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는 것을 아주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아주 싫어하고 罪惡시 하는 사람들도 있다. 매사 양극으로 갈리는 것이 일반사지만 술을 마시는 일에 대해서도 그렇다.
술을 좋아 하는 사람들도 첫 잔을 들 때는 주법을 지키며 마시자고 해놓고 몇 순배 돌다보면 처음과는 달리 말이 많아지고 점점 취기가 돌면서 화기애애하던 술자리는 금세 고성이 오가고 욕설이 난무해지는 것이 다반사다.
술 마시기를 주저하거나 싫어하는 사람들은 체질적인 것보다 이런 분위기가 싫어서 가급적 회피하려 든다는 것이다.
또 종교적 이유 때문에 금주를 일반화하는 경향도 있다. 특히 교인들 가운데는 ‘교인이 술을 마시는 것은 죄를 짓는 행위’라며 술 마시기를 꺼려한다.
그런데 성경에서는 술을 전혀 마시지 않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절제를 전제로 술을 마시는 것이 허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약간의 술은 마셔도 괜찮은 것이다. 이것이 성경에서의 가르침이라고 생각된다.
성경의 가르침을 떠나 술 마시는 것을 죄악시 생각한다면 안 마시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다. 술은 즐기자고 마시는 것인데 술 마시는 것이 죄를 짓는다거나 술 때문에 신체에 이상이 올 수 있다고 여겨지면 술을 입에 대지 않는 것이 잘 하는 일이다.
특히 술을 조금만 마셔도 금세 얼굴이 빨개지는 사람은 술이 잘 받지 않는다고 하니 이런 사람들도 술을 삼가는 것이 좋다.
또한 술을 좋아하는 주당들도 지나친 과음이나 술에 취해 주정을 부리는 행위는 하지 말아야 한다.
최근 세월호 참사로 국가적 애도의 물결이 전국에 퍼지고 있는데 이런 것에 상관치 않고 술이 고주망태가 되어 주사를 부리는 행위는 좋아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술 마시는 행위를 지나치게 규제하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 주류 업계는 세월호 참사 이후 각종 모임이나 축제가 취소 또는 축소되는 바람에 주류 판매가 반 토막이 나서 부도 일보직전이라는 소식이다. 이 같은 사정을 어디다 하소연하기도 힘들어 한다.
술도 음식인 관계로 안 마실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전 국민이 애도에 동참하고 있는 이런 때에 술을 마시려면 최소한 삼계(三戒)는 지켰으면 한다. 삼계란 유시계(酉時戒:술은 저녁 6시경에 마실 것), 수세계(水洗戒:술을 마신 뒤에는 입을 물로 꼭 씻을 것), 삼배계(三杯戒:술을 마시되 석잔 이상 마시면 안 된다는 것)를 일컫는데 이 모두 술을 마심에 있어 남에게 신경을 쓰라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최근 식당 등에서 목격하는 광경은 점심을 먹으면서 반주 이상 마시는 사람들이 많고, 대낮부터 술에 취한 사람들을 자주 목격한다.
술을 마실 때는 삼계를 지키며 삼락(三樂)을 즐기라는 말도 있다. 삼락은 술과 안주 맛을 즐기고, 대화를 즐기며, 운치(분위기)를 즐기는 것인데 여기서 삼금(三禁)을 지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삼금이란 정치이야기를 금하고, 종교이야기를 금하며, 돈(재산) 자랑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이 삼금을 빼놓으면 할 이야기가 별로 없다는 사람도 있지만 가급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주석에는 술을 잘하는 사람 못하는 사람이 섞여 있기 마련이다. 술 잘 못하는 사람에게 술을 적당히 권하는 것도 예의 바른 행동이고, 상대방이 정치 이야기나 종교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놔도 이를 적당히 잘 들어주면 대인관계를 좋게 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설사 술이 센 사람이라도 상대방의 기분을 생각하며 마셔주는 것도 주석의 예의다.
그리고 술을 잘 못하거나 아예 못하는 사람도 너무 티를 내지 말고 적당히 분위기를 마춰주는 것 또한 주석의 매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