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옥화 민속주 안동소주’ 金然博대표 裵京華대표
전승되어온 전통비법으로 빚은 증류식 ‘민속주 안동소주’
증류식 소주의 元祖 ‘조옥화 민속주 안동소주’는 名不虛傳
명불허전(名不虛傳)이란 말이 있다. 명성이나 명예가 헛되이 퍼진 것이 아니라는 뜻으로 어떤 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이름값을 하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경북 안동 소재 ‘조옥화 민속주 안동소주’(趙玉花 民俗酒 安東燒酎)야 말로 명불허전에 어울리는 양조장이 아닌가 여겨진다.
이제 ‘안동소주’는 증류식 소주를 통칭하는 보통명사처럼 되었다. 주당들은 타 지역에서 생산되는 증류식 소주를 마시고도 ‘안동소주를 마셨다’고 할 만큼 인지도가 높다. 과거 조미료 미풍을 구입하면서도 ‘미원’주세요 하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
현재 안동지역에는 ‘조옥화 민속주 안동소주’이외에도 7개 양조장이 더 있다. 이들 양조장 대부분이 ‘00안동소주’라는 주명을 사용하고 있어 진정 주당들이 아니곤 오리지널 안동소주를 구분하기 힘들다.
그럼 왜 ‘조옥화 민속주 안동소주’가 대접을 받는 것일까?
모범납세자 증류식 소주의 元祖 ‘조옥화 민속주 안동소주’
현재 ‘조옥화 민속주 안동소주’는 조옥화(99세)여사가 지난 2020년 1월 사망하면서 그의 아들 김연박(金然博, 75) 대표와 며느리 배경화(裵京華, 70)가 이어 받아 아들 김연박 대표는 대한민국 식품명인, 며느리 배경화는 경북 무형문화재가 되었다. 따라서 ‘조옥화 민속주 안동소주’는 증류식 소주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작고하신 조옥화 여사는 안동소주뿐만아니라 전통요리 전문가여서 1999년 4월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이 내한 했을 때 며느리와 함께 생일상을 차렸을 정도로 전통요리에 밝은 전통요리가였다.
현재 안동소주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술안주며 각종 떡들이 조 여사가 며느리와 함께 직접 만든 것이라고 한다. 처음 보는 요리며 떡을 보면 비롯, 음식모형이긴 해도 군침이 돌 정도로 먹음직하다.
특히 조 여사는 국민은 누구나 철저한 납세를 해야 한다며 세금 내는 것을 철저히 하여 세무당국으로부터 모범성실납부자로 지정 받기도 했다고 한다. 방문객들, 특히 젊은이들에게 이런 내용을 설명하면 ‘엄지척’하면서 “모범납세자가 운영하는 술은 믿음이 간다”며 즉석에서 안동소주를 구매하기도 한다는 것.
안동소주는 부부 박사가 계승 발전시키고 있다
한 집안에 박사(博士)가 한명만 나와도 영광인데 김연박 대표와 배경화 씨는 부부박사다.
김 대표는 안동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대학은 한양대학교에서 건축을 전공해서 현 KBS 건물을 신축할 때 참여하는 등 25년 동안 동아건설에서 근무하고 고향에 내려와 민속주 안동소주 대표가 되었다.
주경야독(晝耕夜讀)이라고나 해야 할까 안동소주를 운영하면서 안동대학에서 행정학으로 석·박사를 했다. 박사 학위 논문이 ‘지연산업(地緣産業) 육성정책의 한·일 간 비교분석’이었다고 했다. 김 대표는 힘들게 박사학위를 땄지만 양조업을 보다 체계적으로 육성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부인 배경화 씨는 대구출신으로 경북여고를 나와 이화여대에서 화학을 전공했다. 이대 정보과학대학원에서 ‘여성최고지도자 과정’을 수료하고, 안동대에서 ‘안동소주의 전래과정에 관한 문헌적 고찰’로 이학석사를 ‘민속주 안동소주 발효의 양조학적 특성규명 및 자가 누룩제조의 최적화’로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배경화 씨는 2004년에는 올해의 이화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 대표 부부는 대한민국 식품명인 제20-가호 기능보유자이며, 경북 무형문화재 제12호 안동소주 기능보유자이다.
‘조옥화 민속주 안동소주’는 45% 뿐이다
고향이 안동인 유안진 시인은 <안동소주>란 시에서
이 풍진 세상을/ 아모리 아모리/ 저 세상의 마음으로 살아간다 해도/ 때 없이 맞닥치는/ 겨울비 같은 좌절과 낭패를/ 들켜지고 마는 굴욕과 수모…를/ 불 싸질러 흔적 없이 사루어지는/ 45도 화주 안동소주/ 사나이의 눈물 같은/ 피붙이의 통증 같은/ 첫사랑의 격정 같은/ 고향의 약술 그 얼로 취하여…
유안진 시인도 그랬듯이 ‘조옥화 민속주 안동소주’는 45% 뿐이다. 더 낮거나 높은 도수의 소주가 없다. 때문에 어디서 마셔도 항상 그 도수라 주당들은 금세 그 맛을 기억한다. 45도를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김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누룩, 고두밥과 물을 혼합하여 발효한 전술을 증류하다보면 초유는 72도 정도 되고 후유는 25도 나오는데 이를 믹싱하다 보면 45도 도수가 가장 이상적이고 마시기도 좋아서 이를 고집합니다.” 그러면서 안동소주만큼은 어떤 이물질도 섞지 않은 깨끗한 소주라고 했다.
