謝過도 기술이 필요하다

김원하의 취중진담

謝過도 기술이 필요하다

 

 

잘못을 저질렀으면 사과(謝過)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용기가 없는 사람은 이 사과를 제대로 하지 못해 더 큰 화를 입기도 한다.

요즘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이 대리기사 폭행과 관련하여 대리 기사인 이 모(52)씨에게 사과를 하는 문제를 놓고 고민이 많은 모양이다. 여론이 하도 들끓어 사과를 하긴 해야겠는데 속마음은 그렇지 못한 모양이다. 잘 못 사과를 하면 잘못을 인정하는 꼴이 되겠고, 안하자니 여론이 좋지 않게 돌아가 입장이 난처한 모양이다.

김 의원이 경찰청장에게 퍼붓던 질책을 회상해 보면 참으로 기가 차다. 어떻게 저렇게 호되게 몰아세울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제 국민들이 자신에게 질책을 보내자 본인은 모른 척 한다. 앞뒤가 맞지 않는다.

결국에는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시간이 한참 지난 6일 세월호 유가족 대책위원회 임원들과 대리기사 사이에 벌어진 폭력사태에 연루된 김현 의원 문제와 관련해 공식 사과했다.문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당 소속 의원이 물의를 일으킨 점을 국민들께 가슴 속 깊이 정중한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앞서서 진정한 사과를 했더라면 이렇게까지 일이 확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과를 한다고 해서 체면이 깎이는 일도 아닌데 말이다. 다나카 다스미(田中辰巳)는 그의 저서 <사과의 기술(원제 思わず許す!上手な謝り方)>에서 용서받지 못할 사과는 변명과 반론이 섞인 사과, 거짓과 은폐가 포함된 사과, 얼버무리는 사과, 진실을 표현하는 태도가 아닌 사과, 때늦은 사과라고 했다.

다시 말해서 이와 반대로 사과를 잘 하면 사과를 하게 만든 사건 이전보다 더욱 돈독하게 지낼 수 있다는 말도 된다.

김 의원이 현장에서 할 수 없었다면 다음날이라도 바로 사과 하고 치료비 일체를 부담하겠다고 했다면 일이 이렇게 확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또 문제가 발생할 당시 김 의원이 대리기사인 이 씨에게 대기 수당을 줄 테니 잠시 기다려 달라고 했어도 문제는 터지지 않았을 것이다. 서울서 안산까지 대리운전 비용이 2만5천원인가 했다니 통 크게 한 2만원 더 주겠다고 했다면 대리 기사는 묵묵히 기다렸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번 사건은 경제적으로 따져 2만원으로 발생한 사건이랄 수도 있다.

인간인 살아가면서 조금도 잘못을 저지르지 않고 살기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기보다 어렵다. 그래서 잘못을 저지르면 사과를 하든지 응당한 벌을 받는 것이다. 이렇게 해야만 사회라는 커다란 바퀴가 굴러갈 수 있기 때문이다.

사과를 하지 않고 뭉개버리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금강산 관광객에게 총질을 해서 관광객이 사망한 사건을 봐도 그렇다. 바로 북한 당국이 사과를 하고 책임자를 처벌했으면 지금까지 금강산 관광이 묶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우리정부가 재발 방지책과 사과를 거듭 주장하지만 들은 척도 하지 않는 북한은 경제적인 면에서 막대한 손해를 입고 있지 않는가.

사과를 거부했다가 가장 홍역을 치룬 사람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들 수 있다. 2004년 3월 12일, 대한민국 국회에서는 초유의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통과돼 대통령직을 내려놓게 된다. 이는 노 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에 대해 당시 새천년과 한나라당이 사과를 거듭 요구했으나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탄핵소추가 통과된 것이다.

사과를 하지 않는 것이 용감한 것이 아니다. 잘못했으면 떳떳하게 사과하고 용서를 빌면 된다. 이는 국가적인 큰일에서부터 개인 간에도 매 한가지다. 부부간 싸움도 그렇고 친구 간에도 그렇다. 얽히고설킨 사회를 살다보면 실수를 하게 되고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이때 미안하다든가 죄송하다는 말한 디만 하면 될 것을 가지고 일을 크게 벌여서 진짜 싸움을 해서야 되겠는가. 속담에 말한 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고 하지 않았는가. 우리 모두가 새겨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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