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딤섬과 얌차, 그리고 대화


홍콩을 방문하면 관광코스 말고도 꼭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바로 그곳의 음식문화다. 홍콩은 수백 가지의 ‘딤섬’과 중국 차(茶)인 ‘얌차’가 유명하다. 차례로 운반되는 작은 접시와 은은한 향의 얌차를 즐겨보자.

딤섬은 한 접시에 보통 세 개씩 있기 때문에 고민하지 않고 여러 가지를 주문할 수 있어서 좋다.
딤섬은 한자로 ‘마음에 점을 찍는다’는 뜻의 ‘점심(点心)’이다. 안에 담긴 정성스런 맛과 영양이 마음을 어루만진다는 의미에서 왔다고 한다.
돼지고기?닭고기?쇠고기와 같은 육류를 비롯해 새우-삭스핀-게살 등의 해산물, 완두-감자-찹쌀-깨 등의 야채류와 곡류 등 웬만한 것은 모두 딤섬의 재료가 되며, 줄잡아 그 종류가 200여 종이 넘는다. 보편적으로 한국인들 입맛에 맞는 것은 ‘하까우’와 ‘슈마이’, ‘딴따’, ‘춘권’ 정도다. 딤섬을 즐기는 가장 편안한 방법은 수레식 레스토랑을 찾아 맛있어 보이는 걸 집어먹으면 된다.
딤섬을 먹을 때 절대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중국 차다. 얌차의 즐거움은 잡은 접시와의 대화다. 홍콩사람들이 잡담을 하면서 식사하고 싶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얌차라고 할 정도로 대화는 얌차의 중요한 요소다. 얌차 타임은 점심시간부터 오후 5시 정도까지. 그런 이유로 홍콩의 각 레스토랑은 옆 사람이 말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혼잡하다.
차 종류도 딤섬 종류만큼 다양하다.
중국 차 중에서 대표적인 건 ‘오룡차(烏龍茶?靑茶?oolong tea)’다. ‘우롱차’라고도 하는 중국 고유의 차로 녹차와 홍차의 중간 발효정도다. 쌉싸래한 맛이 느껴지며, 한국에서도 흔히 마실 수 있다. 오룡차의 일종인 ‘철관음차(鐵觀音茶)’는 향이 좋고 맛이 매우 달짝지근하다. 마신 후에는 입안에 과일 향이 날만큼 좋다. 보통 중국에선 차에 인이 박힌 노인들이 많이 즐기는 차다. 아주 작은 찻잔에 가득 부어 한 입에 다 마신다.
‘용정차(龍井茶)’는 중국 녹차라고 볼 수 있다. ‘서호용정’이라고도 부르는데, 신선한 난향을 낸다. 빛깔은 초록이며 은은한 향이 난다.
‘보이차(普耳茶?보레이차)’는 알칼리 도가 높아 속을 편하게 하고 소화 작용을 도와주는 성분이 많이 함유돼 있다. 체내의 기름기 제거효과도 강하기 때문에 광둥요리와 함께 많이 마시는 차 중 하나다. 색상은 보리차를 진하게 우린 것과 비슷하다. 첫맛은 지푸라기와 흙을 섞어놓은 것 같지만 뒷맛은 깔끔하고 고소하다.
‘말리화차(茉莉花茶)’는 재스민차 또는 향편(香片)으로도 부른다. 말리꽃의 향을 잎차에 스며들게 만든 화차의 일종이다. 향이 매우 좋고 쓴맛이 적어서 차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즐겨 마신다.
중국의 차 문화는 매우 독특하다. 누군가 자신의 찻잔에 차를 따라주면 감사의 표시로 찻잔을 손가락으로 톡톡 두 번 두드린다. 또 중국식당에서, 특히 얌차를 파는 곳에선 그릇을 던지듯 놓는데, 이것은 그들이 불친절해서가 아니라 복을 받으라는 의미다.

보통 딤섬가게에 가면 주전자 두 개가 나온다. 하나는 차를 우린 것이고, 또 하나는 뜨거운 물이 담긴 것이다. 차가 쓴맛이 깊어진다 싶으면 뜨거운 물을 찻잔에 그때그때 부으면 된다. 뜨거운 물을 다 사용했을 땐 차 주전자 뚜껑을 반쯤 열어 걸쳐두면 종업원이 따로 부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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