술은 물맛이 좌우 한다. 안동소주가 유명해진 것은 낙동강을 끼고 있어 물맛이 좋은 것도 한몫 한다. 그렇지만 술을 빚는 이의 정성이 없으면 좋은 술맛을 얻을 수 없다.
안동소주의 뿌리는 신라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안동소주는 신라시대 이후 명문가의 가양주로 계승되어 왔으며 일제 강점기와 해방 후 식량문제 등으로 자칫 단절 될 위기에 처한 적이 있었다. 그러다가 서울 올림픽을 계기로 정부의 적극적인 민속주 발굴에 힘입어, 1987년 경북 무형문화재 제12호 안동소주 기능보유자로 조옥화 여사가 지정되어 1990년 9월에 생산을 시작했으며, 2000년 대한민국 식품명인 제20호로도 지정되었다.
현재 2대를 이어 김연박 명인이 2020년 12월 대한민국 전통식품명인 제20-가호로 지정되었으며 며느리 배경화씨는 경북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김 명인은 현재 아들 셋이 있는데 이들에게 기업을 물려주어 대대손손 안동소주를 지켜나가겠다는 포부를 말하기도 했다.
안동소주 명성에 비해 가격은 저렴하다
민속주 안동소주는 안동의 “맑고 깨끗한 물과 옥토에서 수확된 양질의 쌀”을 가지고 전통비법으로 빚어낸 증류식 소주로서 45도의 높은 도수에도 마신 뒤 담백하고 은은한 향취에다 감칠맛이 입안 가득히 퍼져 매우 개운하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또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며 오래 지날수록 풍미가 더욱 좋아지는 장점을 가진 한국을 대표하는 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터넷에서도 구매가 가능하다. 취재를 하는 동안도 방문객들이 박물관을 구경하고 나가면서 선물세트를 구입한다. 설이 다가와서 인가보다.
안동소주의 역사와 유래, 발전과정을 한눈으로 볼 수 있는 안동소주박물관
민속주 안동소주의 특색은 2000년 11월 문을 연 안동소주·전통소주박물관이다. 입장료를 받지 않는 박물관은 규모가 크진 않지만 증류식 소주를 생산하는 과정, 즉, 누룩 만들기와 고두밥 만들기, 전술 만들기, 증류하기 등 안동소주만들기 전 과정을 체험 해 볼 수 있는 체험장, 술을 빚는 과정을 직접 견학할 수 있으며 계절별로 술안주가 다른 주안상, 돌상, 결혼식에 올리던 음식 등을 전시해 놨는데 조옥화 여사와 며느리 배경화 여사가 문헌 등을 통해 직접 재현한 것들이라고 한다.
박물관을 설립한 것은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 조옥화 여사가 후손들에게 그 맥을 계승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박물관을 둘러보면 안동소주의 역사와 유래, 발전과정을 한눈으로 볼 수 있어 참고가 된다.
안동소주 사무실 벽에는 각종 상장과 인증서 등으로 도배가 되어 있다. 2015년 대한민국명가명품대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서 ISO 9001, KS A 9001 등 품질경영시스템 인증, 모범성실 납세자 지정 등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민속주 안동소주는 우리 민족의 자랑스러운 무형문화재와 식품명인으로 자부심을 살리며, 고객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기업, 명실상부 우리나라 최고의 명주라는 라는 것을 알 수 있다.
86아시안 게임 88올림픽으로 전통주 발굴로 본격 생산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제 12호 안동소주 기능 보유자이며 전통식품 명인 제 20호인 조옥화 여사는 안동 사람들이 1200년간 즐겨오던 안동소주를 1986년 아시안 게임과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전후한 정부의 적극적 민속주 발굴에 힘입어 안동소주 제조 기능보유자로 지정되어 생산하였다.
정부는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쌀로 술을 빚도록 하면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던 전통주 되살리기에 노력한 결과 조옥화 여사가 안동소주 제조 기능보유자로 지정되어 생산이 본격화 되었다.
경북 무형문화재 제12호, 대한민국 식품명인 제20호인 조옥화 여사는 자칫 단절 될 뻔 한 민족의 술 안동소주의 맛과 향취를 오늘날에 다시 살려 냈고, 지역 민속주로서의 명맥을 이어가기 위하여 1990년 9월 1일 민속주 안동소주로 기업화 하는데 성공 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 후 안동소주가 직접 빚는 누룩은 특허를 받아 놓은 상태다. 생밀을 갈아서 물 반죽을 한 후 원형 틀에 넣고 밟아서 누룩을 완성한다. 20여일 띄우면 술을 담글 수 있는 누룩이 완성된다.
이 누룩을 콩알만큼 분쇄하여 고두밥과 버물려 물과 혼합하여 20일이 지나면 전술이 된다. 안동소주는 이 전술을 거르지 않고 바로 증류한다.
전통비법으로 빚어낸 증류원액 민속주 안동소주는 은은한 향취에다 감칠맛이 그만이다. 이 소주는 오래 묵을수록 풍미가 좋아진다는 장점이 있다.
김연박 대표는 “우리나라에도 몇 백 년 이어가는 기업이 나와야 되지 않겠습니까. 민속주 안동소주는 그런 기업 속에 끼고 싶습니다.”그래서 자식들에게 열심히 전수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렇게 되길 바란다.
글·사진 김원하 기자 tinews@naver.com