8년5개월)이라 적혀 있듯이 장기 숙성에서 얻어진 마일드한 풍미가 특징이다.
⑵ 와일드 터키(Wild Turkey)
매년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에서 열리는 야생 칠면조 사냥에 모이는 사람들을 위해 제조한 데서 비롯된 위스키다. 8년산은 미국을 대표할 정도로 잘 알려져 있다.
⑶ 얼리 타임(Early Time)
링컨 대통령이 취임한 1860년 켄터키주 카운티에서 처음 만든 버번위스키다. 전통적인 풍미와 부드러운 감촉이 특징이다. 미국에서 인기가 매우 높다.
⑷ I. W 하퍼(Harper)
켄터키주의 스트레이트 버번위스키다.
⑸ 잭 다니엘스(Jack Daniel’s)
테네시위스키. 미국을 대표하고, 가장 많이 팔리는 위스키 중 하나다. 창업주 잭 다니엘은 소년시절 위스키 증류 일을 돕다가, 1846년 테네시주 린치버그 마을에서 창업했다. 잭 다니엘스는 창업 이후 지금까지 테네시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단풍나무 숯으로만 여과하고 숙성시켜 만든다. 이 여과방법 때문에 순하고 원만한 맛을 지닌 술이 된다. 잭 다니엘은 탁월한 마케팅 감각의 소유자이기도 했다. 위스키에도 브랜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일찌감치 자신의 술에 ‘올드 넘버(Old No.)’라는 이름을 붙여 판매했다. 특히 가격이 저렴하고 포장하기 쉬운 둥근 술병 대신 네모난 술병을 고집했다. 둥근 병들 사이에서 눈에 띄는 사각형 술병은 정직한 판매상을 상징할 수 있다고 주장해 오늘날까지 사각형의 독특한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다.
⑹ 조지 디켈(George Dickel)
잭 다니엘스와 똑같은 타입의 위스키로, 조지 디켈에 의해 1870년 테네시주 달라호마에서 처음 제조됐다. 이곳은 석회층을 지닌 물과 단풍나무를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위스키를 제조하는데 용이하다.
◈ 캐나다산
⑴ 캐나디언 클럽(Canadian Club)
1858년에 탄생한 캐나디언 클럽은 보통 ‘C.C’라는 애칭으로 전 세계에 잘 알려져 있다. 1898년 빅토리아 여왕 때부터 영국 왕실에 납품하고 있어 라벨에 영국 왕실의 문장을 표시하고 있다. 어느 위스키보다 부드럽고 순하며 풍부한 맛을 지니고 있다.
⑵ 시그램스 V.O(Seagram’s V.O)
주류회사인 시그램사에서 생산하며, 호밀과 옥수수로 만든 6년 숙성의 블렌디드 위스키다.
⑶ 시그램스 세븐 크라운(Seagram’s 7 Crown)
중화곡주(neutral grain spirits)를 혼합해 만든 블렌디드 위스키다. 1920년대 금주법이 해금된 후 미국에서 가장 유명해졌다. 시판하기 전 시음 과정에서 10여종의 증류주 중 7번째 것의 품질이 가장 우수해 7과 왕의 상징인 왕관을 병의 라벨에 표기했다.
⑷ 크라운 로열(Crown Royal)
왕관 모양을 본뜬 위스키로, 1939년 영국 국왕 조지 6세 내외가 캐나다를 방문했을 때 시그램사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진상품이다.
⑸ 블랙 벨벳(Black Velvet)
옥수수와 호밀을 주원료로 해서 만든 위스키로 보드카와 비슷한 맛을 낸다. 1970년 미국에 처음 수출돼 인기 브랜드가 됐다.
◈ 한국의 위스키
서양의 위스키가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것은 1876년의 일이다. 당시 위스키를 ‘유사길(惟斯吉)’로 표기했는데, 위스키(Whisky)의 영어발음을 한자로 표기한 것으로 추측된다.
대한제국시절 서구 열강에 문호를 개방하면서 외국 공관과 함께 서구의 문물이 밀려들어올 때 위스키가 본격적으로 도입됐다. 그 후 해방과 함께 우리나라에 미군이 주둔하면서 군매점을 통해 시중으로 유출됐고, 그 맛에 매료된 사람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1950~1960년대에는 소주에 색소를 섞은 가짜 위스키가 유행했다. 70년대 우리나라 경제가 도약하면서 기업가들의 접대용으로 국산 위스키가 처음 시판됐는데, 그 효시는 1976년 백화양조에서 개발한 ‘조지 드레이크’다. 그러나 이 술은 위스키 원액을 수입해 거기에 주정(酒精)을 섞은 유사 위스키로, 주조법상으론 기타 재제주(再製酒)로 분류됐다. 그러다가 1978년 역시 기타 재제주인 ‘베리나인’이 개발되면서 1984년까지 국내 위스키시장을 석권하다시피 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 대비해 위스키의 질을 향상시켜야 할 필요성을 느낀 정부는 원액 함량 100% 위스키 개발을 승인해줬다. 당시 위스키 3사(베리나인, 진로위스키, 오비씨그램)는 같은 시기에 스코틀랜드의 스카치위스키 메이커들과 제휴했으며, 몰트위스키와 그렌인위스키를 수입해 독자적으로 블렌딩한 원액 함량 100% 위스키를 개발했다. ‘패스포트’, ‘비아이피(VIP)’, ‘썸싱스페셜’이 이때 나온 제품들이다. 위스키 3사는 1984년부터 위스키 원액을 국산화하기 위해 원액 제조설비를 갖추고 생산을 개시했지만, 국산 원액은 가격 경쟁력을 갖지 못한 탓에 5~6년 후 생산이 중단되고 말았다.
1991년 주류 수입이 개방되면서 세계 각국의 주류가 대량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이에 국내 위스키회사들도 기존 위스키와의 차별화를 위해 원액의 주령(酒齡)이 12년인 신제품을 개발해 시장에 내놓기 시작했다. 1994년에 나온 진로의 ‘임페리얼’과 1996년 생산하기 시작한 두산씨그램의 ‘윈저’가 국내 브랜드로서 상당한 명성을 얻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는 위스키의 고급화에 따라 슈퍼프리미엄(Super Premium)급인 17~18년산의 주도권을 놓고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다. 그러나 국내 주류회사들이 시판하고 있는 대부분의 위스키는 국내에서 순수 제조한 것이 아니라 영국 현지에서 만들어 국내 브랜드로 수입․판매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