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카다브라(Abracadabra)

김원하의 데스크 칼럼

아브라카다브라(Abracadabra)

말(言)만큼 어려운 것도 없다. 따지고 보면 모든 만사가 말로 시작하여 말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말 하는 것이 직업인 사람이 아니더라도 항상 말은 잠시라도 생각하고 내 뱉어야지 자칫 흥분된 상태거나 기분 나는 상태에서 내 뱉다간 뒷수습이 안 될 경우가 많다.

말 한마디 때문에 싸움이 벌어지거나 살인을 저지를 수도 있고, 국가 간에는 전쟁으로 비화할 수도 있다.

그래서 ‘말이 씨가 된다’는 말이 생겨났을 것 같다. 늘 말하던 것이나, 무심코 한 말이 실제로 이루어질 수 있으니 말조심하라는 뜻이다.

진정 말이 씨가 되어 말대로 된다면 늘 즐겁고 이로운 말을 많이 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특히 불길한 말은 아예 입에 담지 않는 게 좋다. 최근 정치권에서 지나치게 튀는 말을 했다가 곤혹스러워 하는 정치가들이 더러 있다.

말에도 품격이 있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다는 격언을 수도 없이 듣고 자랐지만 성인이 되면서 오염된 말의 홍수 속에서 살다보니 튀어나오는 말이 상스럽고 듣기 민망한 말이 많다.

특히 최근 정치인들의 막말과 혐오 표현이 부쩍 늘면서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여야가 상대를 향해 ‘독재자’ ‘도둑놈들’ ‘달창’ ‘문빠’ ‘한센병’ 등으로 공격하면서 막말 논쟁을 넘어 여야 충돌 및 정치 실종 현상으로 번지고 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상대반이 하는 말 보다 수위를 높이다 보니 별별 희한한 말들을 쏟아 내다가 수습을 하지 못해 낭패를 보는 경우를 왕왕 보게 된다.

정당인이라면 막말을 하는 정당에 도움보다는 해를 끼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 바이든을 비판했지만 바이든은 국익을 위해 대통령이 귀국할 때까지 참기로 했다는 외신은 우리에게 시사 하는 바가 크다.

우리는 주위에서 말이 씨가 되는 것을 많이 보고 있다.

부모가 자기 자식한테 “너는 잘 될 거야”, “나는 행복해” 등의 말을 하면 그 말이 씨앗이 되어 정말로 잘되고 행복해지지만 상상도 못할 욕을 줄기장창 해 되면 그 아이가 성장해서 비뚤어지는 것이 당연지사다.

이런 현상은 믿기도, 무시하기도 모호하지만 일반적으로 매일 듣고 하는 말이 자신은 물론 타인의 운명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 일반론이다.

‘아브라카다브라(Abracadabra)’. 이 말은 현재 세계 2번째 부자이자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리더 50인 가운데 1위인 ‘빌 게이츠’가 아침마다 되새긴 주문(呪文)이라고 한다.

“오늘은 왠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아. 난 할 수 있어.”라는 고대 히브리어로다. 말은 잠재의식을 자극한다. 인간의 뇌는 상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입버릇처럼 말하는 것은 자율 신경계에 자동으로 입력돼 그대로 실현 가능성을 높여 준다는 것이 심리학자들의 주장이다.

‘빌 게이츠’가 아침마다 되새긴 주문 때문에 세계적인 부호가 되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자신의 희망을 매일 아침 입버릇처럼 주문하는 것은 결코 손해나는 일은 아니다.

‘아브라카다브라’는 한국으로 치면 ‘수리수리마하수리’쯤 되겠지만 주술사가 아니더라도 간절함은 통하게 되어 있다.

‘정신(精神)’의 힘은 강하다. 하지만 ‘말(言)’의 힘은 더욱 강하다. 왜냐하면 모든 내뱉는 말에는 그 사람의 생각이 담겨있고, 고유한 에너지를 담고 있어서다.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봉준호(50) 감독이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봉 감독은 감격스러워 하면서 “영화감독을 꿈꾸던 어리숙한 12살 소년이 황금종려상 트로피를 만지게 되다니….”

우리나라 100년의 영화사에서 이렇게 감격스러운 날은 없었을 것이다. 아무나 타는 상이 아니다. 봉 감독의 가슴속 깊은 곳은 모르지만 그는 숱한 꿈을 꾸며 살았을 것이다.

누가 뭐래도 꾸준히 자신만의 스타일로 영화 세계를 구축해온 결과다.

한 때 미국으로 이민 가서 성공한 사업가가 한국에 와서 강의를 하면서 ‘유캔두! 아이캔두’를 외쳐댄적이 있었다. 이 말이 유행을 탄 적이 있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쳐 난적이 있었다.

긍정적인 말 한마디가 성공과 실패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동서고금을 통해 일치된 견해다. 우리 조상들이 일상생활의 지침서로 읽었던 <명심보감> 등에도 “말이 씨 된다. 악담 들으면 될 일도 안 된다.”라는 등의 말은 허언이 아니라는 사실이 입증되고 있다.

좋은 말 놔두고 악담을 퍼 붓는 정치권에서 새겨 둘 말이 아닌가.

<교통정보신문 발행인>

LEAVE A REPLY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